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냅둬~ 글고 내 배는 째 봤자여~

"아, 그냥 그 사람은 그렇게 생긴 대로 살게 놔둬~" 요즘 가장 자주 듣는 말이다.

내가 누구를 만나 대화를 하거나 하소연을 해 듣는 말이 아니라 요즘 주야장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틀어놓고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남이 내가 원하는 대로, 내가 정한 기준대로 행동하기를 바라지 말라는 뜻이다. 스님이 대중들에게 마이크에 대고 묻는다 "그 사람의 그 행동 때문에 괴로운 것이 그 사람이여 아니면 나여?" 하시니 다들 한 목소리로 "저요~"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한다?" 대답할 필요도 없다. 범죄만 아니면 지 알아서 살게 냅둬~

 

이런 법문을 들으면서 자주 킬킬 웃게 되는데 그때마다 철수가 "저거이 드디어 미쳤구나~" 하는 눈으로 나를 흘깃 돌아다본다. 그리고는 냅둔다 ㅋㅋ

[인조 샤무드 끈으로 걸어엮기한 고양이 바구니]

음력 2021년 참 지겹게도 안 간다, 아직도 31일이라니! 도대체 언제가 설날인지 검색해보니 아직도 내일이다.

 

아무튼, 내가 운영하는 스마트 스토어의 안내로는 2월 1일부터 나는 영세한 스타트 기업으로 인정돼 2일부터 일 년 동안 수수료 제로의 혜택을 누리게 된다. 연휴라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알림에는 그렇게 돼있다. 고마운 일이지 뭐야~ 아싸라비아!!!???

[이 바구니 사진 올렸었나 기억이 안 난다]

모르겠다, 내 매출이 너무 적어서 수수료를 내지 않는 장사를 한다한들 더 남는 게 별로 없을 것 같아 그랬는지 나는 이거 나 혼자 먹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래서 성질 한 번 더럽게 급한 할미, 연휴가 시작되자마자 수수료 대충 계산해서 그 비율에 맞게 가장 많이 팔리는 물건들의 가격을 인하했다. (더러는 그냥 냅둔 것도 있다, 어차피 안 팔리는 거라서)

 

어쨌든, 나는 안다. 그 낮아진 몇 백원이 구매자들에게는 어떤 소소한 기분 좋음을 주는지. 억지로 마음을 내서 결정한 일도 아니지만 "너 참 잘했다" 오랜만에 스스로를 쓰담쓰담~

[법륜의 즉문즉설을 함께 듣고있는 철수]

그리고 오늘 아침 우리 철수, 심심했던지 침대 밑에 내내 디비져 자는 동생에게 겨들어가 한 바탕 소동을 벌린다. 이럴 때는 즉시 효과를 발휘하는 약이 있다. 

[파지 더미 속의 고양이 철수]

자주 말했다시피 이 고양이는 프린터 성애묘다. 송장을 출력할 때도 기어 나오는 종이를 못 기다려 손을 집어넣어 바각바각 얼른 나오라고 지롤발광을 하는 놈이라 마침 잘 됐다, 프린터도 맨날 종이를 씹는 등 오류를 뿜뿜 하는 차에 이걸로 오류 해결도 할 겸 싸움이나 말려야겠다.

[프린터 성애 고양이]

뭐 프린터는 종이를 계속 씹어대도 철수에게는 이 약발이 금방 먹힌다. 아이고 이 종이들 아까워서 우짜노, 궁상스런 생각을 하다가 "아까우면 프린터를 다시 사든가, 살 형편이 안 되면 수리라도 맡기든가, 그것도 싫으면 그냥 한 번 씹고 다시 하면 안 씹는다니까 좀 귀찮아도 그냥 써~" 묻지도 않은 법륜의 대답이 들려서 처음 프린트 하기 시작할 때 한 번 씹을 허드레 종이 넣어주고 그다음에는 제대로 된 종이가 오게 해 송장 뽑는 쪽을 선택하기로 마음을 먹고 나니 이제 이 때문에 짜증 날 일도 더 없다.

[품절]

믈건도 품절이 되면 아등바등 돈 마련해 채워넣으려 애 쓸 것 없이 그냥 형편 될 때까지 냅두기로 했다. 솔드아웃 하나쯤 있는 것도 나쁘지 않네 뭐~

 

그리고 부가가치세니 종소세니 아무리 공부해도 모르겠어서 그냥 알아듣는 만큼만 공부해서 부가세 신고하고(나는 간이과세자라 낼 것도 받을 것도 없더라) 5월에 신고해야 할 종합소득세 신고서도 내 나름의 방식으로 이미 작성을 마쳤다. 그러다 뭔가 잘못되면? 배 째라~ 내 배는 째 봤자 말라 비틀어진 배창시 밖에 더 나올 거이 없으니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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