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적적함에 뻘짓 - 아래 그림에 숨은 고양이가 한 마리 이상 있다. 어찌 보면 금방 보일 수도 어찌 보면 절대로 안 보일 수도~
아이에게 초점이 맞지 않아 오히려 뻘짓하게 좋게 찍힌 장면이다
요즘은 날이 풀려 그런지 두 녀석 모두 독립적인 잠자리를 자주 찾아가는 편인데 경철고양이는 주로 전자파가 많이 나오는 곳을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것은 미세 먼지 폴폴 내뿜는 청소기 똥꼬!
이 고양이는 나이 일곱 살에 아기 고양이 코스프레 중인지 생전 안들어가던 저 바스켓에, 더구나 하도 들어가지 않아 안 쓰는 장난감을 수납하고 있는 울퉁불퉁 불편한 자리에 저렇게 들어가 있다. 아침잠을 하도 깨워대 이불을 뒤집어쓰고 죽은 척 했더니 관심을 끌려고 하는 짓인지 삐쳐서 하는 짓인지 모르겠지만
잠에 취해 눈도 못 뜨면서 더듬더듬 카메라 찾아 셔터를 누르니 하던 짓도 멍석 깔아주면 절대로 하지 않는다는 속담을 증명 하려는듯 삑삑대며 걸어나오신다
그리고 몇 시간 후, 장난감 꺼내고 들어앉기 편하게 해줘야지 마음만 먹고 실행은 잊고 있었는데 다시 그 자리에 비집고 들어가 웅크리고 있다. 저러고 있는 모습에 내가 반응을 보이니 또 해보는 듯 - 좀 있어보구라, 햇빛이 좀 더 쨍쨍해지면 집사도 좀 명랑해질라나...
개인적으로는, 글도둑들을 내 의지와 관계없이 끊임없이 발견 하면서 세상이 원래 그런 것일까 아니면 내게 주어진 운명적인 수준 자체가 고작 좀도둑들이나 상대하고 좀도둑으로 몰리고(광고), 그 정도까지일까, 끼리끼리 끌린다고 정말 내 수준이 거기까지인가보다, 내 수준이 구정물인 걸 나만 몰랐던 모양이다, 이런 생각이 들면 스스로의 존재에 구역질이 난다. 나쁜 일이 생기더라도 수준 좀 있는 일 생기면 안 될까... 그런데 그 사람들도 어지간히 촉이 떨어지는 듯, 도둑질을 하려면 돈 좀 되는 글들로 하지 하필 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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