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 고양이 탈모의 기록 - 식이조절, 보조제 요법 1

철수 탈모의 기록 - 이 제목은 고양이 형제의 귓병이니 탈모니 그리고 중간에 찾아온 기이한 오버그루밍과 철수 귓등의 염증 등, 왜 미리 하나하나 세세히 기록 해두지 않았을까 이제와서 후회가 돼 이제부터라도 기억을 더듬어 대충 정리를 하고 이 후로는 같은 제목으로 번호만 바꿔가며 아이들 투병일지를 기럭 해두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정한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서 나빠졌는지, 무엇을 어떻게 해서 나아졌는지 알아야겠기에...


1. 탈모의 시작 - 2017년 봄에 이 집에 이사를 오고 그 해 겨울부터 철수 배의 탈모가 시작 됐는데 점점 더 그 범위가 넓어져

내 고양이 탈모의 시작

2. 탈모의 진행 - 2019년 11월 28일에 이런 모습이었고

고양이 탈모의 진행

3. 약 복용 시작 -  약 한 달 후인 2019년 12월 29일 허벅지까지 모두 벗겨지는 현상을 보고는 더 이상 방치하다가는 뭔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선생님을 만났다. 곰팡이 병도 아니고 그냥 첫눈에 알러지로 보이는데 검사는 힘들고 오래 걸리며 돈도 많이 든다고 단순 알러지 약 처방만 해주셨다.  밥은 프로플랜에서 새로나온 주식 파우치를 먹이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전에도 내내 퓨리나 것만 좋아해서 몇 년 동안이나 그 회사 제품으로 먹고 있었다.

고양이 탈모약 복용 시작

4. 2020년 1월 말, 식이요법 시작 (하지만 어설프게) -약과 항알러지식을 먹이면서도 동결건조 간식을 계속 주는 바보 같은 짓을 함. 두 녀석 모두의 병원비와 약값, 밥값을 감당하기 어려워 병원약을 끊은 것이 아마  5월하순이었을 것이다.

5월하순, 나아지지 않는 고양이 탈모

5. 2020년 05월 13일, 이 때도 약을 먹고 있었던 걸로 기억 하는데 털은 더 이상 자랄 생각이 없고 멀리서 보면 그저 분홍색 뱃가죽만...

그 몇 달 동안 구할 수 있는 모든 처방 사료, 일반 사료를 모두 구해 기호성을 테스트 하고 효과를 살피고 했지만 전혀 미동도 없었던 뱃털. 그러자 악마의 유혹이 들어온다. 어차피 특별히 다른 재미 없이 사는 생명들 즈들 먹고 싶은 것 그냥 먹게 해주는 것이 좋지 않겠냐...  - 지금 생각 하니 "그깟 고양이 배털이 무슨 대수냐, 다른 탈 없으면 되지, 저도 먹을 것 없는 주제에 고양이 시키들 갖고 더럽게 별나게 군다"는 식의 비아냥과 피로감이 있는 조언이었나 싶다 ㅜ.ㅜ

6. 2020년 6월 13일 첫 보조제 투약 - 아픈 고양이 치료를 위해 깨알같은 지식을 나누 걸로 유명한 카페에 옆집 초동 엄니 따라 가입, 이런저런 공부를 해 지금 당장 필요해 보이는 보조제들 몇 가지만 구입해 먹이기 시작.

고양이 오버그루밍

첫날 먹였던 것이 한꺼번에 너무 과했던지 경철 고양이, 서너번의 하악질을 혼자서 날리고 두 번 구토, 그리고 곧장 시작 된 오버 그루밍 - 다음 날부터 영양제는 가장 최소한의 양부터 다시 시작.


7. 2020년 7월 - 가금류 알러지가 의심 : 그 동안 고명으로 듬뿍듬뿍 얹어먹던 동결건조 닭가슴살과 오리가슴살 대신에 참치로 바꾼다.  영양제를 줄이고 참치를 먹기 시작 하면서 경철의 오버그루밍은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 했지만

가금류 알러지가 의심 되는 고양이

7월 하순으로 접어들자 철수의 상태가 악화 일로를 걷기 시작, 7월 말에는 눈썹 털이 다 빠지고 염증기를 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다음 날부터는 귓등의 털이 빠지고 염증기를 보이고 입가와 수염털도 빠짐. 게다가 검은 귀지가 대폭발. 염증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양이는 귀며 눈이며 입 주변을 계속 긁음. - 보조제는 참치보다 먼저 시작했고 이상 반응을 보인 것은 갑작스런 자극을 받은 경철 고양이 뿐이었으므로 철수의 이상 반응은 생각할 여지도 없이 새로 시작한 참치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와 그 날로 참치를 칼로 자르듯 끊음.

털이 다 빠진 고양이 귓등

8월9일, 염증은 사라졌지만 털은 여전히 나지 않고 있고 실물은 손질한 소가죽처럼 반짝거림 (사진은 왼쪽 귀, 오른쪽 귀가 휠씬 심각했다)

20200812 고양이 귓병재발

8. 8월 12일, 경철 귓병 재발 - 자꾸만 재발에 재발을 거듭하고 완치가 되지 않아 돈이 많이 들고 힘도 많이 드는 병원으로 가는 대신 약국 조제약으로 치료 시작. 8월20일 두 번째 조제약 받음. 철수 고양이 내부 구충제 투약 (경철 고양이는 8월30일에 투약 예정)

고양이 귀 앞에 생긴 탈모

8월24일, 철수의 오른쪽 귀 - 털이 다 나지는 않았지만 거의 정상으로 돌아오고 귀가려움도 거의 사라짐. 하지만 화살표가 가리키는 것 같은 땜빵이 서너 군데 생김.

뱃털은 가장자리부터 조금씩 더 길고 조밀하게 차오르고 있

8. 중간평가 - 뱃털은 가장자리부터 조금씩 더 길고 조밀하게 차오르고 있으며 그 동안 보조제의 양을 카페에서 권장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유산균은 반응이 좋아 양을 2배로 올렸다. 이 후로는 투입균 수를 늘릴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뱃털을 다시 나게 하는 것은 비타민B 컴플렉스와 따로 더 먹인 비오틴 덕이라는 느낌이지만 (결정적으로 비오틴을 먹이기 시작한 이 후로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며 이 전에는 분홍색으로만 보였던 배가 전체적으로 좀 더 어두운 색으로 바뀌는 정도가 됐다) 먹이는 것이 많아서 확실히 무엇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무엇보다 완전히 회복 된 것도 아니어서.


그래서 지금은 어떤 약을 어느 정도 먹였는지는 조목조목 밝히지 않을 생각이다. 왜냐하면 모두가 치료약이 아닌 영양보조제들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이것이 이런 효과를 보였다!고 자신할 만한 것이 생기면 리스트를 작성해 보일 생각이다.


그리고 8월 들어서 주식을 생식본능 LID토끼 파우치와 건사료로 전면적으로바꾼 것도 영향을 끼친 것일 수 있어 모든 알러지 테스트는 8주가 지난 후에 결론을 보는 것이 좋다고 했으므로 영양제를 본격적으로 권장량 만큼 먹인 것도 이제 겨우 한 달 정도 됐고 가금류와 참치를 완전히 끊은 것도 한 달 정도 밖에 되지 않았으니 아직 한 달은 더 예후를 지켜봐야 할 일로 보인다. 그리고 사라지지 않는 경철의 귓병... 2주째 조제약을 먹고 있음에도 아직 머리를 흔드는 모습이 그 간의 경험으로 비추어 봤을 때 개운한 상태는 아니다.


요즘 광고에 "너희들을 만난 이 후로 마음대로 쓰러지지도 못해" 대충 이런 카피가 있다. 내가 그렇다. 혼자였더라면 참 오래 전에 그만 뒀을 삶인데 이 녀석들이 내 삶에 들어오면서 그리고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점점 더 커지는 애틋함과 책임감 때문에 혼자라면 있지도 않았을 여분의 삶을 무조건 이어가고 있다. 남들에게는 하찮은 고양이 시키들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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