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끈 숄더백

걸어 엮기 기법을 익힌 후, 이걸로 지끈 가방을 짜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지끈으로 짠 가방은 여럿 봤지만 가늘고 여러 가지 컬러 지끈으로 엮어 대단히 정교 하거나 코바늘 기법으로 엮어 대단히 엉성하거나 그런 것들이었다. 물론 나도 대단히 정교한 지끈 가방 하나 정도는 만들만한 체력과 정신력(인내심 또는 안정감)을 가지고 싶지만 일단 내가 급히 필요한 건 지갑, 전화기, 돋보기, 등 나가면 당장 필요한 소소한 것들을 넣을만한 가방이다.

[우리집 홍반장의 등장]

눈물 가방... 아이가 등장한 때문일까 메밀꽃 때문일까 이도저도 아니면 하나하나 차례대로 멀쩡해 보이지만 드러나지 않은 곰팡이로 가득했던 것들을 내다버리고 오롯이 내가 나를 위해, 내 것인 것만을 만들어 나가는 첫 시도이기 때문일까 그냥 이 사진을 찍으며 눈물이 느껴졌다.

[갈색 샤무드 끈으로 걸어엮기 무늬를 만들었다]
[최대한 간단한 마무리로 마감했다]
[막간을 이용해 등장한 보석보다 더 귀한 신 스틸러]
[어깨에 맬 끈만 달면 완성이다]
[5mm  넓이의 납작한 샤무드 끈]

걸어 엮기 무늬를 한 샤무드 끈은 하도 오래전에 사뒀던 것이라 가방끈을 만들겠다고 더 넓은 걸로 새로 사들인 끈의 색이 꽤 많이 다르다.

[8줄 매듭]

가방끈은 8줄 매듭법으로 만들었다. 거칠거칠한 표면이라 곳곳에 고양이 털이 들러붙어 있지만 내가 쓸 것이고 내 새끼 털이니까~

[예쁘게 잘 완성 됐다]

메밀꽃 절임용액의 냄새도 그 사이 많이 날아갔고 내 마음에 남은 찌꺼기도 그렇게 날려 보내는 중이다. 아, 코팅을 아마씨 오일로 했다. 겨울에도 쓰려면 아무래도 어두운 쪽이 나을 것 같았고 여름에는 뭐 아무래도 종이끈이니 무조건 어울리고. 다만 바닥이 늘어지는 걸 막기 위해 감물을 듬뿍! 나갈 일이 있을 때마다 퍽이나 애용하게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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