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 보내라~

아 띠벌...

며칠 전, 카톡 중에 내가 아이들 사진 보내면서 "예쁘재" 했더니 돌아온 대답

[나를 돌아버리게 한 한 마디]

"인자 고마 보내라" - 딱 여기까지 읽고 내 대답이 "미친!"이었는데 철수 사진 또 보내고 '미친'이라는 대답을 쓰는 사이에 내가 "나 아직 일하는 중"이라는 말을 띄어먹고 읽은 것이다. 그렇잖아도 인간 같잖은 것들한테 당해서 (진짜로 호되게 당했음 ㅋㅋ) 돌아 버리겠는데 뭐? 내 새끼들을 보내라고? 어디로, 어떻게???!!!

 

 저 빨간 글자들은 내 맘속의 생각이었고 "미친!"이라는 말을 끝으로 톡창을 닫아버렸다. 왜? "아그들 나이도 많고 니 형편도 녹록잖은데 그만 보내거라~" 내게는 딱 그 말로 들렸던 때문이다. 그리고 그만 보내라의 진짜 뜻이 별 관심 없으니 아그들 사진 그만 보내라였다는 건 오늘 아침에야 톡방을 다시 들여다보고 겨우 이해하고 마음이 얼음 녹듯이 풀렸다...

[제 키로 다 서 있는 게 고작 이 정도 사이즈의 생명이 세상 궁금한 것은 많다]

저 단순한 말 한마디에 왜 그리 큰 오해를 했던고 하니 딱 저 나이에 버려진 고양이 형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말 딱 이 아이들 나이에... 지금은 그분을 전혀 안 보고 앞으로 다시 볼 예정도 없지만 10년 넘어 함께 산 제 가족을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이유로 수술 후 치료를 시작하기도 전에 버리는 것을 2, 3년 전에 봤기 때문이다.

[도도한 시키, 오매불망 딱 나만 바라보고 있길래 카메라를 들었더니 "흥, 내가 언제?"]

설마 하니 쌤께서 "고양이가 암의 원인이니 기르지 마시라" 하셨겠는가, 그것도 먼저? 그렇잖아도 이 전부터 날더러 좀 데려가면 안 되겠냐고 하는 것을 열 살이 넘고 또 열 살이 가까워 오는 고양이 형제들을 이 좁은 집에서 합사 할 생각을 하니 너무도 끔찍해서 (나도, 아이들도) 내 생각에 내가 거절하면 어쩔 수 없이 계속 데리고 살겠거니 믿었는데 그다음 해에 암 진단을 받더니 그 길로 지체 없이 누군가 믿을만한 사람에게 보냈다는 말을 들었는데 아무래도 그 녀석들이 마음에 걸려 (열 살이 넘을 때까지 한 바구니에서 서로 껴안고 자던 유난히 사이가 좋은 형제였다) 웬만하면 내가 맡을 생각으로 데려갔다는 사람에게 아이들 소식을 물으니 버얼써 남이 데려갔다고... 누구? 했더니 "아, 모르는 사람!!!" 이랬었다. 다시 찾아와라, 내가 맡을게, 이런 소리 따위 할 수도 없는 분위기였다. 채팅도 아니고 통화였으니 더더욱 확실하게 느껴지는 질감...

[쪽쪽 빨아먹고 싶은 우리 대장 고양이의 초코젤리]

그랬던 기억이 있으니 내가 저 위에 "이제 그만 보내라"는 말만 보고도 얼마나 충격을 받았겠는가... 다음날 아침에 톡을 다시 확인하기 전까지 약을 먹고도 내내 분하고 야속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었더랬다. 그래, 느들 그런 종족이었지! 하는...

[도움이 필요한 우리의 이웃을 찾아주세요]

그저께 병원이니 은행이니 간다고 서울로 치면 강남 사거리에 나갔더니 1미터 간격도 안 되게 줄줄이 늘어선 사람들이 이런 것들을 지나가는 사람마다 손에 쥐어주던데 나 같이 인상 더러운 인간이 세 개나 받았을 정도면 얼마나 미친 지롤 같았는지 아는 사람은 다 짐작이 가리라... 돈이 남아 도나, 그람 어려운 동물들도 좀 찾아주시지는?

여기 있자녀, 여기 어려운 동물이 뙇!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사람이 어려우면 이런 것까지 돌려가면서 찾아내 도와주려고 하면서 동물들은 왜들 그렇게 가볍게 보고 가볍게 대하는지, 동물들로서는 평생을 함꼐 한 가족인데, 이 생각 저 생각에 병원에 가서는 의사 선생님 앞에서 울어버리는 추태를 부리고 말았었다.  그래서였던가, 남들은 한 달에 한 번 가는 증상인데 나는 매 주 오라시더라 킁~

[저 탈모 때문에 집사는 더욱 가열차게 바구니질을 한다]

집사, 일 그만하고 저 좀 봐 달라고 이렇게 지끈을 가로 베고 누울 줄 아는 이런 시키를...?

제 형 꼴이 하 같잖아 경철이 "엉아, 왜 그랴?" 하듯 다가오니

"우이씨, 재섭서!" 하며 벌떡 일어나 자리를 피하는 대장 고양이. 철수의 방해질에는 경철이가 묘약이라~ 이 두 시키들은 누굴 닮아 이리도 사이가 나쁜 것인지 ㅜ.ㅜ

간식이 갑자기 하도 많이 생겨 잠시 즈들 안 쓰는 바구니 빌려 담아 뒀더니 지 바구니라고 저 많은 것들을 하나하나 물어 꺼낼 생각을 하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고 판단을 했는지 그람 영역표시라도! 하면서 수염이 빠지도록 바구니에 제 뺨을 문질러대는 이런 녀석을 그만 보내? - 물론 톡에서 말한 사람의 뜻은 그게 아니었지만 그와 연관돼 아직도 마음이 찢어지게 아픈 그 일이 생각나 중얼중얼...

[두 녀석을 한 프레임에 넣는 하늘에 별따기를 했다]

저 물티슈에 적힌 문구가 증명하듯이 사람이 어려우면 "내 나라"라는 것이 있지만 동물에게는 왜 나라가 없는 것인지... 반려동물들의 나라라는 것은 결국 집사들인데 내 나라가 힘들다고 내 국민을 나 몰라라, 내다 버리면 그게 '나라'냐? - 그 집사였던 사람, 설마 이 글 읽을 일도 없겠지만 가아들이 당신을 잊어버리겠는가, 싶다.

[이 녀석이 "턱도 없다"란 표정으로 앉은 이 사람 의자, 이제 앉을 사람 없어서 내다버리려니 하필 이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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