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구니 집 고양이용 택배박스

경철이 요즘 내내 침대 아래 택배박스에 처박혀 있다는 말을 며칠 전에 쓴 적이 있다.

[우리 막둥이]

고양이가 활동성 없이 어딘가 구석진 곳을 찾아다닌다면 집사로서는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안다. 그래서 억지로 끌어낼 수도 없다. 다만 병원에 갈 형편이 되거나 자신의 강인한 치유력으로 다시 밖으로 나와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이 문장을 쓰는 동안 경철이 기어 나왔다, 집사 마음이 전달된 모양인지 당장에 컴터 책상에 올라와 삐야악~ 하고는 머리를 디립다 흔들어 컴터 화면에 침 몇 방울 튀겨놓는다)

[경철 고양이의 최애 택배박스]

아무튼 경철의 최애박스를 청소하면서 간간이 들여다보니 박스 꼴이 말이 아니다. 명색이 바구니 집 고양이인데 마치 노숙 고양이처럼 이렇게 너덜너덜~ (그런데 송곳니로 무슨 짓을 한 건지 저 박스에 송송 난 구멍 좀 봐라 ㅋㅎㅎ~)

[고양이용 바구니]

그래서 며칠 전 일부러 마음을 내 택배박스 대용으로 쓸 바구니를 만들었는데 대충 감으로 만든 탓인지 침대 아래에 넣으니 바구니가 너무 높다  즉 침대 천장 때문에고양이가 기어 들어갈 만한 높이의 여유가 없는 것이다.

[엄니, 내 택배박스 돌려줘여~]

할 수 없지, 다시 만들어야지 뭐...

[고양이용 바구니 2종]

그래서 이번에는 박스의 넓이와 높이에 가장 가깝게 다시 만들었다. 지난번에 만든 것과 비교하니 확연한 차이가 나니 성공인 듯 보인다. 저 안의 작고 높은 바구니는 몹시 정성 들여 만들었고 완성도가 꽤 높기에 가게에 내놓으면 되니 헛일 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고양이 바구니로서는 엄청난 사이즈다]

모양만 다르지 아이가 지금까지 쓰던 박스보다 오히려 더 크다. 역시나 넣어주니 잘 들어가계신다.

[실수로 찍힌 스크린샷]

그런데? 전화기를 제 자리에 놓으려다 어찌 된 건지 갑자기 스크린샷이 철컥 찍혀 "뭐야?" 들여다 보니 언제 기어나왔는지 경철이 침대 위, 밤에나 오는 자리에 앉아 처량한 눈빛으로 즈 어미를 보고 있는 것이었다.

 

아까 침대 아래 바구니에 잘 들어가있는 거 틀림없이 확인 했는데 이기이 머선 일이고?

[또 제 동생의 자리를 뺏은 대장고양이]

아이고야~~! 속이 살짝 상한 한숨이 나오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아이들 마음에 들게 나왔다면 작품은 대성공이다.

[제 자리를 빼앗겨 속 상한 우리 집 막둥이]

덕분에 어미랑 껴안고 세 시간쯤 낮잠 거하게 때렸는데도 침대 아래에는 아직 자리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시무룩... 요즘은 왜 숨숨집에는 들어가지 않을까? 고양이들도 최애 장소가 시즌마다 달라지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지만 고양이가 침대 아래 너무 들어가 있는 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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