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새 기분 좋아지기에 관한 조언은 많고도 많다 - 사실 엇저녁에 사람 때문에 언짢은 일이 있었다. 그리 중요하지도 내 마음에 뚜렷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도 않은 사람과의 일이라 오래 마음에 두고 싶지 않지만 어쩐지 전체적으로 일상이 다운 되는 그런 상태... 모두들 아시지 싶으다 - 미소를 지어라, 긍정적인 부분의 양을 키워라(품질과 관계 없이) 등 오만 조언이 많지만
기분이란 것이 인간관계 때문에 한 번 함몰 되면 어지간한 좋은 일 정도로는 회복이 쉽지가 않고, 오늘도 꽤, 무쟈게 좋은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미소는 젠장! 내 진심은 한 개도 안 웃고 싶은데 스스로를 속이라는 말이냐, 그런다고 스스로에게 속냐? 투덜투덜... ,
그런데 방금 뜻밖에도 낄낄 웃었다. itbc 정치부 회의 중인데 싱가포르에 2000명 이상의 취재진이 몰릴 거라고, 저도 희망의 끈을 놓을 수가 없구요~라며 신혜원 반장이 지나가는 듯 말 하고는 의도적으로 다른 멘트로 끝을 맺었는데 복부장이 잊지 않고 "희망의 끈을 놓아요~"하고 첫마디를 받아서 낄낄 웃었다, 왜냐하면 신반장이 싱가포르 회담 얘기가 나온 첫날부터 가고 싶다는 뜻을 강력히 어필 했고 복부장은 또 강력히 노! 했기 때문에 - 웃는 건 이렇게 저절로 웃어져야 웃는 거지, 안 그래?
그런데 나는 요즘 이상한 환상 또는 망상? 이걸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위에 언급한 사람에게서 거의 일방적으로 "내가 재수 없어서 잠이 안 온다"는 맥락의 고백을 받은 직 후 거의 자동적으로 든 생각 "니 지롤 해봐야 내 대통령은 문재인이야!"며 어느 한 부분 어쩐지 부자가 된, 거대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듯한, 이실직고 하면 허황된 기분? 나 혼자 클로즈 투 힘? - 나도 상대방도 전혀 정치적인 사람이 아니고 그런 일로 언짢았던 것도 아닌데 뜬금없이 말이다 - 솔직해지면 나름 죽자고 위로를, 내 편을 찾고 싶은 몸부림인지도 모른다
그리고는 또 '맞아, 좀 있으면 북미회담도 하잖아, 나는 트럼프가 취소한다고 했을 때도 지롤 하시네~ 했지 진짜로 어그러질 거라고는 전혀 믿지 않았을 정도로 희망적이었고,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빠른 속도로 또 다시 진행되는 회담 논의 등, 내 사생활 이 외의 것은 흥미진진, 유머러스, 긍정적이기 짝이 없는데 너 같은 사람 내가 싫거나 말거나, 하는 이런 회피 심리...?
아젯밤에는 내가 설거지 하는 동안 철수가 우웨에 웨에~ 하면서 미친 듯이 뛰어 다니길래 '저 시키 또 밤 지롤이 났구나'고 예사로 생각했는데, 그리고 똥 냄새가 솔솔 풍기길래 '응가 하고 늘 하는 지롤 떠는구나' 했는데 설거지를 마치고 돌아서니 부엌부터 즈들 화장실이 있는 방까지 거의 타원형으로 두 바퀴 똥줄이... 쓰레기통을 뒤져 사람 쓰는 치실을 삼켰던 것인지 마지막 자리에 엄지 손톱만한 똥과 제법 긴 실이 딸려나와 있었다.
그거 빼내려고 온 집안의 반을 똥코스키를 타면 날아다녔던 것이다 - 나는 설거지 하느라 똥꼬스키를 타는 건지는 미처 못 봤는데... 그리고 혹시나 해서 철수 엉덩이를 살폈더니 똥꼬와 가까운 꼬리에 똥이 똥이 피유~~ 고양이들이 삐끗만 하면 집사 가슴이 철렁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 마침 그 때가 언짢은 전화를 끊고 속이 편찮았던 때라 무엇인가가 내 집 문 앞에 당도한 것인가, 그런 무서운 생각까지 들더란 말이지... 지금 이렇게 앞뒤 맥락도 안 맞는 말을 늘어놓는 것 또한 금새 기분 좋아지기 위한 내 무의식이 찾아낸 고육지책이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