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는 말문이 막혀버렸음 ㅍㅎㅎ!

저 제목은 철수 시키의 기묘(奇妙가 아니라 奇猫)한 행동 때문이기도 하고 실제로 집사의 현실이나 블로그에서의 말문이 막혀 버렸다는 뜻이기도 하다. (집사 개인에게 생긴 변화에 대한 소화 과정을 진행하는 중인 모양)

철수가 뭐? 제 바구니에 잘 들어앉아 있구만!

자꾸 사진을 찍어대니 "내 자리에 내가 앉았는데 귀찮게스리..." 하듯 외면한다.

참으로 기묘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 시키가 다른 짓을 하며 돌아다니다가도 수시로 이 바구니에 들어가 있기를 즐기기 시작했는데 심지어는 등까지 돌리고 앉아 컴컴한 침대 밑에서 무얼 보고 있는 것일까?

밥을 차려놓고 불러내도 안 나오길래 바구니 채로 끌어냈더니, 아~ 내 오 예스! ㅜ.ㅜ - 꼼짝도 않고 아까 뒤돌아앉았던 모습 그대로 앉아있다.

고양이가 한 번 고집을 피우기 시작하면 집사로서는 방법이 없다, 밥그릇 들고 따라다니며 떠 먹이는 수밖에... 밥그릇을 티슈케이스 위에 올려놓고 "쩔쭈야 바압~" 하니 그제야 몸만 겨우 돌려 앉아 밥을 먹는다. 아니 드셔주시는 것이다.

대장 고양이 밥 드시고 그루밍하시러 떠난 자리,

들리지 않는 경철에게는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바스락거리는 소리 따위는 이해가 될 리 없으니 제 형이 왜 이 바구니에 종일 뭉개고 앉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듯 형이 떠난 바구니 속을 한참이나 이윽히 들여다본다.

덕분에 저 오 예스, 철수의 몸무게, 체온 그리고 방바닥의 보일러 온기까지 합쳐져 열어보니 호떡이 아니라 실패해서 누름판에 들러붙은 달고나 꼴이 돼있어 반은 가루 흘러가며 먹고 포장지에 들러붙은 건 어쩔 수 없이 폐기물 신세.

이 텅 빈 사진은 무엇? ㅎㅎ 고양이와 함께 사는 분들은 뭔가를 틀림없이 발견하셨으리라 생각한다. 저 니트 이불 끄트머리에 보이는 송송송 야무지고도 풍성하게 심어진 고양이의 털을~ 그런데 말입니다, 저렇게 보일 정도라면 과연 저기만 그럴까요? ㅇㅎㅎ~~ 엉엉~

이건 그다음 날이거나 같은 날 오후이거나, 저 바구니는 지끈 작업하다가 나오는 종이 찌꺼기를 모으는 용도로 쓰이는데 저렇게 큰 놈이 저 좁은 곳에 두 팔 두 다리 모두 모으고 들어가 앉았다. 참말이지 기묘하다.

ㅍㅎㅎ! 웃음이 나오는 장면임에는 틀림이 없는데 집사 마음은 저 깊은 곳이 싸아하니 아프다. 이 짓은 철수가 집사의 관심을 필요로 할 때 늘 하는 짓이고 저 표정 또한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건 지난밤. 역시 이 녀석이 들어가 앉기에는 턱도 없는 사이즈인데, 집주인이 계약서 갱신 때문에 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낮도 가리지 않고 (경철은 작은 방에 내내 숨어 있었음 ㅜ.ㅜ) 능글맞기 짝이 없는 저런 행동을 한다.

 "엄마야, 고양이도 저런 예쁜 짓을 하네요 깔깔깔~!" 집주인 아줌마가 귀엽다고 숨 넘어가는 소리를 하자 "뭐, 이 정도 갖고 새삼스레~" 하는 표정으로 돌아본다.

그리고 오늘 아침,

두 녀석의 관심과 시선이 향한 곳은 오직 하나, 두 녀석의 공통 관심사 또한 오직 하나, 바로 집사다... 저 마음을 다 받아주지 못하는 기력과 시간, 미안하다. 그래도 내게는 느들이 금쪽이 아니라 1톤짜리 골드바(goldbar)보다 더 소중타, 잘 놀아주지 못해도, 내 눈길이 늘 느들을 향해 있지 않더라도 그것만 알아주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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