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필드가 돌아서면 마네키네코

아침마다 밥을 먹고 나면 두 녀석 모두 청소하는 집사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이렇게 턱 밑에 받치고 앉아있다시피 하는 것이 일상이다

집사를 바라보는 고양이 형제

서로에게는 무심하지만 나란히 앉아있는 이유는 오로지 '집사'라는 공통의 관심사가 있기 때문이다

마주 보는 고양이 형제

그러다 문득 눈이 마주치고 "어, 너 거기 있었어?" 서로의 존재를 깨닫는다

동생에게로 가는 형 고양이

경철 고양이는순진하다고 할까 맹하다고 할까, 상대에게 별 관심을 주지 않는 아이라 이내 제 본래 관심사였던 집사의 움직임에 다시 집중하지만 철수 고양이는 다르다, 일어서서 경철 고양이에게 다가간다

동생을 덮치는 형 고양이

집사가 염려하던 바로 그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고양이는 발톱을 감추는 재주가 있어 걷는 소리야 원체 1도 나지 않지만 들리지 않는 데다가 무심함까지 장착한 경철이는 매 번 그야말로 "졸지에" 공격을 당하고 만다 - 철수 고양이가 이런 가필드 짓을 하는 이유는 집사의 관심이 경철에게로 나눠지는 것이 싫기 때문인 듯하다

나란히 앉은 고양이 형제

청소가 끝나고 집사가 자리에 앉으니 역시나 두 녀석 나란히 집사 바리기를 하고 앉았다

하얀 고양이와 로봇버그

오랜만에 오래 갖고 놀지 않았던 로봇버그를 보내준다

원체 오랜만에 보는 물건이라 그런지 경철 고양이가 손을 살짝 들어올리며 관심을 보이자

원체 오랜만에 보는 물건이라 그런지 경철 고양이가 손을 살짝 들어올리며 관심을 보이자

경철 고양이, 약간 신경이 쓰이는듯 철수를 일별한다

철수 고양이도 고양이인지라 꼬물꼬물 기어가는 작은 물건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 수 없는 것일까 - 경철 고양이, 약간 신경이 쓰이는듯 철수를 일별한다

철수 고양이 이번에는 장난감이 아니라 경철고양이를 주시하기 시작한다

특유의 무심함을 발휘하여 다시 장난감에 시선을 주니 철수 고양이 이번에는 장난감이 아니라 경철고양이를 주시하기 시작한다. 집사에게는 이미 쎄에~한 느낌이 온다

동생을 때리는 고양이

"에잇, 받아랏!"

아니나 다를까 경철이 로봇버그를 잡아보려 동굴에서 손을 내밀자 마자 철수 고양이의 솜방망이가 '내려치기' 기술을 시전하신다

집사가 경철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싫은 것이다, 가필드에 필적하는 심술이다

졸지에 뒤통수에 공격을 받은 경철 고양이 정말이지 깜짝 놀라고 서러운 표정으로 뒷걸음질, 철수는 여전히 팔을 흔들며 경철이를 위협하고 있다 - 철수의 진심을 로봇버그와 놀고 싶은 것이 아니라 역시 집사가 경철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싫은 것이다, 가필드에 필적하는 심술이다

마징가 귀를 한 고양이

"철수야, 동생 때리지 말라고 했지?!"

돌아보는 철수 표정 봐라, 집사가 그런 짓 하며 싫어한다는 걸 의식치 않고 있었던 것이 절대 아니었던 것이 드러난다. 이럴 때 아이를 혼 내고 그냥 내버려 두면 안 된다

끈을 가지고 놀고 있는 고양이

어떻게든 소외 된 느낌에다 혼까지 나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줘야만 하니 급한대로 바닥에 뒹굴던 지끈 쪼가리를 흔들어 주니 한 손에 받아들고 "뭐, 이런 걸 갖고 놀으라고?" 하듯 한참을 들여다 보길래

그러면 그렇지 고양이 삼신이 별 수 있겠나

"시시하면 놀지 말구라"며 지끈을 다시 뺏는 시늉을 하니 입을 딱딱 벌려가며 달아나는 지끈을 낚아챈다 - 그러면 그렇지 고양이 삼신이 별 수 있겠나

지끈을 들여다보는 고양이

"야, 너 별 것 아닌 주제에 왜 깔짝깔짝 약 올려?"

"그랴? 그람 다시 치우지 뭐"

어라? 가필드가 순식간에 살아있는 마네키 네코로 변신한다

다시 휙! 제 손을 떠나 허공으로 날아오르는 지끈을 향해 아쉬운듯 손을 들어올리니 어라? 가필드가 순식간에 살아있는 마네키 네코로 변신한다

알다가도 모를 것이 고양이 심보

알다가도 모를 것이 고양이 심보인지, 달랑 지끈 하나에 이렇게 정신없이 휘둘리면서 경철에게는 왜 그렇게 지능적으로 심술을 부리는지

이제는 장년에 들어선 고양이라 두 발 서기로 지끈 쫓기를 몇 번 되풀이 하더니 체력이 달리는지 이제는 앉아서 팔만 내내 휘저어 댄다

이제는 장년에 들어선 고양이라 두 발 서기로 지끈 쫓기를 몇 번 되풀이 하더니 체력이 달리는지 이제는 앉아서 팔만 내내 휘저어 댄다

졸음이 오는 고양이

그러다 문득 지끈을 놓쳤는데 이번에도 눈빛이 심상치 않다 - 어느 사이에 초점이 나가기 시작한 것이 눈에 띈다

지끈 갖고 노는 고양이

그래도 포식자의 자세는 잃기가 싫은지 빠져 나가려는 지끈을 두 손으로 기어이 부여잡고

대부분의 고양이가 그렇겠지만 우리집 철수 고양이는 이렇게 최고 심술 고양이 가필드와 최고 행운의 고양이 마네키 네코의 모습을 한 몸에 가지고 있다

스르르 잠에 빠진다. 제 아무리 가필드 심술을 갖고 있어도 고양이는 고양이일 수 밖에 없는 모양이다 - 대부분의 고양이가 그렇겠지만 우리집 철수 고양이는 이렇게 세상 최고 심술 고양이 가필드와 세상 최고 행운의 고양이 마네키 네코의 모습을 한 몸에 가지고 있다. 유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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