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라는 동물이 호기심 대마왕이라는 것은 이미 소문이 날 만큼 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 철수 고양이가 단연 1등이지 싶은 것이 3개 월 겨우 지난 아깽이 시절에 내가 먹는 고추장을 맛 보겠다고 난리를 쳐 처음 본 것이니 궁금 하기도하겠다는 생각에 냄새라도 맡아보라고 코에 대 줬다가 거리 조절에 실패해 코 끝에 고추장을 살짝 묻혀 맛보고는 나 죽는다고 난리가 난 적이 있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수 고양이의 호기심은 조금도 줄지 않아 무엇이든 사람이 먹는 거라면 안전하리라 생각 하는 것인지 집사 입에 들어가는 것은 무조건 맛을 봐야 속이 풀리는 성격은 여태도 변하지 않았는데
이 장면은 두 살이 좀 지났던 해 여름으로 당시에는 자주 드나들던 큰 이모가 챙겨온 사람 간식에 또 다시 호기심을 보이며 사정없이 얼굴을 들이밀어 내 간식에 침 다 발라서 눅진눅진 곤죽을 만들어 놓겠다는 염려에
당시에 고양이 형제가 가장 좋아하던 간식을 꺼내 얹어주며 "그건 안 돼, 이거 먹어~ 네가 좋아하는 캣스틱~" 하자 "진짜?" 하는 표정으로 잠시 올려다 보더니
크히히히힛! 아이고 그건 무슨 포즈냐? - 인석아, 네가 키가 모자라냐, 팔길이가 달리냐, 그냥 쑤욱 집어가지 일부러 상체까지 구부리고 '에띠에띠 투투투' 이러는 듯한 어설픈 행동은 뭐냐, 또 그 각도는?
저 행동이 환장하도록 예뻐서 또 한 쪽을 상 위에 올렸더니, 이 번에는 한 술 더 떠서 한 쪽 눈까지 가리도록 고개를 갸웃 하고는 서투른 손 짓으로 투둑투둑 쳐가며 어렵사리 끌고간다 - 크히히힛! 큰이모와 집사 양 쪽에서 똑 같은 웃음보가 터진다
아니 왜 저러냐고오~ 얼굴 똑바로 들고 쑤욱 가져가면 쉬울텐데 말이야. 여시 같은 눔들, 구미호를 열 마리쯤 삶아 먹어야 고양이로 태어나는 게 틀림 없어! 같은 행동을 해도 각도를 어떻게 잡으면 인간들이 환장을 할지 다 알고 있는 것 같단 말이야!
당시에는 상당히 친했던 큰 이모님 꼴딱꼴딱 숨 넘어가게 만들어주시고 한참을 폭풍예쁨 받던 철수 고양이
기분이 한껏 고무 됐는지 갑자기 캣트래퍼 위로 휘릭! 바람이 보이도록 뛰어 올라 가시더니
"훗! 내가 좀 하지?" 자랑스럽고 만족한 표정과 동작을 시전 하신다 - 이러니 집사로 태어난 사람들, 어찌 느들에게 복종치 않고 살 수가 있겠느냐...
그리고 방금 들어온 따끈따끈한 새 소식
경철 고양이, 위 그림들 편집하는 동안 이렇게 턱 밑에 와 쫑알쫑알 뭔가 짜증난 듯 잔소리를 하길래 엉덩이 두어번 두들겨 주고는 바빠 상대를 안 했는데
이것이 그의 뒷모습이다 - 똥! 경철이는 과식하는 편이라 그런지 주로 끝에 무른 변을 보는데 제 때 닦아주지 않으면 이런 변(便 그리고 變)이... 침대 시트 바꿀 날짜 지났지만 귀찮아 미루고 있던 게으른 집사에게 또 하나의 가르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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