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아침밥을 먹은 고양이 형제, 한 녀석은 이미 약 먹기를 피해 침대 아래로 달아나 있고, 혼자 잡혀 약 먹고 양치질한 철수 고양이, 뭔가 분위기가 쎄에~ 하다.
무엇엔가 잔뜩 몰두한 모습인데 이것은 철수 고양이가 사냥하면 안 되는 상대를 사냥감으로 몰기 시작하기 직전에 자주 나오는 표정이다.
사냥하면 안 되는 상대는 바로 이 녀석이다. 밥 먹은 다음 순서는 '약'이니 당연히 침대 아래에, 그것도 지끈 더미 뒤에 가능하면 꽁꽁 숨어 있는데
맹수의 눈빛! 집사는 이러는 철수가 가끔은 서운 하기도 하다. 암만 얄미워도 제 동생에게 이런 사냥감 대하는 듯한 눈빛이라니...
제 형의 눈빛이 진지해질수록 사냥감이 된 넘은 점점 더 찌그러진다.
그러면 그럴수록 이 쪽은 기(氣)를 득한다. "그랴, 기왕지사 한 바탕 할거면 간 그만 보고 경철이 밖으로 좀 몰아내라, 덕분에 약 좀 먹이게~"라는 집사의 생각을 들었는지 제까닥 침대 밑으로 돌진,
후닥투닥, 하앍! 한 바탕 난리가 나고 집사는 이제나 저제나 하얀 고양이가 모습을 드러내기만 기다리고 있는데 나타난 것은 엉뚱하게도 호랑이 무늬 고양이,
하얀 고양이 대신 하얀 털 한 줄기 즈려물고 "엄니, 여기 하얀 거~"
"에라이, 자슥아! 하얀 고양이 델꼬 나오라고 했지 누가 하얀 털 물고 나오랬냐?"며 입에 물린 털을 빼주니 저도 좀 겸연쩍긴 한가 "데헷"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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