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다 배가 고프네~ 집사의 조증을 부른 고양이의 사연

노래가 저절로 나온다 참말로~

식이요법을 시작한 이 후 내내 이런 표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철수 고양이

식이요법을 시작한 이 후 내내 이런 표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철수 고양이. 

습식 만큼은 두 고양이 공히 어떤 브랜드를 갖다줘도

습식 만큼은 두 고양이 공히 어떤 브랜드를 갖다줘도 "왜 쓰레기를 줘" 하는 반응이었던지라 - 심지어 어떤 캔에는 경철 고양이 '이게 뭐야?' 하듯 고양이 특유의 겁 내는 듯한 툭툭 건드려 보는 손 동작을 하기도 할 정도였다.

다른 식이 알러지를 겪는 고양이들과는 아무래도 증상이 좀 다르거나 경미하다는 집사의 자의적인 판단

다른 식이 알러지를 겪는 고양이들과는 아무래도 증상이 좀 다르거나 경미하다는 집사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한 발 양보해 LID(Limited Ingredient Diets : 한정 성분 식이요법)가 명시 된 캔을, 하지만 이 전에는 입에도 대지 않아 좋다고 사면 버리고 또 사면 또 버리고 했던 캔을 계속 먹이는 유산균과 줄어든 간식의 힘을 믿기로 하고 이틀 전부터 주기 시작했다.

처방식보다는 그나마 맛이 나은지 경철 고양이는 줄 때마다 먼저 입을 대긴 한다

처방식보다는 그나마 맛이 나은지 경철 고양이는 줄 때마다 먼저 입을 대긴 하는데 표정을 보니 "못 죽어서 먹어준다" 이상의 해석은 나오지 않는다.

먹는 재미가 사라지니심심하고 기운이 없는 고양이

먹는 재미가 사라지니 얼마나 심심하고 기운이 없는지 닫힌 창 앛에 앉아 마치 무엇인가 보이는 듯 골똘히 내다보다가

쓸쓸한 표정의 고양이

또 쓸쓸한 표정으로 즈들 이상으로 우울에 빠진 집사를 돌아보곤하는 날들이 지나면서 온통 마음은 똥밭을 구르고 있는데

오늘 오후에 갑자기 철수가 경철이 먹다 남긴 거의 빈그릇을 핥다시피 먹기 시작했다. 

이 자리가 철수 고양이가 최애하는 밥자리다[오늘 사진은 아니지만 딱 이 자리가 철수 고양이가 최애하는 밥자리다. 창문을 열어두는 계절에는 특히]

반신반의 하면서 부랴부랴 캔을 준비해 대령하니 캣타워로 성큼 올라가버린다(경철이 제 밥을 뺏아 먹기 시작 하면서 나란히 밥 먹는 걸  싫어한다) "이리 갖고 와~"하는 신호인 걸 알아차리고 올려다 드렸더니 제법 오래, 씹을 것도 없는 습식을 까닥까닥 이빨 부딪는 소리까지 내며 열심히 씹어 드신다. 이 모습을 보니 집사의 입에서 노래가 절로 나온다. 기쁘다 배가 고프네~(구주 오셨네보다 더 기쁘다)

이제 양껏 드셨는지 옆에 있는 캣폴로 자리를 옮겨 (여기도 생전 안 가더니) 만족스럽게 그루밍을 하신다. 

밥 먹고 세수하는 철수 모습을 얼마나 오랜만에 보는지... 그루밍을 하는 것은 저도 나름 먹은 것처럼 먹었다는 뜻이니 감격에 또 감격이다.


집사가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 걸 보니 캔 하나쯤 거뜬히 먹어주셨겠거니? - 캔 하나를 반으로 나눠 반은 냉장고에 그리고 나머지 반을 두 녀석에게 나눠 준 것이다. 그러니까 철수가 먹은 것은 1/4캔, 그나마도 한 입 남기고 (남은 것 입에 디밀어 보니 안 먹는다더라...) 하지만 이게 오데고, 건사료만 안 죽을만치 겨우 먹어주던 아이가 캔을 먹어 줬는데!

그렇게 봐서 그런지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 다니는 모습이 저도 기분이 한결 나아진듯 보인다.

눈도 좀 뜨인 것 같고... 그랴~ 20g 정도 식사를 하셨으니 눈도 뜨이고 산책도 하셔야지 암만! (젠장)

식사 후 입술을 핥는 하얀 고양이 귀여워

그리고 이 하얀 고양이는 오늘도 제 형이 그루밍하는 사이에 집사가 내려다 놓은 형이 남긴 것 싹 긁어먹고 제 것은 오히려 한 입 남기는 특이식성을 자랑 하셨다.

식사 후 낮잠에 빠진 고양이

그리고 두 녀석 모두 낮잠에 빠졌는데 우짜노, 경철이 귀 소독 해야하는데...

고양이 귀 소독이야 약 먹는 것처럼 시간을 꼭 정해서 해야하는 건 아니니 기분 좋게 잠 자고 싶을 때는 잠 자는 게 보약이려니

"하지 마라이~!" 한 쪽 눈을 살짝 뜨고 집사에게 엄중 경고를 날린다. 그래, 귀 소독이야 약 먹는 것처럼 시간을 꼭 정해서 해야하는 건 아니니 기분 좋게 잠 자고 싶을 때는 잠 자는 게 보약이려니~


집사는 현재 세상이 막 밝아보이는 가벼운 조증(躁症)이 의심 되지만 이런 조증이라면 얼마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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