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양이가 나를 얼마나 좋아하고 신뢰하는지, 초보 집사들은 고양이의 행동 언어를 이해하지 못해 종종 오해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대표적인 예로 "내 고양이가 자꾸 징징대면서 떨어지지 않으려 해요, 어디 아픈 건 아니에요?" 하시는 집사가 있었다.
만일 사람 아기가 그런 행동을 한다면 그 아기는 틀림없이 무엇인가 불편하거나 심지어는 몸 또는 마음이 아픈 것이다. 하지만 고양이의 경우에는 해석이 달라진다. 그래서 고양이의 어떤 행동이 집사를 향한 사랑과 신뢰를 표현하는 것인지 내 경험과 학자들의 의견은 종합하여 몇 가지 정리한다.
사랑과 신뢰는 모든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이것이 고양이와 집사와의 관계라 해서 절대로 사람과의 관계보다 그 무게나 중요성이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고양이의 어떤 행동을 하면 나는 사랑받는 집사일까?
1. 배를 만져도 싫어하지 않는다.
고양이는 신뢰하지 않는 상대에게는 절대로 배를 내어주지 않는다. 만지게 하기는커녕 배를 절대로 보여주지 않는 고양이도 많다. 왜냐하면 배는 몸에서 유일하게 뼈가 없어 공격에 가장 취약한 부분이기 때문에 고양이들은 본능적으로 신체부위 중 배를 가장 적극적으로 방어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 고양이가 전문용어로 "발라당"을 자주 하고 게다가 그 상태에서 배를 슬슬 만져주면 고로롱송까지 부른다면 그 집사는 고양이에게서 사랑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고의 신뢰를 받고 있다는 증거이다.
2. 고양이가 대단히 수다스럽다.
고양이가 수다를 떤다는 것은 사람과 대화를 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고양이들끼리는 소리 언어로 소통하는 일은 아기 때를 제외하고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고양이가 집사를 따라다니면 온종일 뭐라 야옹 대거나 집사의 말에 일일이 대꾸를 한다면 고양이는 집사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고 소통하고 싶다는 뜻이다. 고양이의 소리 언어에는 대개 17개 정도의 다른 톤과 뜻이 있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3. 고양이가 집사의 배 위에서 잠을 잔다.
이것은 우리 철수 고양이가 가장 잘하는 짓이다. (집사는 사실 누가 치대는 것을 싫어하는 편인데 ㅜ.ㅜ) 하지만 이 또한 대단히 큰 신뢰의 표현이 아닐 수 없다. 고양이는 자신이 안심할 수 없는 자리에서는 절대로 잠을 청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고양이가 집사의 배 위에서 즐겨 잠을 자는 것은 집사의 존재가 가장 안전하고 편안하다는 뜻이고 고양이는 이 사람에게서는 절대로 어떤 해코지를 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1000% 믿고 있다는 증거이다.
4. 고양이가 등을 돌리고 앉는다.
이것은 때로 기분이 언짢을 때도 하는 행동이지만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신뢰를 바탕에 깔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고양이는 의심이 많은 동물이어서 자신의 눈으로 상황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는 대단히 큰 두려움을 가진다. 그래서 고양이는 화장실도 지붕이 없고 사방을 살필 수 있는 곳을 좋아하고 안전하다고 여기는 장소에 숨어들거나 집 안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 영역 전체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을 즐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고양이가 아무 의심 없이 등을 돌리고 앉아 있다면 "이 사람은 내게 절대로 나쁜 짓을 하지 않아!"라는 아주 큰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다. 비록 그 순간에 고양이가 삐쳐 있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5. 기타
고양이가 집사를 바라보면서 자주 눈을 깜빡이며 눈 뽀뽀를 하여 사랑을 표시하거나 좋아하는 장난감을 가져와 집사 앞에 뱉어 놓고 가거나 침대에 가져다 놓는 등의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외출 고양이가 많은 유럽에서는 많은 고양이들이 쥐 또는 새를 사냥해다가 선물로 던져주기 때문에 집사들을 기절하게 만들기도 한다.) 위에서 말한 "고양이가 징징대며 떨어지지 않으려 할 때"는 두 말할 필요 없이 집사가 너무너무 좋다는 뜻이다. 고양이는 몸이 아프면 조용히 혼자 있고 싶어 하며 사람을 멀리한다. 이것이 사람 아기와 고양이의 극단적으로 다른 점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