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이름 붙인 것이지만 내 눈에 우리 고양이 형제가 크리스마스 카드처럼 예쁘지 않은 장면이 사실은 없다.
심지어 이 장면은 초점이 흔들렸는데도 굳이 올리는 이유는
언제나처럼 철수는 경철이를 사냥하고 싶어 노려보고 있는 것이고 경철은 언제나처럼 침대 밑 박스 안에 숨어들어 두 녀석이 이렇게 종이 커텐 사이로 마주보고 있는 이 장면이 몸서리나게 귀엽고 또 귀엽기 때문이다.
노이즈가 많거나 말거나
사나운 눈빛이거나 말거나 내게는 매일매일 주어지는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장면들이다.
"엄니는 이제 재밌어요?"
"아니, 재밌는 게 아니고 예뻐서~" 찌그러진 귀까지 어쩌면 이렇게도 완벽한지~ 집사는 오늘도 어김없이 불출산을 등반한다
"햐캬캬~ 저 시키가 뭐가 예쁘다고~ 맨날 똥꼬에 딱지나 달고다니는 더런 넘인데!" 이렇게 호방한 철수 고양이도 내게는 완벽 그 자체다. (그 넘의 똥딱지 때매 집사는 오늘도 침대 커버를 바꿨다 ㅎ;;)
"야, 너 짐 뭐랬어?"
"경철아, 그러지 말고 크리스마슨데 이모야들한테 인사나 함 하구라 잉~"
"안냐세요~"
"아니, 크리스마스 인사는 안냐세요가 아니고 '메리 크리스마스~' 하는거야~"
"메리크리스마스요? 그거 먹는 거에여? 일케 할까여?"
ㅎㅎ 집사 혼자 정했다, 올해 우리 가족이 뿌리는 크리스마스 카드는 이 장면으로!
"난 진짜 그게 뭔지 모르겠어여~"
"동생~ 그게 뭔지 내가 갈차 줄까?"
"일케 캣닢쿠션을 껴안고 뒷발차기 하면서 '메리 크리스마스!' 하고 큰 소리로 외치면 되는것이야"
"알아들었나 동생아~?"
"쩝! 난 그런 거 할 줄 몰러..." 실제로 경철 고양이는 아기 때 딱 한 번 집사 발에 뒷발차기를 한 번 한 이 후로 평생 다시는 하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이 형제는 각각 평생 딱 한 번만 하고 다시는 하지 않는 게 있는데 철수 고양이는 장난감 때문에 하악질을 한 번 한 이 후로 다시는 하지 않았다.
"어이그, 한심한 넘..."
암커나, 이 아이들의 장면이 내게는 매일매일이 크리스마스 선물같다. 건강하기만 하다면 말이다! 올해는 아기 예수의 탄생에 기대어 우리 고양이 형제의 건강을 간절하게 빌어본다.
그리고 이웃 여러분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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