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들마다 '내 고양이는 정말로 이상한 버릇이 있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한 두 가지 정도는 있을 것이다. 하루도 빠짐 없이 집사가 가장 깊이 잠 든 시간에 자명종 놀이를 한다거나 기어이 목욕실에 따라 들어와서는 샤워 꼭지에 물이 뿜어져 나오면 오히려 기절 할 듯 놀라서 달아나는 등 사람의 상식으로는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고 기이한 행동을 할 때가 있는데 그 중 가장 흔하면서도 기이한 고양이의 7가지 습관을 소개한다. 이 중에 내 고양이가 하는 행동은 몇 가지나 될까?
1. 고양이의 물 마시는 습관
제발 물 좀 많이 마시라고 깨끗하고 넓은 그릇에 물을 가득 채워주면 고양이는 물 만난 물고기 아니 고양이가 된다. 제 몫으로 준 그릇의 물은 팡팡 튀겨 사방에 흩뿌리거나 손으로 물을 떠서 그 손에 묻은 물을 핥핥 한다. 그리고 정말 물이 마시고 싶을 때는 식탁 위에 있는 입구도 좁은 사람 물컵에 기어이 머리를 쑤셔 넣어 그 물을 마신다
2. 고양이가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
쓸 만한 캣타워를 만들어주려 집사는 온갖 공구와 설명서를 펴놓고 머리를 싸매고 있는데 정작 가장 좋아해야 할 고양이는 캣타워에는 관심도 없고 그것을 담아 온 박스를 가지고 서로 쟁탈전까지 벌이면서 재미있게 논다. 천신만고 캣타워를 완성해 놓아도 꽤 오랜 동안은 시큰둥 낯을 가리면서 어쩌면 박스라고 생긴 것은 무조건, 무엇이 담겨 있었던 것이건 간에 단 한 번도 낯을 가리지 않는지!
3. 고양이의 희한한 은신처
우리의 털뭉치들은 매우 섬세하고 예민해서 자신만의 조용한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자주 있는데 얼마나 창의적인지 여기저기 열어보지 않고 그냥 스윽 집안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는 절대로 찾을 수 없다 - 옷장 안, 책장 위 그리고 냉장고 뒤 정도는 이미 널리 알려진 장소에 불과하고 좀 더 창의적인 고양이는 3cm 정도 넓이의 문 위에서도 문제 없이 낮잠을 즐길 수 있다
4. 고양이가 문을 대하는 태도
사람은 문을 닫으려고 달아 놓았고 고양이는 문을 열려고 달아 놓았다. 고양이는 닫힌 문을 보면 곧장 모욕감이라도 느끼는지 그 문이 지금 당장 열리지 않으면 큰 일이라도 생길 것처럼, 밖에 중대한 볼 일이 있는 것처럼 급박하고 집요하게 그 문에 매달려 바각거리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다. 그리하여 비로소 문이 열리면 그 중대하고 급박한 볼 일을 갑자기 잊어버렸는지 고개만 스윽 바깥으로 내밀어 그 문을 다시 닫지도 열지도 못하게 만든다. 특히 몹시 춥거나 더운 날씨에 발코니 문을 열라고 떼를 쓸 때 집사는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나? 하게 된다
5. 고양이는 집사가 가장 깊이 잠 자는 시간을 안다
때로는 고양이가 한 잠도 이루지 않으면서 집사가 가장 깊이 잠 들 때까지 숨 죽이고 기다리지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다면 매 번 어쩌면 그렇게 정확한 타이밍에 배가 고파지는지 또는 심심해지는지 설명할 수가 없을 정도니까 말이다 - 이 때 집사를 가장 미치게 하는 것은 고양이가 깨우는 그 시각이 아예 일어나기에는 너무 이르고 다시 잠을 청하기에는 너무 늦은 타이밍이라는 것이다
6. 화장실에서의 모순 된 태도
고양이는 집사가 제 눈 앞에서 화장실 문을 닫고 들어가는 것 또한 절대로 용서할 수가 없는 모양이다. 이미 이런 상황에 익숙해지 일부 고양이들은 화장실 문이 빼꼼 열리자마자 휘리릭~ 바람보다 더 빠르고 유연하게 화장실로 진입한다. 그리고는 여기저기 킁킁거리면 돌아다니다 때로는 집사가 사뿐히 즈려밟고 나오시라고 두루마리 휴지를 마치 레드카펫처럼 기술껏 깔아주시기도 하는 등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다가 샤워꼭지에서 물이 쏟아지기 시작하면 마치 귀신이라도 만난듯 놀라 화장실로 진입할 때보다 더 빠르게 밖으로 사라져 버리는 모순
7. 집사의 일 방해하기
이것이야 말로 고양이의 습관 중 최고봉을 찍을 것이다. 사람이 책을 펴거나 컴퓨터를 켜면 고양이들은 이것이 자신을 향한 집사의 사랑고백이라고 이해하는지 반드시 다가와 화답을 한다. 마우스를 껴안거나 키보드 위에 편안하게 자리를 잡고 "집사야, 나도 네가 좋아~" 하듯 움찔움찔 몸을 움직여 자신의 귀여움과 아름다움을 어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