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를 갑자기 독립 시키면 그 사람이 뭘 하겠어요?

"그 사람이 갑자기 독립해서 뭘 하겠어요?"라고 방금 jtbc 사건반장에서 B 변호사가 말 했다.


배울 만큼 배웠고 30대라 젊디 젊어 힘이 넘치는데 원룸 보증금 쥐어주고 갑자기 독립시키면 그 사람이 뭘 해서 살아가겠느냐는 것이다. 진짜? 진짜로 대한민국에 이 정도 조건의 젊은이가 할 일이 그렇게나 없는거야? 생각하는 순간 옆에 있던 경찰 출신의 K씨가 말 한다 "아니, 할 일이 왜 없어요? 젊은이들 할 일 많아요!" 속이 시원하다

일자리가 없다

나는 일자리 상황이 현실적으로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진짜로 전혀 모른다. 다만 일손이 모자라 아우성이 터지는 구역도 많다는 것이다


짧게 말하면 일자리에 대한 고정관념과 높은 기대치, 즉 고학력자들이 너무 많아 그런 사람들은 "이런 일"을 해야만 한다는 고정관념, 그래서 어느 구역에는 사람이 넘쳐나고 어느 구역에는 많이 배운 사람들이 가는 곳이 아니라고 정해져 버려 그런 곳은 빌고 또 빌어도 일손이 모자라고 실업률은 높아만 가고 그런 것 아닐까, 나는 내내 그리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고졸자보다 대졸자 비율이 더 높다 (내 짐작으로는 세계 최고 고학력 국가이지 싶다) 2015년 통계이므로 3년 사이에 당연히 그 비율은 더 높아졌을 것인데 이 많은 고학력자들이 대졸자들이 극히 드물던 시대에 가졌던 직업에 대한 고정관념을 그대로 갖고 있어서 일자리가 모자라는 것 아닐까, 뉴스에서 일자리, 일자리 할 때마다 이런 질문을 되풀이 한다

우리나라는 고졸자보다 대졸자 비율이 더 높다

외국물 좀 먹은 시절의 경험을 이야기 하자면, 그 곳에는 대졸자 비율이 우리보다 현저히 낮음에도 불구하고 대졸자가 페인트 공장에도 다니고 바텐더로도 일 하고 작은 가게 점원으로도 일하는 등 학력과 직업에 대한 확고한 줄긋기 같은 개념이 없었다. 학위 있는 사람이 왜 저런 일을 할까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알게 모르게 다르게 대하는 사람도 없었다. 외국인인 내가 그 사회를 어찌 속속들이 알겠는가만은 (물론 그 쪽에도 사람에 따라 Snob한 계층은 분명히 있다)


그러니까 일자리는 그냥 모자라는 것이 아니고 내 입에 맞는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아닐까, 방구석에 들어앉아서 그런 생각을 해본다


내 조카 중 하나는 명문대는 아니어도 멀쩡한 메이저급 대학 졸업했고 태권도 5단이라는 기술까지 있다. 그런데 일자리 찾다찾다 안 되니 기대치를 대폭 낮춰 공단으로 들어가 카메라 렌즈 검사하는 일을 하고 있다 - 역시 내 조카다, 이 아이가 그 곳으로 간다는 결정을 했을 때 나는 현실로 박수를 쳤다


그리고 또 한 조카는 외국 대졸자인데 돌아와 일자리 찾는 동안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러면서 결국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찾았지만 그 세월이 2년 넘어 걸렸다

학력과 직업은 절대적인 관계를 갖지는 않는다

이런 예만 봐도 학력과 직업은 절대적인 관계를 갖지는 않는다 것이 내 생각이다. 물론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은 많겠지만.


또 쪽글에 횡설수설인 것은 B변호사의 "30대가 갑자기 독립해서 뭘 하겠어요?" 멘트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난민들, 외국인들이 들어와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뺏는다고 그런 황당한 주장을 하는 일부 국적 차별주의자들이 - 이런 사람들 외국인이라면 무조건 싫은 것 아니다. 국적 따라 엄청나게 태도가 달라진다. 본인들은 알랑가 몰라 - 떠오른 때문이다. 난민, 외국인들 중 대졸자가 적지 않지만 한국의 대졸자가 원하는 그런 직장에 취직하는 사람 거의 하나도 없다는 걸 모르지도 않을 것이면서.


아무튼 변호사가 잘 못 내뱉은 한 마디가 나를 쪽글로 이끌었다 --;; 그러면서 겁은 많아서 돌 맞을까봐 태그도 키워드도 피할 만큼 피해가는 나름의 요령까지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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