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왜 여기서 나와~ 처음 먹어보는 신기한 떡

늦은 오후, 하루 해야 할 일을 다 끝내고 목욕을 하는데 언니가 소리도 없이 들어와서 먹을 것들을 잔뜩 던져놓고 얼굴도 안 보고 가버렸다. 밥 끓이는 것도 귀찮고 라면 끓이는 것조차 귀찮아 때로는 생라면을 전자렌지에 돌려 바각바각 씹어먹는 내 습관 때문에 언니가 날 먹여 살리느라 무쟈게 애를 먹는 중이다. (내 글 처음 읽는 분이 계시다면 한 스무살 겨우 넘긴 어린 지지배를 상상하시지 싶으다 ㅋ~)

언니가 갖다 준 떡 보따리

오늘은 떡과 고기와 내가 엄청 좋아하는 버섯이다 - '떡과 고기'라고 하니 갑자기 호호옛날, 보리죽 먹던 시절 느낌이 물씬~  아무튼 먹을 것에 별 관심이 없는 나는 살피지도 않고 모조리 냉동고에 넣고 그 때까지 공복이었던지라 버섯 간장 볶음을 만들어 막걸리 한 잔과 들고 들어왔는데 아, 먹다보니 탄수화물이 좀 있어야 든든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냉동고로 직행했던 떡봉지에 손을 넣어 잡히는대로 서너봉지를 꺼내왔다

밥은 없고 생라면은 어제 먹었고, 냉동고로 직행했던 떡봉지에 손을 넣어 잡히는대로 서너봉지를 꺼내와서 (넣은지 얼마 안 됐으니 아직 얼지 않았으리라 믿고)

신박한 크림치즈 떡

무슨 떡인지 살피지도 않고 대놓고 하나를 뜯어 무심히 두 입쯤 먹었을 때 문득 "이게 뭐지?" - 그림에 보이는 하얀 것이 그저 떡살이려니 생각 했는데 세상에, 저것이 모다 크림치즈더라~ 어찌 이리 신박한 떡이 다 있지?! 고물로 묻어있는 건 당연히 팥이려니 했는데 초코카스테라? 그런 것이다. (팥이었어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말이다)

쫄깃쫄깃한 떡과 치즈의 크리미한 느낌이 환상의 궁합을 이루는 것이었다

나는 크림치즈는 치즈 같지 않아서 그리 즐기는 편이 아닌데 이것은 쫄깃쫄깃한 떡과 치즈의 크리미한 느낌이 환상의 궁합을 이루는 것이었다. 빵에 발라 먹는 크림치즈와는 전혀 다른 별난 매력이 있어 오호~ 먹는 내내 감탄에 감탄을 연발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이미 2, 3년 전에 나와서 대박을 친 품목이었다

설마 이런 신박한 물건이 대구에 있으면 이미 유행 지난 아이템일거야, 인터넷에 찾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이미 2, 3년 전에 나와서 대박을 친 품목이었다. 인터넷에서도 먹을 것을 찾아다니는 편이 아니어서 세상 캄캄, 나만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어떤 의미에서 냉동인간 중 하나인 나는 뒤늦게 이 떡 하나로 신세계를 맛보았다 ㅎㅎ! 저 옆에 있는 영양찰떡도 (이름이 맞나?) 꺼내온 참에 쓱싹, 남들 아침 밥으로 하나씩 먹는 떡 세 개를 그 자리에서 해치웠다. 덕분에 잠 잘 시간인 지금까지 뱃속이 그드윽~ 정말이지 오랜만에 '맛 있는 걸 먹었다'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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