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저장, 그야말로 임시저장

내 고양이 형제 철수와 경철이의 이야기가 본주제는 맞지만 부주제는 임시저장.

 

말 하고 보니 어쩌면 사는 것 자체가 임시저장이 아닐까 싶으다, 눈 감고 돌아서는 순간 모든 것이 다 사라지는, 자신이 눈을 감고 숨을 쉬지 않는 것조차 모르는 그런 순간이 오면 이 전에 겪은 모든 것은 임시저장에 불과해 임시파일들 한 번 싸악~ 청소하고 나면 모다 사라지는 그런 것. 

 

이 말을 왜 아이들 사진 한 장 안 넣은 서두에서부터 하는가? 티스토리시스템에 에러가 일어나고 있다고 유저 입장에서는 느끼고 있는데 고객센터에서는 문제를 파악 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답변만 하고 유저인 나는 그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있지만 알려드려도 소용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것? 

매일 티스토리에 무엇인가를 쓰는 분이라면 "예약" 기능도 자주 이용 하시는 걸로 나름 짐작 하는데 이런 "예약글"들이 독자들에게 수천 번 읽히든 수십 개의 공감버튼을 받든 상관없이 티스토리 자체 메인에는 거의 열흘 전부터 노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먼 미래에 예약을 해 놨다가 그걸 풀고 현재 시점으로 발행해도 마찬가지여서 어떤 글이건 "예약"이라는 곳에 한 번 들어갔다 나오면 티스토리의 "스토리"코너에는 절대로 소개 되지 않는다는 사실. 이것이 에러인지 아니면 예약 시스템을 사용하지 말라는 뜻인지 가늠이 안 되지만 하여간 그렇다. 그래서 미리 글을 쓰는 분들은 예약으로 하지 말고 임시저장으로 해뒀다가 즉시 발행을 하면 해결이 된다. "임.시.저.장"

 

그것이야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 삶의 임시파일들은 계속 만들어지고 있으니

캣츠파인푸드 캥거루 퓨레 파우지

식이알러지가 의심 된다는 내 고양이 형제들은 그동안 돈이 없어서 변변히 실험을 못해봤던 캥거루 단일 단백질 파우치를 집사 생일이라는 명목으로 푼돈이 좀 생겼길래 한 달이라도 시험을 해보자고 사들여

고양이 형제가 남긴 밥

반 파우치씩 나눠드리니 그 반 파우치 중에서도 1/4만 먹고 이렇게 남겨 놓으셨다. 좋아하는 동결건조 북어간식을 뿌려드려서 그나마 그것만 걷어 드신 것.

집사의 무릎을 베고 누운 고양이

그리고는 세상 다 살았다는 표정으로 집사의 무릎을 베고 누웠다. 파우치를 먹게 하려고 건사료도 거의 주지 않는데 "안 주려면 말아라" 식이다.

고양이 귀지

이런저런 오만 좋다는 면역력 증강제와 하이포 알러제닉 건사료를 먹임에도 불구하고 경철의 귓병을 비롯해 철수의 탈모도 나아지는 게 없고 지금은 더 나빠지지 않는 것을 오히려 감사해야 할 지경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렇다면 뭔가 다른 문제가 없는지, 집사가 무얼 해야할지 몰라서 이러고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에게나 나름의 속사정은 있는 법이다. 에러 투성이로 소외감만 주는 이 블로그를 이렇게라도 붙잡고 있는 속사정도 있는 것일테고...

새로 나온 동결건조 간식

기왕 캥거루 파우치를 시험하는 참에 간식도 캥거루로 바꿔보자...

캥거루 동결건조 간식

푸슉~ 진공 마개를 따서 냄새가 퍼져나오니

하품하는 고양이

저어 짝으로 달아나길래 한 넘 던져 줬더니 "니나 먹어라" 하시는 건지 구역질인지 하품인지를 날려주시는 경철 고양이.

 

집사도 이제 마음을 바꿔 먹는다. 모든 게 임시저장인 것이 삶이라는 것인데 아둥바둥 고양이 형제 병 고치려 해서 뭐하며 아둥바둥 블로그 에러 고치려 해서 뭐할 것이며... 오늘도 임시저장? 아니, 걍 발행 할 것이여. 이러고 저러고 하나라도 더 가지고 배 좀 덜 고프고 통증(집사), 가려움증(고양이) 좀 덜어내는 그게 다 뭐라고, 모든 것이 내 두 눈 감으면 다 날아가는 임시파일일 뿐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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