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는 고로롱만 하고 살자 고양이

어제 저녁으로 경철의 아침저녁 약 먹기가 끝이 났다. 귀청소를 하면 아주 조금은 묻어나오는데 한 달 이상을 연이어 먹이는 것은 절대로 하고 싶지 않아(선생님도 애초에 한 달을 기한으로 잡으셨고) 작년 7월부터 지금까지 먹이고 끊고, 재발을 해 다시 먹이고 또 끊고를 반복 해왔던 것을 이제 또다시 며칠을 두고 보는 단계에 들어간 것이다.

이제 약 먹지 않는다는 것을 알 리가 없는 가엾은 내 고양이, 아침 밥 먹고 그대로 침대 아래로 들어가 나오지 않는다. 카메라를 들이대니 "왜 또?" 하는 표정이다.

" 또 견뎌야 하나..."

정말이지 불쌍한 것. 물과 함께 삼킬 수 있는 사람조차도 진저리 치며 싫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침에 젖으면 끈적끈적 들러붙는 캡슐을 물 한 모금 없이 마른 입에 삼켜야 하니 사람이 약 먹는 것보다 이 작고 연약한 생명에게 몇 십 배 더 힘 든 일인 것이다.

"아가, 재발 안 하면 이제 약 안 먹어..."

이 모습을 창가에 앉아 뚱한 표정으로 보고있던 철수 고양이,

"엄니, 지 시키 내가 사냥 해줄까여?"라는듯 단번에 사냥꾼의 표정이 된다. "아서라~ 경철이 약 안 먹여도 돼~"

"아녀요, 제가 금새 몰아내 드릴게여~"

하얀 고양이, 진짜로 거짓말처럼 침대 밖으로 몰려나와 체념한 듯한 표정이다. 그래도 재발만 하지 않으면 이제 양치질만 견디면 돼~

머리를 흔드는 하얀 고양이

이러지 않아야 하는데, 약 끊은지 몇 시간 됐다고 또 머리를 흔든다. 귀 때문은 아니겠지 설마...

집사 팔에 안겨서 얼마나 심하게 고로롱 대는 하얀 고양이

그리고 낮잠 시간, 집사 팔에 안겨서 얼마나 심하게 고로롱 대는지 그 표정이 궁금해 나란히 누운채로 카메라를 들이대 봤다.

벌어진 입술 사이로 깨알 같이 작은 이빨들, 갑자기 카메라를 들이대니 고로롱을 멈추고 급 카메라 끄내끼(끈) 구경에 들어간 고양이

헤 벌어진 입술 사이로 깨알 같이 작은 이빨들, 갑자기 카메라를 들이대니 고로롱을 멈추고 급 카메라 끄내끼(끈) 구경에 들어간, 사람인 것처럼 집사 팔을 베고 누운 사랑스러운 내 고양이!!!

카메라 끈을 노리며 잡아보려고 솜방망이를 앙~ 쥐고 기회를 노리고 있는 고양이

이건 좀 으스스하게 나왔지만 내 눈에는 환장하게 귀여움 - 카메라 끈을 노리며 잡아보려고 솜방망이를 앙~ 쥐고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역시 고양이에게 가장 중독성이 강한 마약은 집사인 것

그러다 다시 머리를 긁어주니 열고로롱을 시전 하신다. 역시 고양이에게 가장 중독성이 강한 마약은 집사인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사는 이 생명 하나 제대로 건사 못해 약 먹이는 고문을 일 년 가까이 반복하고 있으니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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