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니, 나도 스크래처 짜 주세요~

철수 고양이는 눈을 뜨고 있건 감고 있건 밥 먹고 싸는 시간 빼고는 거의 내내 이렇게 스크래처 위에 액체괴물처럼 철썩 들러붙어 있다

철수 고양이는 눈을 뜨고 있건 감고 있건 밥 먹고 싸는 시간 빼고는 거의 내내 이렇게 스크래처 위에 액체괴물처럼 철썩 들러붙어 있다

청소를 하는 동안은 에어컨이 돌지 않아 아직은 폭염이 가시지 않았기 때문에 아침 맨바닥이 훨씬 시원하지 싶은데도 이것이 철수의 변함없는 기본 자세다

고양이 스크래처 전쟁 - 기다리는 하얀 고양이

늘 선수를 빼앗기는 경철 고양이, 가만히 엎드려 제 형을 부러운 듯 보고 있다가 도저히 안 되겠던지

고양이 스크래처 1

슬그머니 제 형 꼬리 쪽으로 다가가 "으이요 엉아, 나도 거어 함 앉아 보자. 니는 마이 있었다 아이가~"

고양이 스크래처 만들기

"쓰읍~ 이기이 머라카노?!"

"아니, 암 말 안 했다" 외면

하얀 고양이 스크래처

아닌 게 아니라 경철이도 이렇게 스크래처를 차지하고 앉아 제 형이  협박 하듯 다가와도 떡 버티고 앉아서

"비켜라!"

"안 해!"

하얀 고양이 스크래처 만들기

하얗고 뚱뚱한 고양이가 뱃살을 떡 붙이고 앉아 눈을 맞추고도 어쩐 일인지 개무시를 하니 이리저리 어슬렁거리던 철수 고양이 민망해진 건지 같잖다는 건지 기지개를 쭈욱 펴며 후퇴를 하게 만드는 배짱을 부리기도 했었다. 

"훗! 내가 니한테 맨날 질 줄 알았나?" - 요 며칠은 아닌 게 아니라 철수가 스크래처를 도무지 떠나지 않으니 저렇게라도 차지할 기회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이 녀석들이 이러기 때문에 빨리 완성을 보고 또 다른 하나를 시작해야 하는데 철수가 저렇게 들러붙어 있으니 하루에 한 줄도 진도가 안 나간다. 이제 열 줄 정도만 더 짜면 목표했던 70cm로 완성을 볼 수 있는데 말이다

설마 경철 고양이가 제 형이 좋아 저 옆에 갔을 리는 없고

그렇게 하루가 간 저녁 시간, 설거지를 하고 돌아오니 엄마야, 이런 그림이 뙇! 이야말로 집사가 꿈에 그리는 장면이 아닌가! 설마 경철 고양이가 제 형이 좋아 저 옆에 갔을 리는 없고 저도 스크래처 차지하고픈 마음을 도무지 억제할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언제부터 이러고 있었는지 집사가 카메라를 들기 전까지 두 녀석 모두 턱을 바닥에 처억~ 붙이고 액체괴물 놀이를 하고 있더니

두 고양이 형제의 다정한 휴식

집사가 두 고양이 형제의 다정한 휴식을 방해하고 만 셈이냐... ㅜ.ㅜ 둘의 눈이 딱 마주치고

반갑게 인사하는 형 고양이

철수가 그제서야 제 동생을 의식한듯 역시 아르르~ 하며 반갑다는 듯 수염을 온통 뻗치고

경철 고양이는 형이 좋아 곁에 앉은 게 아닌 게 확실한듯 철수의 태도가 부담스럽다

가까이 다가가니 경철 고양이는 형이 좋아 곁에 앉은 게 아닌 게 확실한듯 철수의 태도가 영 부담스러운 모양이다

자리를 피하는 하얀 고양이

벌떡 일어서 자리를 피하는 하얀 꼬랑지와 "쩝, 저 시키 또 간다..."

동생 고양이가 가는 걸 지켜보는 형 고양이

"진짜로 가나?" 하지만 야속한 동생은 돌아도 안 본다. 이렇게도 제 형이 싫은 경철 고양이가 오죽 저 위에 앉아보고 싶었으면... 

실망한 고양이 표정

실망 철수 - 이넘 저 넘 다 딱하지...

집사를 올려다 보는 하얀 고양이

경철 고양이 "엄니, 나도 스크래처 짜 주세요~" 하듯 올려다 본다. 이 꼴을 보니 둘이 사이가 좋으니 나쁘네 속 끓이지 말고 빨리 다른 스크래처를 하나 짜 주거라 집사야~란 말이 절로 나오는데 그러자니 진행 중인 저것이 먼저 끝이 나야... 


앗! 아니다. 저거 저래 놓고 다른 것 시작하면 된다. 고양이와 살면서도 아직 그런 융통성도 못 배웠던 것이냐 집사? 고양이에게는 손바닥 만한 것이라도 시작이 곧 완성이고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즐길 줄 아는 아이들인데 왜 사람은 저것이 끝이 나야 다른 것을 시작할 수 있다는 갑갑함에 갇혀 살고 있을까나... 저건 철수가 비킬 때까지 저대로 두고 지금 당장 경철 고양이 것 시작 하구라~

철수 고양이가 그 동안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먼저 만들어준 스크래처 위에 엎드려 있다

오늘은 철수 고양이가 집사 마음을 읽었을까 그 동안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먼저 만들어준 스크래처 위에 엎드려 있다... 아이고 그래, 네가 웬걸! 두 컷 찍자 마자 벌떡 일어서서 원래 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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