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들이 자는 자세를 보면 때로는 깨물어 주고 싶도록 귀엽고 또 때로는 배꼽을 잡도록 우스울 때도 있다.
그 모습들에는 고양이가 우리에게 보내는 메세지가 들어있어서 적어도 하루에 16시간이나 코를 골고 자거나 졸거나 하는 모습을 잘 관찰하면 컨디션이나 기분을 쉽게 알아낼 수 있다.
잔다고 다 자는 것은 아니다 : 휴식, 선잠, 깨어 있기
사람의 눈에 고양이가 깊이 잠 들어 꿈 속에서 헤매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실제로는 고양이가 자세로 자는 것처럼 위장하고 있을 때도 적지 않은데 이럴 때는 깨어 있으면서도 게으르고 나른한 그 상태를 즐기고 있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고양이가 눈을 뜨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깨어있지 않을 때가 많은 것과 같은 경우이다. 고양이의 잠 자는 자세에는 날씨가 많은 영향을 끼치기도 하지만 자신의 상태에 따라 잠 자는 자세를 달리한다.
반달 자세로 잠 자는 고양이
이것이 고양이의 가장 흔한 잠자는 자세로 반달처럼 몸을 구부리고 옆으로 누워자는 자세다. 이 자세에는 여러가지 변형이 있는데 특히 한 손은 머리 밑에 다른 한 손은 머리 위로 두어 얼굴을 가리고 잘 때는 하늘이 무너져도 고양이는 혼자 조용히 쉬고 싶은 것이다.
식빵자세로 잠 자는 고양이
배와 가슴이 바닥에 닿아있고 뒷 다리가 몸 아래로 들어가 있고 두 손 을 조금 앞으로 내밀어 베개로 사용하는 자세다. 이럴 때 고양이의 모습은 거의 직사각형에 가까워져 마치 식빵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런 자세로 잠 잘 때 고양이는 위험이 가까워졌을 때 매우 빠르게 반응하고 달아날 작정을 하고 있는것이다. 또한 이 자세는 폐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기도 해서 만일 고양이가 이 자세로 즐겨 잔다면 어떤 이유로든 불안을 느끼고 있거나 호흡에 문제가 있거나 둘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두 손마저 몸 밑으로 밀어넣고 고개를 들고 잔다면 앞보다 좀 더 불편하다는 시그널이다. 그러나 고양이가 추위를 느낄 때도 자주 이런 자세를 한다.
눈을 반쯤 뜨고 자는 고양이
눈을 감긴 했는데 자세히 보면 가늘게 눈을 뜨고 있을 때가 있는데 마치 아기들이 서서히 잠에 빠질 때의 눈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는 고양이가 잠 든 후 30분까지는 조그마한 자극에도 금새 반응할 수 있도록 나름의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어서 잠에 푹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경계를 풀고 있지 않은 상태인 것이다.
한 손으로는 눈을 가리고 가리지 않은 다른 눈은 뜨고 있는 상태
고양이가 자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런 현상은 새나 돌고래에게서도 흔히 일어나는 반구수면이라는 것으로 뇌의 반 쪽만 자고 뇌의 다른 한 쪽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한 쪽 눈이 저절로 떠져 있는 것이다.
껴안고 자는 고양이들
같이 사는 고양이들끼리 몸을 부벼 대면서 서로 그루밍을 해주다가 껴안고 자는 듯한 모습을 보일 때 집사들은 참으로 흐뭇해진다. 이것은 사람이 느끼고 보는 그대로이다. 고양이들이 완전한 긴장해제 상태에서 편안한 휴식을 즐기고 있다는 시그널이다.
발라당 자세로 배를 보이고 자는 고양이
배를 다 드러내고 네 다리를 허공에 치켜든 자세로 잠을 잔다면 해당 고양이의 집사는 훈장을 받아 마땅하다. 왜냐하면 이런 잠 자는 자세보다 더 큰 신뢰를 드러내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완벽한 안전을 보장 받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잠 자는 모습도 무척이나 편안해서 살짝 몸을 뒤틀기도 하고 흠냐리~ 쩝쩝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배를 쓸어 달라는 신호는 아니니 유혹을 단호히 물리치시길 바란다. 더운 여름에도 이런 자세가 흔히 나온다
"나 좀 가만히 내버려 둬!" : 방어적 수면
이럴 때는 자세만 봐도 완전히 짜증이 났구나 느껴질 것이다 : 이럴 때 고양이는 몸을 동그랗게 말고 짜증이 난 대상에게 등을 보이는 자세로 잠을 자는데 머리도 눕히지 않고 들고 자면서 동시에 귀가 약간 뒤로 눕혀져 있다. 고양이가 통증을 느끼고 있거나 심한 스트레스 상태에 있는 것이 틀림없다. 이럴 때 고양이는 정말로 조용하고 편안한 잠 자리가 필요하다. 만일 이런 상태가 계속 된다면 의사와 한 번쯤 만나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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