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깽이의 부활절 기도

친구가 집사가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제법 고양이의 예쁜 순간을 잡은 장면이 있어 너무 예뻐 공유~^^

[십가자 뒤 근심어린 표정의 아깽이 구찌]

몇 주 후면 중성화 수술이라는 큰 행사를 치러야 하는 아깽이 구찌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십자가 뒤에 숨듯이 앉아있다 (이 댁 집사님이 무려 권사님이시다 ㅎ)

[묘한 표정으로 십자가를 바라보는 구찌]

집사 : 무슨 걱정이 그렇게 많아 구찌야? 근심 걱정 있으면 거기 예수님께 기도해~

구찌 : 여기 이 분께요? 그러면 중성화 수술해요 안 아파여?  

집사 : 그려, 마침 부활절이기도 하고, 팬데믹이라 교회는 못 데려가니까 십자가에 그분 부활도 축하할 겸 기도 좀 드려 봐~

이에 아깽이 구찌, 마치 집사 말을 알아듣듯이 건방지게 엎드려 있던 자세를 바꿔 정자세를 하고 제법 진지한 눈빛으로 십자가를 들여다본다. 하지만 저 눈빛에는 아직 의심이 가득해 보인다.

[부활절 기도하는 구찌]

그리고는 제 엄니 말 믿고 기도 한 번 해 손해볼 것 없다고 생각했을까, 제법 진지한 옆모습을 보이며 기도를 하신다. 이 무렵의 아깽이들은 슬슬 이빨이 가려워지면서 저 십자가 모서리에 바각바각 이빨을 갈기도 하련만 그러면 안 되는 것이라는 걸 알기라도 하는 것처럼 십자가에는 손도 대지 않고 제법 오래 기도를 하시더란다. 뭐라고 기도 했는지 집사야 알 수 없지만 멀리 있는 이 이모야가 볼 때는 졸고 있는 거임 ㅋㅋ

[이불 덮고 낮잠 자는 구찌]

그리고는 난생 처음하는 마음을 다한 기도가 고단했던 것일까 소파 위에 널브러져 자는 걸 본 집사가 살포시 담요를 덮어줘 영락없는 사람 아기 같은 모습으로 낮잠을 자고 있다.

[유튜브를 시청하는 구찌]

주경야튭, 이건 구찌 집사의 말이다. 세상에, 아기가 얼마나 작으면 핸드폰이 저리도 커 보일까 ㅎ~ (혹 태블릿 정도 되는 물건 아닌가 하고 유심히 살폈다) 미친 듯이 뛰어놀다가 혼자 흥분해 집사 발에 덤비거나 샤워할 때 따라 들어와 집사를 민망하게 만들곤 할 때 유튜브를 보여주면 직빵이라고 한다. 저렇게 작은 것이 눈에 보이나? - 우리 아이들은 이제 알 것 다 알아 영상도 길게 보면 10초 정도인데 어린 아깽이, 재미있는 것 많아서 정말 좋겠다~

 

그나저나 구찌의 기도발이 제발 잘 먹혀서 다음 달 중성화 때 큰 문제없이 잘 넘어가길 이모집사도 같이 빌게~ 남아의 중성화는 그나마 여아들보다는 훨씬 간단하니까 며칠 그루밍만 단속하면 되지만 집사는 수술 전 아이 굶길 것이 벌써 한 걱정이다.(음, 점점 더 빠져들고 있어! - 정말 그런 것이 톡이나 통화나 온통 구찌 이야기뿐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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