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볼 때마다 경이로운 선물들

고양이들은 어떻게 지어진 생물이길래 봐도 봐도 신비롭고 예쁜 것이 자주 본다고 식상, 시들해지는 일은 절대로 없다, 하물며 그것들이 햇고양이일 때는 두 말 하면 잔소리!

고양이, 볼 때마다 경이로운 선물들 1

볼 때마다 새로운 경이로운 선물!

고양이, 볼 때마다 경이로운 선물들 2

2012년 11월 30일, 밥자리를 아래로 옮긴 둘째날. 여전히 뭔가 못 미더운지 아래에서 먹지 않고 지붕 위에 남아있는 사료를 드시다 딱 걸린 지봉이, "지봉아,  왜 그거 먹어? 저 밑에 캔 있잖아~" 했다고

고양이, 볼 때마다 경이로운 선물들 3

득달같이 즈 애미 있는 쪽으로 달려가 할미가 머란다고  일러바치는 입 싼 냔!

고양이, 볼 때마다 경이로운 선물들 4

즈 언니야 그러건 말건 정신줄 놓고 세상 구경에 빠진 작은 놈!

고양이, 볼 때마다 경이로운 선물들 5

마치 지봉이 말을 듣기라도 한 듯 때 맞춰 나타난 지영이, 지봉이 고자질을 듣고 점검하러 나타나신 듯 단디이 확인하고 가르쳐주고는

고양이, 볼 때마다 경이로운 선물들 6

점프해 지봉이와 합류!

고양이, 볼 때마다 경이로운 선물들 7

2012년 12월 1일, 네모 속에 든 두 개의 못, 오늘 아침에 모두 뺐다 - 당시에 블로그 이웃분들 사이에 빼라, 아니다, 괭이는 털이 있고 못대가리도 평평해서 그리 안 위험할 거다 설왕설래가 있었는데 좀이라도 찝찝한 건 치우는 게 맞다는 게 언제나 내 생각인지라 빼기로 했던 것 -

고양이, 볼 때마다 경이로운 선물들 8

하지만 증명사진을 찍고나니 안 보이던(?) 못이 새로이 등장, 마침 소독을 위해 넣지않고 현관에 세워뒀던 망치를 들고 다시 고고씽! 담장으로 가까이 가니 무엇이 휘릭! 뛰어오른다. 지영이닷! 바로 코 앞에서 이렇게 대면하기는 처음이다. 가까이서 보니 알던 것보다 얼마나 더 예쁘게 생긴 냔인지, 참말로 홀리겄슈~~~ 아이 젠장, 똑딱이를 안 가져왔네... 어쨌건, 나름 긴장은 했는지 두 귀가 살째기 마징가를 하고도 다행히  도망가지 않고 나를 바라보고 그냥 앉았다.

고양이, 볼 때마다 경이로운 선물들 9

<이것은 집으로 올라와 아쉬운 마음에 창으로 찍은 것>

혼비백산 도망가지 않고 가만히 앉았으니 내가 굳이 발길을 되돌리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에 사진에 찍힌 못을 더듬어 보니 다행히 25도 정도의 각도로 누워있어 마침 아이도 있고하니 시끄럽게 굴지말고 놔두자, 하고 돌아왔다. (밑에서 보니 저 못의 용도는 휘휘 늘어지는 장미덩쿨을 묶어 고정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고양이, 볼 때마다 경이로운 선물들 10

그리고 순덕이는, 어제밤에도 몇 바퀴 뱅뱅 돌며 아주 애를 먹여 지하실에서 쫓겨나지 않는 한 - 사실은 그 곳에 가둬질까봐 더 걱정이다  -중국집 급식소, 우리집 대문 급식소에서 그냥저냥 끼니를 해결하도록 놔 둬야겠다 마음을 먹었다. 만일 지하실에 갇혔다는 낌새가 있으면 그 때 정면돌파 해도 늦지는 않을테니, 그리고 하루 이틀 굶어봐야 환장하고 쫓아 나오기도 할 것이고...

고양이, 볼 때마다 경이로운 선물들 11

지영이네만 상대하고 있으면 지롤지롤 쌩지롤을 하는 경철씨. 요따구로 폴짝 피아노 끄트머리로 뛰어올라, 내다보느라 엎어져 있는 내 등을 지근지근 밟고 올라오며 목 쉰 소리로 지롤지롤~ - 맞다, 경철 고양이는 내가 엎드린 자세로 뭔가를 하고 있으면 뛰어올라 내 등을 자근자근 밟고 빽빽 대던 똥꼬발랄한 아이였다. 세월아 비켜라!고 외치고 싶다.

고양이, 볼 때마다 경이로운 선물들 12

그러나 철수 고양이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삑삑대는 목소리며 컴터질 결사 방해하는 집요한 스킬이며가 그 시절 그대로다.

 

오늘 아침에는 내게서 전염 돼 며칠 쌓였던 스트레스가 대폭발 했는지 즈 동생을 아주 쥐잡듯이 줘뜯고는 입에 경철이 털을 한가득 물고 그거 뱉으려고 에붸붸~를 수도 없이 했다 (인간이 꺼내 줬다. 털이 침에 젖어 혀에 걸리면 절대 못 뱉기 때문에) 경철 고양이, 소리 지르고 하악질 작렬하고 온 집구석에 터래기 휘날리고 난리바가지.

 

옛 일이건 오늘 일이건 고양이들 이야기와 사진들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많은 것들이 저절로 잊혀진다. 평생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았던 월요일의 충격과 모멸감도 어느 새 꽤 멀리 달아나 있음을 이 포스트를 편집하면서 느끼고 있다.

 

고양이! 있어줘서 정말 고마워!!! 201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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