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놀아주기 - 늙은 집사의 고군분투

고양이 형제의 집사 노릇하기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집사의 에너지가 달려서 나이가 들어서는 모든 걸 너무나 시들해 해서 한결같이 쉽지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내가 힘 들면 즈들도 힘 들겠지, 요즘 거의 병적으로 아이들 놀게 하는 아이디어를 짜내는 일에 매달리는데 고양이의 놀이라는 것이 너무나 뻔해서 난감한 나날이다. 새를 사서 날아다니게 하거나 햄스터를 풀어주거나?

철수는 이제 밤마다 문짝에 걸려 있는 장난감 가방을 노골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지난 밤(3일, 금요일)의 일이다

고양이와 놀아주기 - 늙은 집사의 고군분투 9

티비 보다 깜박깜박 졸다를 반복하다 후두둑 무엇인가  떨어지는 소리에  벌떡 일어나 보니 저 꼴이라 셔터부터 눌렀다

고양이와 놀아주기 - 늙은 집사의 고군분투 8

오만상 어질러 놓고는 인간이 알아채거나 말거나 신경도 안 쓴다. 하긴 무수리가 알아차린들 머시가 겁이 나겠는가. 내 겨드랑이에 머리 처박고 주무시던 경철군도 내가 일어나니 그 새 상황을 파악하고 난장판에 합세한다. 12시가 다 된 늦은 시간이라 인간은 저대로 두고 그냥 잤다. 그리고 오늘 아침,

고양이와 놀아주기 - 늙은 집사의 고군분투 7

몇 년을 보수 해주지 않아 너덜너덜해진 스크래처를 보수하고 남은 면줄에다 저렇게 간식을 끼워 질질 끌고 다녀 봤다. 역시나 철수는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경철군은 면줄의 굵기가 압도적이었는지 냄새를 맡게 해주니 손짓만 한 바탕 하고 잡으러 오라 하니 갈래면 가라는 식이었다. 암만해도 사냥은 안 된다. 간식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해서인지 오래 끌고 다니니 오히려 화를 낸다. 두 녀석 모두 뚱한 표정으로 앉아서 외면

고양이와 놀아주기 - 늙은 집사의 고군분투 6

그랴, 사냥은 안 되겠으니 조금이라도 움직이게 따 먹어라! 하고 문고리에 적당한 길이로 걸어준다. 펄쩍펄쩍 뛰어 따먹게 해야는데 고양이가 저렇게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걸 잠시 망각하고 너무 낮게 달아준 듯하다. 그냥 서서 쭈욱~ 뻗으니 따먹어진다, 젠장!

고양이와 놀아주기 - 늙은 집사의 고군분투 5

최고로 몸을 늘린 상태에서 까치발을 하고 서니 제 아무리 고양이라도 안정되게 서 있기는 힘든지

고양이와 놀아주기 - 늙은 집사의 고군분투 4

줄을 꽉 붙잡고 이리저리 비틀거리는 한다. 그래, 그 정도 수고는 너도 해야 내가 덜 분하지~

고양이와 놀아주기 - 늙은 집사의 고군분투 3

역시나 소심한 경철 고양이, 자아가 저럴 때는 엉아가 부럽다는 뜻이다. 어쩌면 이렇게 용감해서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오~~ 하는 것.

고양이와 놀아주기 - 늙은 집사의 고군분투 2

이제 나를 본다, 왜? 뻐언한 일! 완전 응석받이 아이처럼 "엄니, 나도 저거 먹고잡아여~ 나도 좀 줘여~~" 하는 것이다.

고양이와 놀아주기 - 늙은 집사의 고군분투 1

저렇게 기 죽은 얼굴로 엉덩이를 들어 다음 장면을 모르는 사람은 짠해 할 수도 있겠지만 내게로 직진해 와서 "에엥~"했다. 그래서 사진 찍기도 끝나고 간식은 철수가 따 먹고 남은 것 따 먹으라고 안고 가 문 앞에 세워 냄새 맡아보라 했더니 냄새고 나발이고 잡혀있는 거 싫으니 놓으라고 지롤을 한다. 결국 오늘도 경철군과의 사냥놀이는 실패로 끝이났다. 움직이는 장난감도 더 이상은 먹히지 않는다. 언제나 냄새 흡흡! 맡아보고 그걸로 끝! 내일은 또 뭘 해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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