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만에 나를 기쁘게 하는 것

정말이지 요즘에는 볼 만한 책이 없다고 내내 느꼈다. 어차피 돋보기를 끼지 않으면 단 한 자도 읽지도 쓰지도 못하기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기도 하지만 이제는 '내 곁의 현실'이 아닌 것에는 예컨대 개인적인 사유를 담은 시나 에세이 더 나아가서는 소설 등에 내 지적 오만함(좋은 말로 지적 호기심)이 자극을 전혀 받지 못하는, 오히려 피곤해지는 그런 인성이 돼버린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손석희 저널리즘 에세이 '장면들']

그러던 중 며칠 전 알라딘을 기웃거리다 발견한 것, 바로 손석희의 "장면들"이 예약을 받고 있는 것이었다.

[친필 사인이 있다]

나중에 알았지만 구매자 중 선착순 천 명에게 저자가 친필 사인을 해 보내준다는 것이었는데 운 좋게도 내가 그 천 명 안에 들었던 모양이다. '손'과 '석희'의 사이가 살짝 더 떨어져 있는 것에 동시대에 성장을 하고 교육을 받은 사람이었음에의 새삼스런 감회가~^^ (그분보다는 내가 몇 살 적다)

[경철이도 궁금한 것일까?]

즈 엄니의 알 수 없는 "들뜸"을 느꼈는지 통참치 조각을 한 입 하시던 경철군까지 새삼스런 시선으로 돌아본다.

['장면들'의 머리말]

지금은 그의 머리말을 꼭꼭 씹어가며 다 읽은 상태다. 때에 따라 머리말 따위는 절대로 읽지 않고 필요하고 보고 싶은 부분만 따로 떼서 읽곤 하는데 그것도 책에 따라 다르다. 기술 서적은 그렇게 하는 편이지만 현상에의 진실에 접근할 때는 글쓴이의 생각, 취지 등을 알고 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이번에는 시간을 들이며 한 자 한 자 다 읽었다.

 

티브이 소리를 죽이고 머리말을 읽은 후 이 꼭지를 쓰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이 책이 앞으로 며칠 간 나를 살맛 나게 해 줄 것이다. 머리말이 그런 기쁨을 예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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