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바구니가 스키피 밥과 배추김치 그리고 이 기사와 선물을 좋아합니다

나이가 들면 먹고 싶은 것이 점점 없어진다. 그리고 가끔 "그것"이라면 좀 제대로 먹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음식이 있어도 막상  먹게 되면 젊을 때처럼 그렇게 먹어지지가 않는다. 더구나 무엇엔가 생각이 꽂히면 식음을 거의 완전히 잊어버리는 버릇을 가진 나 같은 할매는 종일을 굶고도 굶은 줄도 모를 정도가 된다. 그러다 얼핏 BMI라는 말을 줏어듣고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내 상태가 좀 심각한 것 아닌가 검색을 해보니 15.4의 저체중으로 나온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스키피(땅콩버터)가 배달 됐다. 며칠 전에 그거라면 좀 먹지 싶다, 했더니 어미새 같은 언니가 사 온 것이다.

스키피 땅콩버터와 배추김치로 차린 식탁[스키피 땅콩버터와 배추김치로 차린 식탁]

베이글도 같이 왔지만 이상하게도 밥, 빵 등에는 전혀 입맛이 당기지 않는다. 하지만 칼로리를 채워야만 할 의무감을 느낀다. 그래서 스키피를 밥으로, 배추김치를 반찬으로 오늘의 첫끼를 해결했다. 입맛 한 번 개희한 하다고요? ㅋㅋ 먹어 보시오, 맛~있습니다. - 그런데 사람 몸도 얼음처럼 점점 작아져 기화, 증발해 사라진다면 BMI지수인지 뭔지는 더 낮아져도 괜찮겠다, 엉뚱한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걸 먹으면서 뉴스를 보는데 독일의 "남독일 신문"이 우리나라를 엄청 칭찬하는 기사를 썼다길래 "진짜?"하고 검색해 봤더니

대한민국은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 하는 것 같은 엄격한 록-다운 없이도 코로나 사태를 놀랍도록 잘 극복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대한민국은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 하는 것 같은 엄격한 록-다운 없이도 코로나 사태를 놀랍도록 잘 통제 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왔다. 토쿄에 있는 특파원이 우리나라 심리학자 황상민 교수와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 한 내용으로 보이는데 더 보려면 "돈 내라"한다. 4주 무료, 그 후부터는 9.9유로. 언제든 계약해지 가능 등등의 내용이 뜨면서 정작 기사는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독일 매체들은 기사를 광고로 도배하는 대신 이런 식으로 요금을 받는다. 품위를 지키고 양질의 기사를 생산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는 먹히지 않겠지만)


됐다 마, 마음에 드는 제목만 봤음 됐지 내가 남에 나라에 돈까지 주고 기사 볼 일 있겠니? 나는 해외 사용 가능 카드도 없다 - 다만 궁금한 것은 황교수가 우리 스스로를 심리적으로 어떻게 평가 했을지 하는 부분이지만 언젠가 알게 될 날이 있을 것이다. 

코로나 표본 국가의 선거["코로나 표본 국가의 선거"라는 제목의 기사]

거리를 두면서 동시에 호감 획득 하기 - 후보자들의 도전, 이것은 기사 내용보다 사진이 더 마음에 들어 캡처 했다. 

내게는 그저께 받은 저 위 그림의 마스크가 있다. n80, n90 정도가 아닌 f94다

아침에 주민센터 직원인지가 거의 집집마다 다니면서 "00씨, 마스크 드릴게요~" 하던데 정작 내게는 안 와 "뭐야 젠장! 나는 이런 일에까지 '아싸'여?" 하며 서운해 했는데 이름 부른 빈도로 미루어 법적 노인들에게만 나눠주는 것인 모양이었다.


하지만 내게는 그저께 받은 저 위 그림의 마스크가 있다. n80, n90 정도가 아닌 f94다 흐흥~ 서울에 계시는 이웃께서 주민센터에서 열 장을 받았는데 내가 대구에 있어 그런가 생각이 나서 반 뚝 잘라 보낸다고, 당신 아이들 등교 개학 하면 매일 한 장씩 필요 할텐데 좀 쟁여 놓으시지 내가 뭐라고... 저런 큰 마음에 헤어케어 제품까지 (써보니 푸슬푸슬한 곱슬머리가 오랜만에 반짝반짝). 그러니 내가 여기저기 모다 '아싸'인 전혀 복 없기만 한 인간은 아닌가벼~ 이 시국에 마스크 나눔이라니 진짜로 감동!

어제의 했던 4.19에 대한 되새김과 촛불혁명 그리고 요즘의 코로나 대처 등을 보면서 우리 민족이 묘한 저력을 가진 것은 틀림이 없는데... 라고 석연찮은 말없음표가 찍어진다.


어쨌거나, 비누바구니가 스키피 밥과 배추김치 그리고 이 기사와 선물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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