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각형 지끈 바구니

비도 오고 기분도 꿀꿀하고 어쩐지 오늘은 (지난 8월 10일, 화요일) 고양이 바구니가 하나도 팔리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진짜로 하나도 안 팔림 ㅎ~) 오랜만에 뻘짓을 해보고 싶었다. 고양이 바구니에는 이미 만들어둔 것 외에는 더 이상 배색을 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배색용으로 쓰다가 잔뜩 남은 밤색 지끈도 소비할 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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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위 링크 그림 왼쪽에 있는 6 각형 바구니를 아무 설계도 없고 용도에 대한 생각도 없이 그저 손 가는 만큼 길이를 잘라 만들기 시작했다.

[시작은 삼각형 만드는 법과 똑같다]
[육각형 바구니를 짤 생각이므로 날대가 여섯 개가 되도록 만든다.]

 이 시점까지는 원형이지만 이 날대들이 꼭짓점 역할을 하면서 점점 육각형의 모양을 갖춰 나가게 된다.

[집사의 일감을 스윽~ 밟으며 지나가는 경철]

솜사탕 같은 내 새끼가 일을 방해한다. 6개의 꼭짓점을 가지고 각 변을 만들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원형으로 보인다. 이렇기 때문에 육각형을 아주 작게 만들려면 날대를 두 줄이 아닌 한 줄로 잡아야 한다. 하지만 너무 작은 바구니는 귀엽긴 하지만 쓸모가 전혀 없다. 그래서 나는 적당히 크게 만들기를 선호하는 편이다.

[세 번의 덧날대를 끼워 넣은 후 육각형이 모양을 드러낸다.]

생각 같으면 덧날대를 한 번쯤 더 끼우고 싶은데 생각 없이 잘랐던 첫 날대의 길이가 더 이상의 넓이는 허용하지 않을 것 같아 여기서 그만 벽을 올리기로 한다.

육각형이든 삼각형이든 각을 잘 살려가면서 짜려면 예전의 모 민정수석의 아들처럼 "코너워크"를 잘해야 한다. 

[만사 귀찮아 엉덩이 붙이고 앉아 손만 들어 사진을 찍었더니 이 모양으로 나왔다]

방법은 꼭짓점의 날대를 사릿대로 감쌀 때는 느슨하게, 자연스럽게 끈이 감아지는 모양대로 따로 힘을 주지 않고 감는 것이다. 꼭짓점이라고 해서 바짝 당겨 감으면 그 점들이 모두 무너진다.

[육각형 지끈 바구니 완성]

저 위의 그림에서 내버려 두고 낮잠을 밤잠처럼 자고 일어나 마무리를 했다. 사릿대와 감아둔 날대의 길이가 우연히 딱 맞아떨어져 아쉬움 없이 이 선에서 끝낼 수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시작한 것치고는 제법 깔끔하게 완성됐다

넓이 22cm, 높이 11cm, 뚜껑을 만들어 완성도를 높일까 잠시 고민 중인데 나는 목이 있는 뚜껑을 선호하는 편이라 그러기에는 몸체가 너무 얕다. 그래서 다른 지끈 공예하는 분들이 흔히 만드는 그냥 목 없는 뚜껑을 만들까 싶기도 하지만 뚜껑 자체가 생길지 말지, 내일 내 마음이 어떻게 변할지는 나도 모른다 ㅎ~ , 그래 놓고 며칠 후

[뚜껑 있는 육각형 바구니]

뚜껑까지 완성, 개뿌듯 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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