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부터 미리 말 하면 고양이에게는 속눈썹이 없다. (댕댕이들에게는 있다) 가끔씩 sns에서 고양이 속눈썹이라고 올라오는 것은 가짜인 경우가 많고([고양이] - 고양이에게도 속눈썹이 있을까?) 아주 가끔 속눈썹이라고 할 수 있는 걸 가진 고양이가 있긴 하지만 드문드문 털이 나 있어서 정식으로 속눈썹이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아무튼 어느 날 저녁 문득 철수의 옆모습에서 속눈썹이 보이는 것 같아 그 아련아련한 모습이 너무도 알흠다워
얼른 사진을 찍어보니 속눈썹은 커녕 그림자도 안 보인다. "아이다, 틀림없이 꺼멓고 긴 털이 눈 주변에 보였는데..."
기어이 속눈썹을 포착 해보겠다는 욕심으로 아이 머리를 훌렁 뒤로 쓸어넘기니 ㅎㅋㅋ 생각지도 못한 코믹한 표정이 연출 된다.
이렇게나 멀쩡하게 잘 생긴 고양이를
빙구처럼 만들어 놓고 집사는 좋다고, 귀엽다고 키들댄다.
"고마해라, 마이 했다 아이가!"
경철 고양이에 비하면 집사 손길에 유순하고 느긋하게 반응하는 철수 고양이가 늘 이런 장난질에 일 순위로 동원 돼 미안키는 하다 --;; 어쨌든 속눈썹처럼 보이는 것의 정체는 알아냈다.
철수 고양이의 속눈썹에 대한 결론이 위 장면에 있는데 (내 카메라가 구려서 잘 표현은 안 됐지만)까아만 속눈썹처럼 보이는 털은 대부분의 고양이가 눈에 까만 아이라인을 하고 있어서 그 부분에 피부색과 같은 색의 털이 자라기 때문에 그 위의 아이라인이 없는 부분의 털과 색이 확실하게 구분 돼 속눈썹처럼 보이는 것이었다. 아무튼 이 털들이 옆모습일 때 얼핏얼핏 속눈썹처럼 따로 그림자를 만들 때가 있는데 얼마나 환장하게 예쁜지 본 사람들은 다 알지 싶으다.
오히려 털이 온통 하예서 속눈썹 따위는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경철 고양이에게서 "이게 속눈썹이지" 할 만한 모습이 보이는데 사실 이것은 속눈썹 대용으로 눈 주변의 털이 안구를 보호하기 위해 지붕처럼 좀 더 길게 자란 모습일 뿐이다.
[빙구에서 금새 완벽한 미모를 자랑하며 잠이 든 철수 고양이]
아무튼 이렇게 완벽한 외모를 가진 생물에게도 있으면 있을수록 더 예쁜 무엇이 없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없어도 이렇게 완벽한 미모를 자랑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그리고 저런 빙구 같은 표정이 돼도 그 완벽한 아름다움은 어쩔 수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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