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라고 다 같은 고양이가 아니라옹~

경철 시키가 아침 내내 (내게만 아침) 울며불며 즈 어미를 쫓아다닌다.

[경철이가 징징대는 이유는 언제나 하나]

아침밥 먹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뭘 또?

[간절한 눈빛]

내려다보니 "엄니가 이제 알아들었나 보다" 생각했는지 가만히 앉아 간절한 눈빛을 쏘기 시작한다.

[경철의 특기 "날 좀 보소~" 손짓]

그런데 이 무심한 집사 (못 알아듣는 척하는) 계속 걸음을 옮기려 하니 급기야 경철 특유의 '날 좀 보소' 손짓이 나온다. 그리고 동시에 애절한 "오델 갈라고? 미야옹~~" 안 들리는 아이라 소리를 내는 줄도 모르면서 그저 본능으로 고양이 특유의 애절한 목소리로 울어대기까지.

[무심한 대장 고양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못알아 듣는 척 방으로 들어오니 철수는 경철의 말을 다 알아들었지 싶은데도 그저 무심~ 제 동생이 울거나 말거나 프린터가 작동하기만을 기다리며 엎드려 있다.

[제 형을 노려보는 경철]

집사의 시선이 저를 무시하고 엉아에게 향하자 그렇게까지 애절, 간청하는데도 무시하는 집사도 밉고 도와주지 않는 제 형도 밉다. 엉아를 야리는 저 매섭고도 원망스러운 눈빛 좀 보소!

[여전히 무심한 대장 고양이]

제 동생의 말도 이미 다 알아들었고(고양이 말로 애옹 댔으니) 왜 저를 째려보는지도 다 알면서 슬그머니 동생을 외면하는 참말이지 무심한 엉아란 넘!

[고양이 간식]

간식을 달라는 것이다. 요즘 이 아이들이 가장 즐겨 먹는 브랜드의 밥들이 돈을 얼마나 주든 상관없이 모조리 품절, 딱 한 가지 맛만 남아 내내 그걸 주니 그것 말고 다른 맛도 좀 주라는 것이다. 

 

아이들 나이를 의식하며 입장 바꿔 생각하니 건강에 좋은 것이라고 입에 맞지 않는 것 억지로 먹이기보다 이제 먹고픈 거 다 먹고 하고픈 거 다 해라, 하는 마음이 되어 새로이 사들인 간식이 저 위의 그림이다. 이 외에 템테이션이니 이빨 과자니 뭐든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이라면 다 먹인다. --;;

[간식 먹은 후]

이빨 과자 같은 걸 주면 제일 좋아하지만 물이라고는 한 방울도 마시지 않으니 집사는 저런 파우치를 더 선호하고, 그거라도 간식이라고 먹고 나니 언제 애옹 대며 따라다녔냐는 듯 천연덕스레 시그니처 포즈를 보여주는 얍삽한 시키!

[쓰레기통 고양이]

그리고 식탐이 거의 없는 또 다른 고양이!

며칠 전부터 지끈질을 하다가 찌꺼기가 생겨 작업대 아래에 둔 종이 찌꺼기 모으는 바구니에 손을 넣으면 무엇 물컹한 것이 꽉 차 있어 도무지 찌꺼기를 버릴 자리가 없다. 

[나오라고 할까봐 외면하는 대장 고양이]

무슨 일인가 들여다보니 이 녀석이 새로운 영역을 개발, 말도 없이 이렇게 쓰레기통을 차지하고 앉았으니 (오 예스 바구니는 남은 과자를 모두 버리니 더 이상 관심 없음) 지끈질에 열중하다 찌꺼기 버리려고 무심코 손만 쑥 집어넣은 집사는 처음 두어 번은 "이제 뭐이랴?"며 진짜로 깜짝 놀랐는데 정작 당사묘는 태연하기 짝이 없다.

[개구쟁이 할아묘지]

개구진 넘의 머릿속에는 경철의 식탐 대신 어떻게 하면 집사를 골탕 먹일까, 하는 생각밖에 없는 모양이다.

[모델묘냥?]

이 그림 또한 개구짐의 정석을 보여주는 것이다. 예쁘고 얌전한 포즈를 사진 찍기 좋게 잘만 취하고 있구만 무슨 개구짐?

 

이곳은 부엌에 있는 작업대인데 이사 올 때는 무슨 대단한 요리라도 해 먹을 것처럼 8인용을 훌쩍 넘는 사이즈로 직접 만든 것이다. 그런데 요리는 무슨~ 푸힛! - 그래서 4, 5년째 짙은 갈색으로 방치되고 있던 이곳을 바구니 사진 찍는 코너로 개조하기 위해 벽이며 작업대며 모두 하얀색으로 칠하던 중이었다.

[대장 고양이 작전 실패]

애벌 칠이 끝나고 다 말라 보여 겨우 이것저것 올려놓고 어디를 어떻게 더 손 봐야 할까 궁리하던 중 훌쩍 뛰어올라 포즈를 취해 주심. 제 딴에는 집사를 놀래키려고 뛰어오른 모양인데 (사실 칠이 마르기 전에 뛰어오를까 봐 나는 내내 저곳을 지키고 있었다) 다행히 칠은 다 말라있어서 태연히 사진 한 방 찍어드림.

 

이렇게 종은 다 같은 고양이지만 그 머릿속에 든 것은 고양이라고 다 같은 것이 아니더라는 것. ㅍ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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