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형제 철수와 경철이

이렇게 다른 고양이 형제

비누바구니 2021. 11. 12. 10:44

정말이지 가면 갈수록 확연한 성격차이를 보이고 (아깽이, 청소년 시절에는 둘 다 지롤묘들이었다) 사이가 점점 더 나빠지는 내 고양이 형제,

한 녀석은 집사가 지끈을 놓기만 하면 (가장 방해를 덜 할 때가 지끈질할 때인데 그나마 어제 포스팅한 것 정도?

2021.11.11 - [고양이 형제 철수와 경철이] - 집사는 말문이 막혀버렸음 ㅍㅎㅎ!)

집사야 뭘 하든, 암튼 아주 열중해서 지끈질을 하지 않으면 즉시 진정한 무릎 고양이의 자세를 유지한다.

같은 시각 다른 한 고양이, 제 형을 보고 있었는지 어쨌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밥 먹을 시간도 아닌데 슬금슬금 식탁으로 걸어가 배를 채운다. (초점은 지끈 숲에 맞아버렸지만 집사의 의도는 아니었음요 ㅜ.ㅜ)

밥을 먹고 나서도 지끈들 사이로 슬며시 엿보이는 상당히 불만스러워 보이는 저 표정과 함께 "이제 저 녀석이 집사를 차지했으니 난 뭘 할까...?" 궁리를 하다가

이렇게 숨숨집 위에서 한참이나 스크래칭을 하다가 그 자리에 눌러앉아 제 형 쪽을 지그시 노려본다.

그러나 어찌하리 고양이 삼신, 몇 초도 지나지 않아 꾸벅꾸벅 졸기 시작 (고양이 눈은 뜨고 있으면 놀랍도록 동그랗고 커다란데 감으면 왜 저렇게 작디작은 단추 구멍이 되는지 볼 때마다 웃음이  푸시식~)

그리고 이제 자려고 티브이만 남겨놓고 불을 끄고 누웠는데 이 무릎 고양이 하는 짓 좀 보소, 티브이 시청이고 나발이고 지가 싫증이 날 때까지 저만 좀 만지고 아는 척하라고 아예 집사 배 위로 올라와 정면으로 눈을 맞추고 앉아버렸다.

아이고 경철이 어떡해~ 하실 분들을 위해 덧붙이면, 철수는 저렇게 잠시 잠들기 전 꾹꾹이 세레모니를 하시고 훌쩍 제 잘 자리를 찾아(주로 해먹) 비켜주시고 나머지 밤 시간에는 이 녀석이 집사를 독차지한다. 이리 돌아누우며 건너와 이팔 베고 저리 돌아 누우면 또 건너와 저 팔 베고... 이 루틴이 무려 11년째 단 하루도 달라지지 않고 있다. 부럽져들? 진짜 내 입장은 노코멘트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