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아프고 이렇게 플렉스 한다

한참 전부터 속이 안 좋더라고 해야 할까, 아무래도 그런 느낌을 내내 가지고 있었는데 그저께는 기어이 토하고 또 토하고 변기에 기대어 한참을 자다가 또 토하고 엉금엉금 기어 방바닥에 널브러졌다가 아무래도 이상한 느낌에 화장실 변기에 엎드려 대기 타고 있다가 또 토하고, 그것이 이틀 전이었는데 증상은 좀처럼 호전이 되지 않고 있다. 억지로 맨 밥도 먹고 인스턴트 죽도 먹고 쿠팡 이츠까지 동원해 살아보려 발버둥질 중,

바구니는 사흘째 저 모양이에서 일보진전도 없고 오늘 세탁실에서 딱 내 꼴 같은 초화를 발견하고 "에이, 다 죽었네, 내버려두자..." 한 순간 생각했다가 데리고 들어와 물을 주고 내 사진 찍어 공개하기는 뭣하고 대신 이 아이 꼴을 공개한다. 살자, 너도 살고 나도 살아내자...며.

 

그리고 뒤이어 도착한 알라딘 플렉스!

이건 알라딘에서 주는 사은품으로 빨강머리 앤 그립톡인데 ㅎㅋㅋ 사이즈가 얼마나 큰지 그야말로 플렉스 플렉스!  하지만 막상 핸드폰에 붙여보니 손에 착착 감기는 것이 그냥 동그란 것보다는 훨씬 사용감이 좋다. 그런데 이 얼굴은 내가 알고 있는 빨강머리 앤보다 너무나 현대적이고 말끔한 미녀의 얼굴이 아닌가? - 예술성 제로 ㅜ.ㅜ

그리고 이건 나으! 플렉스~ 갑자기 웬 사진책? 걍, 나도 스맛폰으로 사진 잘 찍는 법을 엿보기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꺼번에 4권을 질러버렸다. 요즘 들어 고양이 형제 사진 찍을 시간이 없어 자꾸만 따로 카메라를 꺼내 들지 않고 핸드폰부터 들게 때문이라고 변명을 보탬, 하지만 18일쯤에나 도착할 '손석희의 장면들'을 기다리는 마음은 게다가 설레기까지 한다. 그러니 내 플렉스의 진정한 이유는? 말 안 할란다!

 

아무튼 나는 디지게 아프고 빨강머리 앤 그립톡 작가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보셔야 할 것 같다. 예쁘다고 다 예술은 아니니까.

약을 먹고 기절하듯 두어 시간 자다깨니 내 무릎 위에는 이런 장면의 한 페이지가 펼쳐져 있었고

소심한 우리 막내, 제 어미에게 걱정스럽고 의문스러운 표정을 보인다. 평소대로라면 내가 잠이 들라치면 당장 옆에 올라와 겨드랑이에 낑겨 누웠을 아이인데 역시 이 아이들도 소위 '촉'이라는 것이 분명 있는 모양이다. 그러면 울 대장은 어디 가서 안 보이나?

여기, 내 머리맡 바구니 안에서 나를 내려다 보며 선잠을 자고 있었다.

경철의 표정이 많은 것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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