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로 짠 이중매듭 지끈 바구니

영끌이라 함은 내가 주로 쓰는 자연색 지끈을 끝까지, 꽁다리까지 이어가며 다 썼다는 뜻이다. ㅋㅋ  - 이건 평소와는 좀 다른 방법을 사용했기 때문에 새삼 소개하려 한다. 

[색상의 순서를 바꾸려면 날줄로 기둥을 싸지 않고 그냥 한 바퀴 돌려야 한다]

자연색 지끈을 모두, 꽁다리까지 썼지만 바구니 벽이 턱없이 낮게 마무리될 것 같아 끝나기 전에 묵혀 두었던 팥죽색(개인적으로 엄청 싫어하는 색) 지끈을 꺼내 미리 섞어 짜기로 했다. 그런데 대개는 기둥의 수가 짝수이기 때문에 그냥 짜면 싫어하는 팥죽색이 한 줄로 주르륵 모이게 되는 불상사가 생기므로 차라리 색이 교대로 나타나게 하려고 중간에 한 번 기둥을 싸지 않고 그냥 꼬아서 지끈 색의 순서를 바꾸어주었다.

[갈색과 자연색 지끈을 섞어 짠 모습]

배색 짜기에는 바둑판처럼 짜기 등, 여러 가지를 응용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배색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최대한 불그레한 팥죽색이 눈에 크게 띄지 않게 이렇게 교대로 짜는 방법을 선택했다. 왜냐하면 배색으로 짜다보니 팥죽색이 뭔가 자꾸만 징그러운 느낌이 들었기 때문인데 그나마도 높이가 대충 쓸만하게 됐고 자연색으로 미리 준비한 기둥은 길이가 너무도 충분히 남았길래 아까운 마음에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이중 매듭으로 바구니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매듭은 기둥으로 짓는다)

[이중 매듭으로 마무리한 지끈 바구니]

이런 방법이 바구니 짜기 기법 속에 있기나 한 것인지 전혀 모르겠지만 아무튼 아랫쪽에 매듭을 한번 지어 벽처럼 세우고 그 위에 다시 한 번 매듭을 지어 옆으로 눕혀

[옆에서 본 이중매듭 지끈 바구니]

바구니 벽을 중심으로 보면 위 그림처럼 보이고

[위에서 본 이중 매듭 지끈 바구니]

위에서 보면 위 그림처럼 보인다. 이것이 예쁜건지 아닌지 나는 모르겠다, 왜냐하면 나는 소위 "디자인"이 들어가 멋부린 듯한 것은 옷이고 가구고 무엇이든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완성해 물건을 담은 배색 지끈 바구니]

사실 좀 더 높이 짰으면 좀 더 실용적으로 쓸 수 있지 않았을까 싶지만 진짜로 저 색이 넘넘 징그럽게 느껴져 속으로 "띠벌띠벌" 하면서 급마무리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모습으로 카톡에 사진을 올리니 2초 만에 팔려 나갔다 @@;;

[냉압착 아마씨유, flaxssed oil 또는 linseed oil로 불리운다]

사람이 쓸 것이니 만큼, 더구나 어두운 배색까지 했으니 자연색 지끈이 좀 더 어두워지면 덜 유치하고 덜 징그러우리라는 생각에 고양이 형제 먹이려고 샀다가 절대로 먹기싫다 해 넣어두었던 아마씨유를 꺼냈다 - 아마씨유는 나무 도마 제작 후 코팅할 때와 유화 그릴 때 물감 등에 섞어 쓰는, 공기 중에서 마르는 '경화유'이기 때문에 바구니에 발라도 끈적끈적 기름진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올리브유를 쓸 때도 있었지만 이건 까딱 끈적끈적해지는 걸 경험한 후부터는 쓰지 않는다) 그리고 아마씨유는 황변 하는 특징이 있어 조금만 발라도 바구니의 색이 눈에 띄게 짙어진다.

[지끈 바구니에 기름칠]

기름은 이렇게 얼룩덜룩 발려도 흡수되고 마르는 과정에서 스스로 번져나가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다르게만 바르지 않으면 건조 되는 과정에서 얼룩은 사라진다

[지끈바구니에 기름 칠을 할 때는 아로마 오일을 살짝 섞는다]

그리고 기름칠을 할 때 또 하나 재미있는 작업은 바로 좋아하는 향의 아로마 오일을 섞어 향기나는 바구니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아로마 오일의 양을 많이 하면 바구니가 꽤 오래 방향제 역할을 한다는 부수적인 효과 또한 누릴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라벤더 오일 낙점! (고양이들이 쓸 바구니에는 기름칠은 물론 마감재도 사용하지 않는다. 자칫 잘못된 기름은 산패된 냄새를 풍길 수도 있고 아로마 향은 고양이에게 독성이 있는 종류도 있고 마감재 또한 어떤 독을 품고 있을지 알 수 없으므로)

[기름칠과 마감재칠이 끝난 바구니와 아무 가공도 하지 않은 숨숨집과의 색상 차이]

이렇게 참으로 오랜 만에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2초 만에 팔려나간 이중 매듭 배색 지끈 바구니를 만들었다. 뭐 구매 하신 분 마음에 든다시니 제작자로서는 군소리할 것 하나도 없긴하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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