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밤에 만난 길고양이들

불쌍한 순덕이는 이런 곳에서 산다

한 밤에 만난 길고양이들 1

양곱창 아짐네 지하실이라 혹시 열쇠 있냐고 물어 봤더니 건물주인만 가지고 있다고. (내려가는 입구에 철대문이 달려 있음) 저 밑에 엉덩이 붙일 자리라도 있는 걸까...

고양이가 사는 지하실 계단

어제는 비도 오고, 청소할 필요없이 다 먹어치우면 계속 그 곳에 주려고 밥을 계단 안 쪽에 놓아 줬더니 아니나 다를까 캔만 먹고 사료는 남겼다. 이렇게 되면 청소도 못하고 사료는 쌓여 썩을 것이니 물만 채워주고 밥은 늘 먹던 자동차 밑에 두고 와 "순덕아 나와서 밥 먹어~" 하니맨 위 장면에 보이듯 한 귀퉁이에 빼꼼 나타났다 다음 컷인 이 그림에서는 이미 사라지고 없다.

니 진짜로 맹한 거가, 냉정한 거가?  밥자리 쪽에 내가 가는 모습을 봐야 따라오겠지... 건너 가, 순덕아~ 하자니 차 밑에서 무엇이 후다닥! 한다. 허뜨! 누구냐 넌!!! 몸집이 순덕이 두 배도 넘어 아무래도 걱정이 되지만, 밥?

자동차 아래 수고양이

더 주면 되지 머..., 일 초도 안 되는 순간에 이 모든 생각을 정리하고, '괜찮아, 먹어 먹어~' 해도 싫단다. 모르겠다 나도! 어느 놈이든 배 고프면 먹겠지.

한 밤장동차 아래에서 만난 길고양이들

잡설: 쭈그리고 앉아 사진을 찍고 있자니 기분좋게 흥얼흥얼~ 퇴근 하던 아저씨가 "거 머 있습니꺼?" 아주 순진하고 호기심 어린 얼굴로 묻는다, 벌써 4명째 쯤 된다. 아짐들은 전혀 아닌데 아자씨들이 더러 이러는 것이 살짝 아이러니라고나 할까... 


당시 인천 살던 작은 언니가 대구 남자들이 이상하게 순진하고 착하다고 감탄감탄을 하드만 좀 그런 구석이 있는 것일까 대구 남자들? 그런데 순덕이란 이름은 언제 지어줬던 것일까? 잃게 될 것이 두려워 이름 안 지어주고 한참을 버텼는데, 그러다 이름을 지어줬다면 내가 그 기록을 하지 않았을 리가 없는데 훌쩍 뛰어 순덕이란 이름이? 순덕이라고 이름 지었던 이유까지 설명해 포스팅을 했었던 듯한데 오데로 갔나 그것은... 지난 글들 정리하면서 보니 담북이도 이 날 처음 본게 아니던데 혹시 지워버린 꼭지들이 있는 것일까. 페이지 번호 하나하나 써넣으며 다 확인하고 있는데도 이렇게 구멍이 자꾸만 생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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