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 네 손가락에 대해 커밍아웃 하여라~

정말로 고양이에게는 손가락이 있는걸까, '어쩌면 털장갑 사이로 감추고 있는 그것이 사람들이 알고 있는 짧고 날카로운 그것이 아니라 사람 손가락처럼 길고 섬세한 것인지도 몰라' 하는 의심이 드는 일이 종종 생기는데

간식 사냥하는 고양이

아침잠이 많은 집사는 아직도 비몽사몽 중인데 밖에서 후다닥투다닥 뭔가 몹시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소리가 들려 일어나 잡은 첫장면이다. 오잉? 그런데 저 아이가 몰고 다니는 저것은 도대체 무엇이랴?

사냥하며 흥분한 고양이

집사의 유도 없이 혼자 저렇게 신명나게 뛰어다니는 일은 매우 드물기 때문에 아이가 몰고 다니는 것이 무엇인지 미처 확인할 겨를도 없이 집사는 신명나게 장면을 카메라에 담는다 - 사냥감이 몰리다 스크래처 아래로 숨어드니 얼마나 힘이 좋은지 고양에게는 꽤 버겁지 싶은 저 물건까지 번쩍 들어올려 "이 노옴~~!" 그런데 저걸 들어올리면 된다는 생각은 어떻게 한 것일까 @@?(집사보다 머리가 좋은듯)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고양이

어렵사리 다시 찾아낸 사냥감을 싸고 돌며 툭툭 놀리다가

사냥하는 고양이 눈빛

또 다시 저 멀리 달아나니, 저 고양이 눈빛 좀 보소 - 사냥감이 시근이 좀 있으면 저 눈빛 보고는 오금이 저려 '나 죽었소'하고 가만히 엎드려 있겠구만 우리 철수가 아주 엄청 엉기는 놈을 만난 것이야

완전히 제압한 사냥감을 성취감이 넘치는 표정으로 물어뜯는 고양이

드디어 두 손으로 완전히 제압한 사냥감을 성취감이 넘치는 표정으로 앙!

엉덩이를 미처 내려놓은 새도 없이 사냥한 것을 공략하는 고양이

엉덩이를 미처 내려놓은 새도 없이 사냥한 것을 공략하는 모양새가 이번 사냥에 대한 흥분도나 만족감이 꽤나 높은 듯 보이는데

캣스틱을 가지고 노는 고양이

가까이 보니 캣스틱이다 - 뭐지? 난 저런 것 사 준 적이 없는데? (캣스틱은 전분 함유량이 높고 전체적인 성분을 믿을 수 없어 식이 알러지 때문에 툭하면 구토를 일 삼는 철수 때문에 절대로 사지 않는다)

고양이, 장난감을 다시 놓아 준 걸 보니 아직 더 갖고 놀고 싶다는 신호

하지만 다시 놓아 준 걸 보니 아직 더 갖고 놀고 싶다는 신호이기도하고 진짜로 먹을 것 같지는 않아 보여 잠시 더 갖고 놀게 놔두기로 한다

제 형이 어침 댓바람부터 미친듯이 뛰어다니니 대체 무얼 갖고 저러는지 궁금해진 경철 고양이도 스윽 다가간다

이렇게 제 형이 어침 댓바람부터 미친듯이 뛰어다니니 대체 무얼 갖고 저러는지 궁금해진 경철 고양이도 스윽 다가간다

하악질 하는 고양이

"하앍!"

경철 고양이가 다가오니 그 기척에 철수 고양이는그저 쳐다봤을 뿐인데 대놓고 하악질이 작렬한다. 철수나 집사나 "왜 저래?" 어안이 벙벙. 나중에 생각해보니 아마 도둑놈이 제 발 저린 심리가 아니었을까 싶다. 즉 제 형이가 갖고 노는 것을 어찌 인터셉트 해보려는 속마음으로 다가갔다가 무심한 눈길 한 번에 "들켰다"고 생각한 것일 수도 있는

점프하는 고양이

사냥감의 정체를 알아차린 집사, 캣스틱을 하나 더 꺼내 휙 공중으로 던져주니 순식간에 발레리노가 된다

이것이 철수 고양이가 캣스틱을 쟁취하신 진짜 기술 되시겠다

이것이 철수 고양이가 캣스틱을 쟁취하신 진짜 기술 되시겠다. 이 캣스틱으로 말하자면 아이들 습사료 샀을 때 따라온 사은품인데 바깥 아이들 주려고 장바구니에 넣어 뒀던 걸 간수가 허술했던 틈을 타 이렇게 꺼내서 이빨로 구멍 뽕뽕, 

고양이에게 틀림없이 손가락이 있어보이는 장면

그러다 잘 안 나오면 한 손에 들고 냅다 흔들어 보기도 하고 - 엄마야, 이것은 고양이에게 틀림없이 손가락이 있어보이는 장면 아닌가?(지금은 집사가 하나 더 꺼내 던져 주느라 봉지가 찢어져 있지만 저 위의 시작은 뿌직뽀직 대놓고 던지고 흔들고 하여 혼자 힘으로 쟁취한 것)

간식을 가지고 놀고 있는 고양이

그러다 봉지가 툭 떨어지니 "얍! 어디 가?"

제 손가락을 과시하듯 한 손으로 사냥감을 꽉 거머쥐고 냠~ 하는 고양이

그리고 제 손가락을 과시하듯 한 손으로 사냥감을 꽉 거머쥐고 냠~ 이 번에는 진짜로 먹을 것 같은 좋지 않는 예감, 안 된다!

우리집 대장 고양이는 명백히 철수인데 먹는 것에서 만큼은 경철 고양이가 절대적인 우선권을 갖고 있다

오래 먹어 이제 슬슬 관심 없어하는 닭가슴살을 던져주니 우리집 식신 고양이가 득달같이 달려왔다. 한 조각을 던졌으니 철수 고양이는 당연히 양보한다.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우리집 대장 고양이는 명백히 철수인데 먹는 것에서 만큼은 경철 고양이가 절대적인 우선권을 갖고 있다)

열심히 사냥한 고양이를 빈 입으로 마무리 하게 하면 안 된다

아침 내내 열심히 사냥한 고양이를 빈 입으로 마무리 하게 하면 안 된다, 안 그러면 죽 쒀서 경철 고양이만 먹이고 정작 사냥한 놈은 성취감 제로, 좌절감을 겪게 될 테니. 그래서 다시 두어 조각 나란히 놓아주니 그제서야 철수 고양이도 냠~


그나저나  철수야, 이제 이쯤 오면 네 손가락에 대해 커밍아웃 할 때도 되지 않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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