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집 옆 길고양이 급식소

2012년 12월 27일.

아침에,큰온냐가 과일을 챙겨다 주면서 밥그릇이 비었더라길래 내려갔더니 마침 차에서 채소를 내리던 주방장이

· 주방장  "사모님이 여기 고양이 키우십니꺼?"

·   "아니요, 야아들은 길고양이들이지요"

· 주방장  "하아~ ! 밥 주이까네 저 뒤에 다섯 마리나 사는데 채소 다 갉아놓고 죽겠심더"

·  "내가 밥을 줘서 거기 사는 게 아니고 아아들이 거기 살아서 제가 밥 주는 건데요?"

· 주방장  "그라마 잡아도 되겠습니꺼? 우리집에 잡는 틀 있거등요"

· "잡아서 죽이시게요?"

· 주방장   "아이요, 우리도 강아지 키우는데... 다른 데 데려다 놓지요"

·   "그게 고양이들은 잘 안 될 걸요?, 그러면 밥 주지 말까요? 안 주면 쓰레기까지 다 흩어 놓을텐데?"

· 주방장  "그라마 사모님 알아서 하시이소"

라며 하던 일을 계속 하려는 주방장에게 정확히 매듭을 짓자는 생각에 - 사실 양치질조차 않고 산발을 하고 내려 가서 쩜 창피 했음 -

· 나  "아니요, 그러면 제가 주지 말아 볼게요(나는 집 안에 밥자리가 또 있으니 겁 날 것도 없다 싶었다)"

· 주방장  "아입니더, 사모님 알아서 하시이소"

서로 미소 띈 얼굴로 말을 주고 받았으니 나쁜 일은 아닐까...? "다섯 마리"라 함은  틀림없는 지영이 가족이 하나도 빠짐없이 잘 지내고 있다는 증언에 다름없어 며칠 못 본 아이들이지만 안심이 되기도 한다

임신한 듯 보이는 처음 보는 길고양이

성탄절이 지나던 새벽에 순덕이 대신 만난 아이. 배가 부른 정도를 보니 만삭에 가까운데, 이례적으로 밥그릇이 빈 것은 저 녀석도 이제 오기로 한 모양인데... 집 안에 공식적으로 마련한 자리가 있어 결국 문제가 생겨도 나는 크게 답답할 것이 없지만 죽어도 집 안에 들어오지 않으려는 순덕이나 저렇게 지나가다 밥을 발견해 요행히 끼니를 때우는 아이들은...? 그냥 줄란다, 알아서 하랬으니 알아서 할란다

 

본문에 사진이 너무 없어 심심해 같은 날 있었던 철수 고양이 이야기

울엄마가 요청하신 로션을 만들고 있는데 (엄니라고 썼더니 다들 시엄니라 생각해서 이 나이에 "엄마"라 썼다 - 이 때는 내가 고아가 아니었구나)

집사가 하는 일을 들여다 보는 고양이

"잘 하고 있나...?" 언제나처럼  지켜보고 계시다가

고개를 빼고 냄새 맡는 고양이

'점점 더 멀어져 간다~'가 아닌 점점 더 가까워진다~'

그릇 속에 얼굴을 들이밀고 냄새 맡는 고양이

결국 대그빡이 그릇 안까지 쑤욱~ "철수야!!!"

혼나고 침대 밑에 엎드린 고양이

삐쳤다, 또 침대 밑에서 놀자고 낚시대 들이대도 모른 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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