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양이, 갱년기일까?

우리집 장남 철수 고양이는 원래 좀 괴팍하달까, 집사에게는 언제나 유순 하면서도 성질이 한 번 돋으면 고집스럽기 짝이 없는 편인데

요 며칠 이렇게 우울 돋는 얼굴로 두 녀석 모두 정말로 기분이 언짢을 때나 들어가는 작은 캣타워 속 공간에 구겨 들어가

요 며칠 이렇게 우울 돋는 얼굴로 두 녀석 모두 정말로 기분이 언짢을 때나 들어가는 작은 캣타워 속 공간에 구겨 들어가 같은 장면을 수 십 장 찍도록 같은 표정으로 뚱~하고 있거나

기온이 그리 높지 않은 오전 시간에 침대 아래에 상반신을 숨기고 세상 귀찮다는 듯 널부러져 있는 모습을 자주 보여 신경 쓰이게 하더니

기온이 그리 높지 않은 오전 시간에 침대 아래에 상반신을 숨기고 세상 귀찮다는 듯 널부러져 있는 모습을 자주 보여 신경 쓰이게 하더니

삽을 들지 않은 나머지 한 손으로 궁디팡팡을 해주며

오늘 아침(6월 4일) 화장실 청소 하는데 두 녀석 모두 따라와 집사 뒤에 나란히 앉았다가 경철 고양이가 머리를 비벼 대며 애교를 부리길래 - 화장실 청소 때마다 하는 짓 - 삽을 들지 않은 나머지 한 손으로 궁디팡팡을 해주며 "우이야~" 했더니 옆에 있던 철수가 득달같이 달려들어 아그를 이 꼴로 만들어 놓고 말았다

 하악질이 난무하고 하얀 터래기가 난분난난분 하던 장면은 카메라를 가져오니 이미 지나가고 이 정도 그림이 나오면 싸움은 이미 소강 상태에 들어간 것인데 - 아구, 저 불쌍한 시키 표정 좀 봐라...

그러니까 하악질이 난무하고 하얀 터래기가 난분난난분 하던 장면은 카메라를 가져오니 이미 지나가고 이 정도 그림이 나오면 싸움은 이미 소강 상태에 들어간 것인데 - 아구, 저 불쌍한 시키 표정 좀 봐라...

관심을 돌리려고

관심을 돌리려고 "철수야아~"하니 나름 할 말이 많은 모양인지 "께에~"하며 반항스런 대꾸를 한다

그 사이 스크래처 하우스에 갇혀 있던 놈은 살그머니 빠져 나와 달아나버리고

그 사이 스크래처 하우스에 갇혀 있던 놈은 살그머니 빠져 나와 달아나버리고

"허걱!" 몰아넣었던 녀석 잘 찌그러져 있나 다시 돌아보니 어느 새 달아나고 없다

"이걸 봐 줘 말아...?" 잠시 숙고 하는 듯 하더니

득달같이 달려나가 캣휠 위에 앉은 놈을 죽여버리겟다고 공격하기 시작한다

득달같이 달려나가 캣휠 위에 앉은 놈을 죽여버리겟다고 공격하기 시작한다

"아, 왜 그래 도대체, 나 아무 짓도 안 했어?!"경철 고양이가 눈빛으로 이렇게 이성에 호소해도 이미 뿔이 돋아버린 철수고양이에게는 안 통한다

몇 번 주먹다짐이 오가다 쫓고 쫓기기가 시작된다

몇 번 주먹다짐이 오가다 쫓고 쫓기기가 시작된다

늘 그렇듯 의자 밑에 숨은 놈은 꺼낼 방법이 없으니 곁에 있는 스크래처를 바각바각하며

늘 그렇듯 의자 밑에 숨은 놈은 꺼낼 방법이 없으니 곁에 있는 스크래처를 바각바각하며 "그래, 니가 그리로 숨었다고라?" 며 심기일전 하더니

다시 의자 밑엣 놈을 향해 솜방망이를 흔들어 대며 위협을 한다 - 아니 경철 고양이가 도대체 뭐 어쨌길래?

다시 의자 밑엣 놈을 향해 솜방망이를 흔들어 대며 위협을 한다 - 아니 경철 고양이가 도대체 뭐 어쨌길래?

의자 밑에 들어간 놈은 늘 더 이상 어쩔 수 없었던 기억이 돌아왔는지 슬그머니 돌아서서 바닥에 떨어진 간식을 줏어 먹는 시늉을 하니

그러다 의자 밑에 들어간 놈은 늘 더 이상 어쩔 수 없었던 기억이 돌아왔는지 슬그머니 돌아서서 바닥에 떨어진 간식을 줏어 먹는 시늉을 하니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불쌍한 표정으로 찌그러져 있던 하얀 고양이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불쌍한 표정으로 찌그러져 있던 하얀 고양이

제 엉아 눈치를 보아하니 이제 슬슬 나와봐도 되겠다 판단하고 살금살금 기어나오는 데까지는 성공 했는데

제 엉아 눈치를 보아하니 이제 슬슬 나와봐도 되겠다 판단하고 살금살금 기어나오는 데까지는 성공 했는데

이 샤꾸는 눈이 등에 달렸나 최대한 살금살금 기어 나왔건만 그 새 알아차리고 위협적인 세모꼴

이 샤꾸는 눈이 등에 달렸나 최대한 살금살금 기어 나왔건만 그 새 알아차리고 위협적인 세모꼴" 눈을 뜨고 동생을 노려본다

인간이 개 고양이들보다 얼마나 더 치사하고 예의 없는 동물인지를 절실히 깨닫는 것도 매 번 이 대목이다

"아, 나 밥 먹어~, 밥 먹는다규~~" - 이상한 것은 어떤 싸움을 하다가도 지는 녀석이 (항상 경철이지만) 밥을 먹기 시작하면 싸움은 언제나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이 거기서 끝이 난다,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는 말이 정말로 사실인 것을 집사는 이 고양이 형제에게서 배웠고 인간이 개 고양이들보다 얼마나 더 치사하고 예의 없는 동물인지를 절실히 깨닫는 것도 매 번 이 대목이다

어어? 그런데 (철수 표정은 안 보이고) 경철 표정을 보아하니 뭔가 예사롭지가 않다

어어? 그런데 (철수 표정은 안 보이고) 경철 표정을 보아하니 뭔가 예사롭지가 않다

한 놈이 밥 먹으면 싸움은 그대로 끝이 났어야 하는데? 혹시 인간과 살면서 그 비겁함까지 배워버린 것이냐

어떤 사인이 서로 오갔는지 전혀 짐작이 안 되는 상태에서 경철이 번개처럼 집 전체를 내달려 다시 아까 숨었던 스크래처 하우스로 낑겨들어갔다. 왜지? 한 놈이 밥 먹으면 싸움은 그대로 끝이 났어야 하는데? 혹시 인간과 살면서 그 비겁함까지 배워버린 것이냐... --;;

이쯤 되니 신난다고 셔터를 눌러대던 집사도 슬그머니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이쯤 되니 신난다고 셔터를 눌러대던 집사도 슬그머니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밥 먹던 놈이 쫓기는 일은 여태까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인데

숨어 있는 놈에게 기어이 주먹질을 해 철수 고양이 손톱에 하얀 터래기가 한 뭉터기 낑기기까지 하길래

숨어 있는 놈에게 기어이 주먹질을 해 철수 고양이 손톱에 하얀 터래기가 한 뭉터기 낑기기까지 하길래

경철에게 궁디팡팡을 한 내 탓일까? 아닌데... 철수도 해줬고 게다가 화장실 청소 때마다 하던 짓인데 왜 하필...?

"철수야 그만 하지?" 말을 붙이니 불만 가득한 얼굴로 돌아보는 손톱에 털 끼인 눔과 저 뒤에 찌그러져 엎드린 털 뽑힌 눔... 경철에게 궁디팡팡을 한 내 탓일까? 아닌데... 철수도 해줬고 게다가 화장실 청소 때마다 하던 짓인데 왜 하필...?

튈까 말까, 옆눈으로 제 엉아 눈치를 살피는 안타까운 하얀 고양이

튈까 말까, 옆눈으로 제 엉아 눈치를 살피는 안타까운 하얀 고양이 - 철수가 요 며칠 뭔가 자꾸만 눈에 띄는 행동을 하는 것이 혹 사춘기일까, 아니 나이가 몇 갠데 사춘기랴...

철수 고양이가 집사를 돌아보는 동안 다시 슬금슬금 기어나오다

철수 고양이가 집사를 돌아보는 동안 다시 슬금슬금 기어나오다

즈 엉아가 돌아서니

즈 엉아가 돌아서니 "엄마야!" 하고 다시 움찔! - 경철아, 이 표정을 우짜믄 좋노~

철수 고양이, 최대 경계태세로 들어간 경철 고양이에게는 눈길 한 번 안 주고 어슬렁어슬렁 그 곁을 지나 안방으로 건너 가는데

그러나 철수 고양이, 최대 경계태세로 들어간 경철 고양이에게는 눈길 한 번 안 주고 어슬렁어슬렁 그 곁을 지나 안방으로 건너 가는데 "헛, 지 시키가 웬 일이랴?" 잔뜩 경계하고 있다가 그냥 지나가니 오히려 놀란 경철 고양이의 표정과 저 깡패 고양이의 뒷모습

고양이의 갱년기에는 무엇을 어떻게 해줘야 하나

꼬리 추욱~ 늘어뜨리고 느릿느릿 멀어지는 저 모습이 어찌 쓸쓸해 보이는지 저 아이에게 온 것이 사춘기가 아니라 갱년기인가 그제서야 반성이 되면서 지독한 갱년기의 막바지에 있는 집사, 동변상련... 하지만 고양이의 갱년기에는 무엇을 어떻게 해줘야 하나, 저렇게 금새금새 변하는 기분은 십 분 이해 하지만... --;; 

경철 고양이도 지나가는 즈 엉아 머리를 제법 콩! 소리가 나도록 줘박는 짓을 심심찮게 해서 집사 속을 뒤집어놓을 때가 자주 있으니

그리고 혹시 공격 당하는 경철 고양이를 안타까워 하실 분들을 위해 한 가지 첨언을 하면 경철 고양이도 지나가는 즈 엉아 머리를 제법 콩! 소리가 나도록 줘박는 짓을 심심찮게 해서 집사 속을 뒤집어놓을 때가 자주 있으니 더하기 빼기 해보면 두 녀석 모두 피장파장이니 경철이 염려는 안 하셔도 됩니대이~


그리고 갱년기 철수 문제에 관한 답은 언제나처럼 하나다, 더 잘 놀아주는 것... ㅜ.ㅜ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