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 고양이와 여친 예쁜이

창가에 있던 고양이 형제가 끄릉끄릉 앓으면서 자리를 바꿔가며 왔다리 갔다리 허둥지둥을 시작하면 틀림없이 밖에 누가 온 것이다

창가에 있던 고양이 형제가 끄릉끄릉 앓으면서 자리를 바꿔가며 왔다리 갔다리 허둥지둥을 시작하면 틀림없이 밖에 누가 온 것이다

창 밖 지붕 위의 고양이

예쁜이네~ 철수 고양이 반갑다고 창에 코 갖다 붙이고 긁어 봤자다, 짐작컨데 그 냔 널 보러 온 게 아닌 듯! 방충망을 통해 찍혔는데도 저 마알간 미모는 도무지 감춰지지가 않는다

바깥 고양이를 내다보는 고양이

"으음~ 정말이지 눈 부신 미모야..." 사내 녀석 아니랄까봐 참말로 적나라한 저 눈빛! 

에쁘게 생긴 지붕 위 고양이

"예쁜아, 까까줄까?" 하니 "에오~" 대꾸하며 움찔 내 쪽으로 몸을 내미는 시늉을 한다, 몇 번을 그래도 몇 번을 다 대답한다, 오모나~ 길아이가 이러는 건 완전 처음이다

닭가슴살 가져와 흔드니 지가 알아서 담장을 타고 다른 쪽 창문 밑으로 와 받아 먹는다.

닭가슴살 가져와 흔드니 지가 알아서 담장을 타고 다른 쪽 창문 밑으로 와 받아 먹는다.

경철이 바깥아이들만 나타나면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괴성을 질러대 - 난청인 경철이 괴성은 아주 특이하다, 들리지 않는 사람의 말소리가 다르게 들리듯 - 아예 창을 닫아버려야 할 때가 많은데

한 편, 집 안에 계시는 두 총각들,

"시캬! 니가 이상한 소리 내서 엄니가 문을 닫았뿌릿자나"
"내가 언제~ 내 귀에는 암 소리도 안 들리던데?" 경철이 바깥아이들만 나타나면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괴성을 질러대 - 난청인 경철이 괴성은 아주 특이하다, 들리지 않는 사람의 말소리가 다르게 들리듯 - 이웃 눈치가 보여 아예 창을 닫아버려야 할 때가 많은데

사실 제 목소리 때문이란 걸 모르는 경철 고양이, 괜한 시비를 거는 엉아를 피해 그 자리를 떠나면서 도대체 엉아가 왜 저런 표정으로 계속 따라와 제 탓을 해대는지 이해가 안 가 억울하다

사실 제 목소리 때문이란 걸 모르는 경철 고양이, 괜한 시비를 거는 엉아를 피해 그 자리를 떠나면서 도대체 엉아가 왜 저런 표정으로 계속 따라와 제 탓을 해대는지 이해가 안 가 억울하다

실랑이를 벌이다 경철에게 그래서 해결 될 일이 아니란 걸 깨달은 철수 고양이, 집사와 눈 맞출 수 있는 위치로 뛰어올라

실랑이를 벌이다 경철에게 그래서 해결 될 일이 아니란 걸 깨달은 철수 고양이, 집사와 눈 맞출 수 있는 위치로 뛰어올라

"창문 열어, 열라구~~ 내가 소리 지른 거 아니자녀~~~"

이눔 샤꾸들, 뭔 일만 있으면 만만한 게 이 늙은 집사지..
"안 돼, 경철이가 시끄럽게 굴어서!"

화가 난 고양이 얼굴

"우이씨, 저 시키 때매 예쁜이도 못 만나고..."

하품 하는 고양이

"웨헤헤헷! 사내 자슥이 지지배냥 하나 때매 징징거리기나 하고 말이얏!"
예쁜이는 요즘 틈만 나면 저렇게 지붕 위로 올라와 앉았는데 요 이삼일 사이에는 아이가 보여도 내 쪽에서 모른 척하고 문을 닫아버린다. 창문까지 다가와 철수와 대면하기를 전혀 망설이지 않는 대담한 아이라 위생적인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경철이가 완전히 뒤집어지는 소리를 내기 때문에 이웃에 피해를 줄까봐 염려한 때문인데 이 녀석, 재미가 들렸는지 빈 창을 내다보며도 그런 소리를 자꾸 내서 요즘은 창문도 잘 열지 못한다. 못 보는 예쁜이는 밥자리에서 잘 챙겨먹고 있으려니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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