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고양이와 개 두 동물은 닮은 점도 많지만 다른 점도 많은데 그 중 가장 눈에 띈다 할 수 있는 것이 그루밍 습관의 차이이다.
고양이는 습관적이고 정기적인 그루밍을 통해 스스로의 위생을 지키는 동물로 유명하다. 반면에 개는 상처를 입었거나 가려울 때만 슬쩍 그루밍을 할 뿐 고양이처럼 열심히 그루밍 하는 일은 없다. 그렇다면 개는 고양이보다 위생관념이 떨어지는 동물일까? 개가 단순히 고양이보다 위생적이지 않아서 그루밍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위생 이 외의 여러가지 다른 이유가 있다.
개는 왜 그루밍을 하지 않을까?
사냥습관의 차이
개는 사냥감을 발견하면 무리로 돌진하여 사냥감이 지쳐 포기할 때까지 몰아서 잡는 사냥습관을 가지고 있어서 스스로의 냄새에 대해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지만 고양이는 자신을 숨기고 조용히 있다가 살금살금 다가가 한 순간에 덮치는 사냥 습관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고양이는 사냥하는 동물일 뿐만 아니라 사냥을 당하는 동물이기도 해서 이 때 상대에게 들키지 않고 안전하게 몸을 숨기려면 자신의 냄새가 덜 나는 편이 유리해 그루밍을 통해 특유의 냄새를 줄이려는 본능이 생긴 것이다.
그리고 개는 인간에게는 악취로 느껴지는 특유의 냄새로 서로의 정보를 주고 받으며 소통을 강화하는 식의 냄새를 풍기고 맡기를 좋아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그루밍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것이다.
신체적인 차이
추측 가능한 대표적인 두 가지 이유 중 하나는 몸이 고양이처럼 유연하지 않아 고양이처럼 광범위한 청소를 할 수 없다는 점과 고양이의 혀와는 구조가 다른 개의 혀는 청소하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고 나머지 한 가지 가장 중요한 이유는 고양이보다는 훨씬 더 긴 인간과의 역사로 인해 개들이 인간의존적으로 진화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고양이의 그루밍에는 다른 이유도 있다
진정제의 역할
고양이는 불안하거나 스트레스 상황에 있을 때 그루밍을 통해 자신의 냄새를 몸 전체에 묻히고 동시에 익숙한 자신의 냄새를 맡음으로써 긴장을 완화하는 테라피의 일종으로 그루밍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고양이가 그루밍을 순서대로 하지 않고 갑자기 이곳저곳 다른 부위를 핥는 모습을 보일 때가 있는데 이것은 뜻밖의 상황에서 도망가야 할지 공격해야 할지 몹시 당황스럽고 불안해져 스스로를 그루밍 해 진정시키려는 욕구가 강할 때 나타나는 행동이다. 우울증 고양이의 증상 중 하나가 그루밍으로 나타나는 것도 바로 이런 본능 때문이다.
건강 증진제의 역할
그리고 고양이 그루밍의 큰 역할 중 하나는 어미가 아기 고양이를 그루밍 해 깨끗이 해주며 위생관념을 심어줄 뿐 아니라 아기 고양이의 배에 해주는 그루밍이 아기의 소화기관을 자극해 소화를 돕고 혈액순환을 원할히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상호 그루밍은 이들의 사회적인 유대감을 강화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 모든 고양이들은 태어나서부터 어미로부터 그루밍을 받아 생 후 4주 무렵부터는 그루밍을 따라하기 시작해 생 후 6주 무렵이 되면 기술을 완벽하게 마스터하게 된다.
건강 보호제의 역할
이 외에도 고양이의 그루밍은 털 끝에 존재하는 피지샘을 자극해 이 피지를 몸 전체에 골고루 펴 바름으로써 방수막을 만들어 비바람 치는 날씨에도 피부가 젖지 않게 해주고 무더운 여름에는 그루밍으로 털에 물기를 주어 체온을 내리는 역할을 해 열사병을 예방하기도 한다. (이것이 또한 고양이의 충분한 수분섭취가 강조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고양이의 귀여운 그루밍 순서
얼굴 - 귀 - 앞다리 - 어깨와 옆구리 - 생식기 - 뒷다리와 꼬리 등의 순서를 따르는데 전신목욕이 아닌 경우에는 몇 부분만 잘라 수행하기도 하고 개체에 따라서는 전혀 다른 순서로 진행시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