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08. 25
아이고 징해라~ 아침 6시에 일어나 지금껏 사진파일들 뒤지고 앉아 있었다,
지금 오전10시 57분. 지영이네 기억이 새록새록해 얼른 다시 정리해보자는 욕심에 복사해서 편집을 하다보니 사진 꼴이 너무 형편없어 원본은 좀 나으려나, 본문에다 충실하게도 어느 날 몇 시 몇 분이라 적어놨길래 그 기간에 해당하는 파일들을 열어봤는데 세상에나 수 천 장, 해당 날짜에는 아무리 찾아도 없어 그 근처 이날저날 다 찾아봐도... 버렸나? 고민해 봐도 내가 그랬을 것 같지는 않은 것이 도무지 무엇을 찍었는지 알 수 없는 것들조차도 그대로 다 들어있더란 말이지... 원본이 낫긴 무에 낫겠냐만은.
덕분에 다른 몇몇 사진들을 찾았는데! 일단 옮기려던 것부터 옮기고.
얼마 전, 지영이에게 하악질 당하며 처음 만난 아깽이가 이 아이, 지봉. 오른쪽 앞발에 짧은 페디큐어 왼쪽에는 반 양말? 그리고 뒷다리에는 꽤 긴 양말을 신고 있었던.
그 다음에 만난 아이가 지안이, 얼굴에 뭘 달고 나타나서 모두를 불안하게 만들었던, 콧대와 하관 그리고 가슴에 하얀 털을 입은 아이.
<2012년 7월 14일 아침 8시 13분 >
<7월 14일 아침 8시 14분 >
잠시 집 안 아이들을 돌보다 아깽이들 울음소리에 내다 본 시각이 사진에 의하면 14일 8시 39분. 지영이와 아깽이 두 마리, 당연한 그림이다. 그런데... 뭔가가 이상하다, 같은 장면인 것 같은데 묘하게 다르다? 다른 그림 찾기!
아래는 위로부터 10여분 후에 찍힌 것들이다.
이 사진들을 찍을 때까지도 저는 저 위에 장면들도 당연히 아깽이 두 마리, 지봉이와 지안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컴퓨터에 꽂아보고 "으헉! 그럼 아까 사진에 지안이 얼굴은 뭐지?"
나의 딜레마
1. 어느 녀석이 지봉인지 알 수 없음.
2. 확인 된 아깽이만 도합 3 마리, 앞으로 몇 마리가 더 나타날까... 먹어 치우는 양으로 봐서는 닭가슴살 한 마리, 사료주먹밥 4묘 분. 이것은 더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는 뜻?
3. 지영이에게 쫓겨간 그 녀석, 오히려 아깽이들과 더 닮은 모습의 그 녀석,밥은 먹고 다닐까 새끼도 있어 보이던데... -
2017년으로 돌아와서: 마침 여기 지영에게 쫓겨간 녀석이 언급 돼 있구나. 아까 앨범 들쑤시다 찾은 것이 다음에 등장할 사진들로 형편없이 찍혀 게시를 했을까 안 했을까 게시했더라도 어떤 제목으로 언제쯤 했을까, 아무런 기억도 안 난다.
심지어는 이렇게 밤늦은 시간에 지영이 몰래 찾아온 녀석들에게 밥은 줘 보냈는지 어쨌는지도 확실치 않은데 내가 안 줬을 리는 절대로 없다고 믿는다. 어렴풋이 찍힌 나머지 장면이 담벼락 밑으로 다시 내려가 옹기종기 무엇인가를 하는 모습이었으니 내가 아마 조준을 잘못해 고기를 담벼락 아래로 떨어뜨렸던 모양이다, 어렴풋한 기억.
콧대가 어두워 지영이보다 사나워 보였던 이 아이. 제 새끼를 데리고 밥 있는 곳이라고 찾아 왔던 모양.
사진에 적힌 날짜는 2012. 07. 16. 밤 9시 52분.
이 후로 이 두 녀석을 다시는 볼 수 없었던 기억이다. 어미는 몇 번인가 더 봤던가... 혹시 저 아기가 자라서 꽃네가 됐나... 꽃네랑은 입고 있는 옷이 다른데? 오만 스토리가 다 만들어진다. 마음 아픈 것들...
그리고!
이 장면은 틀림없이 언젠가 게시 했을테지만 앨범에서 보이길래 후딱 반가운 마음에 데려왔다. 밉상 고양이 담북이 처음 본 날.
2012년 7월 10일 오전 10시 31분. 건넛집 지붕 위에 앉았다가 창문으로 나를 발견하고 마치 제 엄마를 발견한냥 뚜벅뚜벅 건너온다.
"엄니 밥 주어~" 목소리도 예쁘잖은 눔이 끄아끄아 밥타령을 하고 있다, 나를 딱바로 보면서 말이다. 귀여운 것!
그리고 또다시 마음이 아프다. 자학증인가, 마음은 아파 죽겠는데 자꾸만 보고 싶다, 이 불쌍한 시키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