내 정수리에 네 손톱!

고양이들도 사람 아이와 하나도 다를 바가 없어서 눈만 뜨면 집사가 커피 내릴 여유도 없이 저희들 좀 예뻐해달라고 엥엥, 징징 난리가 난다. 

고양이들도 사람 아이와 하나도 다를 바가 없어서 눈만 뜨면 집사가 커피 내릴 여유도 없이 저희들 좀 예뻐해달라고 엥엥, 징징 난리가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사는 꿋꿋이 고양이들 밥도 차려주고 저 마실 커피도 내리고~


그리고 아이들이 아침 식사를 끝냈을 무렵이면 집사도 커피 한 모금 겨우 삼키는데 이 분들이 식탁에서 돌아서면 즉시 커피잔을 놓고 방바닥에 내려 앉아야 한다 - 커피잔을 놓는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1. 고양이가 둘이니 손이 궁디팡팡 할 두 개 필요하다 2. 한 손만으로 번갈아가며 궁디팡팡 해주면 다른 한 놈은 집사의 커피잔 든 손을 머리로 들이받아 커피가 코로만 들어가면 다행이고 운 좋으면 커피 세수를 하게되기 때문이다


아무튼, 오늘 아침에도 그렇게 두 고양이를 양쪽에 하나씩 두고 궁디팡팡을 하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빡!" 소리가 난다, 

손톱껍질이 까져 제 형 머리에 꽂히기까지 한 것은 이 전에는 없었던 일이다.

범행현장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이것이 남았다 "내 정수리에 네 손톱!"


아침마다 아이들이 집사 쟁탈전을 할 때는 거의 매일 이런 일이 있어나는데 바로 경철이 철수의 정수리에 솜방망이 거세게, 빡세게 제대로한 방을 먹인 것인데 얼마나 세게 먹였으면 8년 세월 동안 생전 처음 듣는 야무진 소리와 함께 이렇게 손톱껍질이 까져 제 형 머리에 꽂히기까지 한 것은 이 전에는 없었던 일이다. 


때리는 장면은 놓쳤지만 제 동생 손톱을 머리에 박고 있는 철수 모습에 푸히힛! 웃음을 터뜨리며 카메라를 준비하는 동안도 철수는 그 놀라운 충격에 멍~

웬만하면 참고 지나가는데 오늘은 이 대장 고양이 제대로 빡쳤다!

"이 시키가, 동생이라고 오냐오냐 했두만!"

집사가 방정맞게 웃어대니 그제서야 자신이 당한 일이 뭔지 감이 잡혔는가 웬만하면 참고 지나가는데 오늘은 이 대장 고양이 제대로 빡쳤다!

고양이 형제의 싸움

오오~ 이 당돌한 표정 좀 보소! 귀는 뒤로 잔뜩 눕혀 틀림없이 쫄아있는데 표정 만큼은 "내 절대로 지지 않겠다!"

결국은 방구석을 한 바퀴도 채 못 돌고 바구니 동굴 속으로 쫓겨 들어간 강철 주먹의

결국은 방구석을 한 바퀴도 채 못 돌고 바구니 동굴 속으로 쫓겨 들어간 강철 주먹의 소유자(묘). 그렇게 겁날 짓을 왜 하노?

동생을 노려보는 대장 고양이 머리에는 아직도 그누무 손톱껍질

씩씩거리며 동생을 노려보는 대장 고양이 머리에는 아직도 그누무 손톱껍질, 얼마나 제대로 박혔는지 한 바탕 뛰고 나도 떨어지지 않고 콕 박혀있다

두 눈을 부릅뜨고 동굴 앞에 지키고 앉는 대장 고양이

"너 이 시키, 나오기만 해봐라!"며  두 눈을 부릅뜨고 동굴 앞에 지키고 앉는 대장 고양이와

요즘 들어 이상하게 자꾸만 당돌해지는 동생 고양이

요즘 들어 이상하게 자꾸만 당돌해지는 동생 고양이, 부릅 뜬 형아의 두 눈이 무섭지도 않은가 몸 반 쭉만 슬그머니 내밀더니 "메렁~"

도발하는 하얀 고양이

"웨헤헤~ 약 오르지?" 도발질에 아주 물이 올랐다

깐족대는 하얀 고양이

"일루 와, 한 판 뜨까?"며 깐족대기까지 한다

여전히 동생 손톱 껍질을 머리에 박은 대장 고양이

여전히 동생 손톱 껍질을 머리에 박은 대장 고양이 "오이야~ 나오너라, 오늘 끝장 함 내보자!"며 슬쩍 일어서는 시늉을 하니

이 쫄보 고양이 봐라, 아까 메렁~을 날리고 웨헤헤! 깐죽대던 그 고양이 맞나?

이 쫄보 고양이 봐라, 땀 삐질! 하며 내다보는 저 모습이 아까 메렁~을 날리고 웨헤헤! 깐죽대던 그 고양이 맞나? 다시 털썩 주저앉는다

조용히 엉덩이 붙이고 앉아 대장고양이의 분노가 사그러질 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이럴 때 살아남는 방법은 하나 밖에 없다. 조용히 엉덩이 붙이고 앉아 대장고양이의 분노가 사그러질 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뭔지 쓸쓸해 보이는 뒷모습으로 티비 아래 선반으로 향하는 대장 고양이

과연~ 경철의 작전이 먹혔는지 슬그머니 동굴에서 탈출해 제 곁으로 가는 동생은 일별도 않고 뭔지 쓸쓸해 보이는 뒷모습으로 티비 아래 선반으로 향하는 대장 고양이. 저 꼴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집사도 아녀~ "경철아 빨리 엉아한데 잘못했다고 해!"

눈 감은 형 고양이와 그를 보는 동생 고양이

"엉아~ 거 뭐, 내가 쩜 심하긴 한 것 같어, 미안하구마이...?" 그러나 분노를 넘어서 우울함에까지 도달한 대장 고양이는 눈을 지그시 감고 들은 척도 않는다

나란히 앉아 아름다운 고양이 형제

"엄니, 사과 해도 안 받아주는디요...?"

"엉아가 삐칠만도 하지, 니가 심했어~"

요 정도까지가 하얀 고양이의 양심이다

요 정도까지가 하얀 고양이의 양심이다. (마지막 네 장면은 물론 손톱박기 사건 이 후 찍힌 것이지만 내레이션은 당연히 넌픽션이다)

어쨌거나 느닷없는 "내 정수리에 네 손톱" 사건으로 집사, 푸지게 웃어댄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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