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좀 예쁘다? - 배색 지끈 바구니

예쁘면 그냥 예쁘지 '좀 예쁜 것 같다'는 뭐니? - 이건 내가 살면서 몇 번 들었던 말인데 콕 집어 진짜 예쁜 사람은 아니고 그렇다고 혐오스럽도록 못 생긴 것도 아닌 그저 평범하게 생긴 사람에게 거짓말을 할 줄 모르거나 칭찬에 인색한 사람들이 주로 그렇게 표현했다 (우리나라처럼 남의 외모에 대해 자주 언급하는 문화는 세상 어디에도 없을 듯)

 

어쨌든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할 생각이 아니고 내가 듣기 싫어했던 저 말을 내가 내 바구니에게 할 줄이야~ --;;

[너 좀 예쁜 것 같다?]

내 공구함(바구니 짤 때 쓰는)이 놓인 선반보다 넓어 늘 눈에 거슬리던 참에 요즘 민초, 민초 하던데 바구니로 만들면 어떻게 보이나 그거나 함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 '민'에 해당하는 지끈 색이 사실은 소위 카키 또는 어두운 녹색이라 '민트'색이라 하기는 어렵지만 기왕에 풀어서 쓰고 있던 것이라 민트색을 일부러 새로 풀어쓰기는 아까워 그대로 짜기로 했다.

[민초 바구니 마무리 중]

처음에는 녹색이 이리 어두워서야... 했는데 몇 줄 배색을 하다 전체적인 모습에 "너 좀 예쁘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던 것이다 ㅎ~

[선반 사이즈에 딱 맞는 공구함으로 잘 쓰이고 있다]

이런 색은 감물을 먹여 색감이 어두워지는 것을 막아야 하는데 일반 마감재를 써 너무 번쩍거리고 짙은 색으로 표현돼 진짜 민트색을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내가 민트색을 정말 안 좋아한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너 좀 예쁘다 바구니 2]

이건 귀한 분께 선물로 드릴 생각으로 만든 건데 역시 '너 좀 예쁘다'가 됐고 이 번에는 색감이 어두워지고 너무 딱딱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노인이 쓰실 것이므로- 냉동실에 얼려뒀던 땡감을 꺼내 다시 감물 작업을 했다.

[그리고 '너 좀 예쁘다?' 휴지통]

오렌지 색 ㅋㅎㅎ! 오렌지 색이라~ 이거 머 얼라들 장난도 아니고 싶었는데 내가 한 것이라 그럴까 완성하고 나니 내 눈에는 "너 좀 예쁘다"로 보이는 것 중 하나.

[덕분에 이 넓직하고 튼실한 바구니가 갈 곳을 잃고 말았다. 버리기는 아깝고]

이 외에 새로 만든 것들이 좀 있으나 반짝 기운날 때 사진을 몰아서 찍다가 또 한참씩을 '사진이고 나발이고...' 하며 널브러져 있는 시간이 더 길어 다시 반짝 기운이 날 때 나머지 것들을 자랑질(?) 할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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