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구니질을 시작한 것이 내게 고양이 형제들이 생기기 훨씬 이 전이니 어언 12년은 넘어가는 것 같다. 고양이 형제가 오기 전 2년 간, 가장 초보시절, 겨우겨우 형태만 엮을 줄 알던 시절에 새로 할 줄 알게 된 재미로 티슈케이스니 휴지통이니 또 뭐니뭐니 많이도 만들어 아마도 그 시절에 가장 많은 물건을 생산했던 것 같다. 솜씨는 지금과 차이가 많이 나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 티슈케이스를 하나 밖에 없는 내 황금기 때인 Wien 시절의 친구에게는 초창기에 마구 엮어 금방 무너질 수밖에 없을 정도의 솜씨로 짜 주고는 더는 안 해줬던 것 같아 이 친구가 그 물건을 원하건 말건 무조건 시작하게 됐다. 그러니까 10년 만에 다시 티슈케이스에 도전하는 것이니 처음 짜는 것과 거의 다름없어 내가 가지고 있는 걸 들여다 보고 다시 디자인을 구상했다.
혹시 과정을 궁금해 하실 분들을 위해 맨 처음부터 과정 샷을 찍어야지 늘 생각하면서도 일을 시작하면 금세 그런 건 잊어버리고 그냥 일사천리로 끝내버리고 만다. 이번에도 입구 부분 만드는 법을 설명해야지, 했는데 이미 다 만들고 사진을 찍게 됐다. 하지만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계실지 모르겠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알아볼 수 있지 싶으다. --;;
그러니까 티슈 케이스는 바구니처럼 짜면 되는데 바닥에 구멍이 난 바구니를 짜면 된다.
지끈 작업이란 것이 작업자의 상태에 따라 사이즈가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 것이라(아직 솜씨가 달려 그렇겠지만) 짜면서 중간 점검을 자주 하는 것아 좋다. 이번 것은 한 줄만 좁게 짰으면 더 딱 들어맞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있다.
티슈케이스는 가능하면 자리를 가장 적게 차지하게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 마무리는 가장 약식으로 간단하고 얇게 했다. 일반적인 마무리법을 쓰면 아래가 두꺼워져 자리를 많이 차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짜임새도 입구도 마음에 들지 않게 나왔지만 아무튼 완성이다.
이제 풀을 먹일 때 모양새를 좀 더 바르게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이 난데 없이 고전적인 함지박? 모양을 한 바구니는 바늘 없이 손가락 뜨개질을 한 것인데 그냥 사용하면 힘이 없어 흐물흐물 무너져 내린다.
이런 것은 풀의 비율을 높여 물 5 또는 6대 풀 1 정도로 희석해 풀을 단단히 먹이면 거의 돌덩이처럼 단단해진다. 아직 덜 말랐지만 디자인이 꽤 마음에 들어 자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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