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그루밍을 하다가 혀를 살째기 메롱~ 하고 맹한 표정을 짓는 것은 심신이 가장 편안하고 만족스런 상태일 때 나오는 행동으로 쥐 선물, 발라당과 함께 집사가 받을 수 있는 선물 중 가장 큰 것 중 하나로 꼽힌다
혀를 쑥 내밀은 메롱은 뭔가 개구쟁이 같은 느낌으로 귀엽지만 이렇게 살째기 혀 끝만 내밀은 메롱은 마치 아이가 빨간 꽃잎을 입에 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인데 게다가 경철 고양이처럼 하얀 고양이일 때는 꺄아아~ 하는 탄성이 저절로 나올 만큼 우아하고 청순하고 환상적이다 - 지난 주 경철이 아팠던 소식 다음 상황을 전하기 전에 다음 블로그를 완전히 폐쇄하면서 남았던 기록과 사진들 중 5년 전 이맘 때 쯤에 들어 있었던 장면으로 시작했다
아팠던 바로 다음 날, 그러니까 소식을 전했던 그 날 오전의 마지막 장면으로 침대 아래로 상체를 숨겼다 하체를 숨겼다를 번갈아 해 확실히 아직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다
토요일, 9일 아침이다 - 이야기 전개와 관계없이 사진을 찍힌 순서대로 올리니 저절로 철수 고양이가 등장, 기특하게도 토요일까지 철수는 분위기에 맞춰 적절하게 처신할 줄 아는 명석한 고양이임이 증명 됐다. 왠고하니 평소에 눈 뜨고 있는 시간에는 내내 징징대는 그 버릇을 요 이틀 동안 하지 않았다는 뜻인데 오늘, 일요일 아침부터 여지없이 다시 징징대기 시작했다 --;;
위, 철수 고양이의 장면과 같은 시각의 경철 고양이, 엎드린 채 팔만 뻗어 스크래칭을 하는 게으름의 끝판을 보여 주신다 - 구토는 다행히 더 이상 하지 않았지만 입맛이 회복되지 않았다. 평소의 1/3 정도 밖에 먹지 않는데 사실 워낙 식탐이 많은 아이라 이 정도만 해도 다른 고양이들의 식사량에 비하면 걱정 될 정도는 아니지만 입맛이 떨어져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개운하지는 않다는 뜻일터...
토요일 밤, 아이가 보이지 않길래 찾아보니 이렇게 콕! 처박힌 듯한 모습으로 자고 있다. 오줌을 누고 모래뚜껑을 닫지 않는 행동을 생전 처음으로 해 그것 또한 잠시 멈칫하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10일 일요일 아침, 입맛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잘 들어가지 않던 동굴에 등 돌리고 앉았다가 내가 오니 다시 돌아앉아 얼굴을 보여준다
내가 뭘 하고 왔더라...아무튼 세탁실인가 어디에선가 들어오니 세상 우울하고 나른한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다가,
틀림없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막상 눈 앞에 나타나면 요따구로 "내가 언제?"하는 표정을 짓는다 - 이 아이 또한 걱정인 것은 요즘 들어 식사량이 많이 줄었다는 것이다. 딘체로 싸들고 병원엘 가야하나 고민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모래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잘 가는 용품몰에서 벅시캣이라는, 그 동안 비싸서 한 번도 사지 못했던 모래를 세일 하길래 사 봤더니! 세일 하지 않더라도 앞으로 이걸 써야겠다 싶을만큼 좋으다. 그동안 프레셔스캣과 매직카펫을 넘나들며 사용해 왔는데 늘 문제가 바닥에 들러 붙어 청소하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이건 그런 현상이 1도 없고 부스러짐도 덜 해 신세계를 만난 느낌이다.
아마도 소변이 바닥까지 갈 새 없이 빨리 흡수 된다는 뜻일게다. 먼지도 언급한 두 모래보다 적게 나는 편이다(물론 두 모래도 먼지가 적다는 이유로 계속 써왔었다) - 벅시캣이나 용품몰에서 지원을 받아 쓰는 코멘트가 아니라 모래 고민 하시는 다른 집사들께 도움이 되려나 하고 지나가는 말로 쓰는 것이다
경철 고양이, 즈 엉아가 갖고 노는 장난감에 호기심을 보이는 모습을 보니 회복 단계에 들어간 건 확실한 듯 하다
이것이 집사에게 들러붙는 경철 고양이 특유의 장면이다, 이 짓으로 망친 컷이 수 백은 될 것이다
보이는가 철수 고양이의 속눈썹이??? - 이거이 속눈썹 역할을 하는 털이구나, 할 만한 장면은 꽤 자주 찍혔지만 이렇게 적나라하게 '속눈썹'처럼 보이는 것이 잡히는 일은 극히 드물어 사실 멀찌감치 찍힌 아이를 한껏 당겨 '보이나 속눈썹?' 장면을 만들었다
경철 고양이 이 눈빛 어쩔? - 집사에게 엉겨 붙다가 사진 찍는다고 뒤로 물러나니 요따구 눈빛으로 집사를 야린다 ㅎㅋㅋ
사실 킬킬대고 웃을 상황은 아닌 듯한데 어떻게든지 별 일 있으랴, 하고 스스로에게 위로를 건네고픈 마음으로 너스레를 떨고 싶어진다. 두 녀석 모두 입맛에 변화가 생긴 건 이제 그만 똑 같은 밥이 싫증이 난 것인지 - 몇 년에 한 번씩 이런 현상을 보이는데 그 때마다 입에 맞는 새로운 캔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경험이 있는 집사는 아실 듯 ㅜ.ㅜ 그러나 차라리 캔 바꾸는 수고를 하는 게 낫지, 병원 갈 일 만큼은 아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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