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길고양이의 가족 관계

똑 같이 생긴 두 고양이가 동시에 담장 위에 나타났다

담벼락 위의 길고양이

담벼락 위의 또 다른 길고양이

도망갈까봐 급하게 찍느라 초점이 흩어져 버렸다. 아래 위 두 사진이 같은 고양이일까 아닐까, 너무 뻔한가... 그럼, 어느 고양이가이 지영이일까?

 

두 귀를 쫑긋하고 아깽이들 목소리만 기다리던 어제 오후(7월10일), 다시 '우워어~' 하는 듣기 싫은 소리가 작렬한다. 이 소리는 익히 아는 고로 틀림없이 침입자가 생겼구나는 생각에 카메라부터 챙겨 들었다. 하난는 저렇게 담장 위에 또아리를 틀고 있고 다른 하나는 이웃집 마당 끝에 이렇게 앉아 얼굴을 맞대고 있다.

아래에서 침입자를 보고 있는 길고양이

내가 창문 여는 소리에 돌아보는 담장 위 조 녀석(두 번째 사진), 무심히 보니 지영인데... 그런데 좀 작다?는 느낌이 듦과 동시에 눈에 띄는 담장 아래 또 다른 고양이, 고것이 바로 지영이였다. 담장 위에 있던 고양이, 나와 눈이 마주치자 잠시 머뭇대더니 한 컷 더 찍을 새도 없이 달아나버렸는데 그 녀석은 또 얼마나 작고 말라 비틀어졌는지... 그냥 같이 머리 맞대고 앉아 먹지... "아가, 이거 그냥 먹어" 했는데도... 가버렸다. ㅜ.ㅜ

침입자가 가니 밥자리로 올라오는 길고양이

침입자가 달아나니 보고 있던 지영이가 훌쩍 뛰어오른다. 둘이 완전히 똑 같이 생겼는데, 심지어 털색까지, 지영이 코가 위로 가면서 점점 밝아진다는 걸 기억해 두지 않았으면 100% 헛갈렸을 외모였는데, 그렇다면 틀림없이 혈육일텐데 지영이란 녀석, 어제 이 후 비가 잠시라도 그치면 저렇게 또아리를 틀고 앉아 혈육으로부터 지 밥자리를 지키기 시작 한 것이 또 못내 아쉽고...

밥자리를 지키고 앉아있는 길고양이

그런데 또, 오늘(11일) 저녁밥 먹을 무렵에 지영이는 밥을 좀 먹었나 다시 내다보니, 어제 그녀석보다는 작은데 모습이 지영이와 똑 같은 놈이 지붕 위에서 알짱거리고 지영이는 저 모습 그대로 앉아 있고... 쫓지 않는 건 야아도 지 새끼? 그러기에는 좀 커 보이는데? 진짜로 야아들 족보파악하기가 미적분보다 훨씬 더 어렵다.  

 

이제 아깽이들 소식이다. 맨날 우는 그 아깽이 목소리가 다시 들리길래 아침에 해동 해놓은 닭가슴살 준비하고 카메라 챙기고 내다 봤더니 오늘은 이웃집 장독대, 창고? 같은 곳에 지봉이와 함께 있다가 닭고기 챙기러 내려오시는 지영이다.

아기 고양이들에게 고기를 물어 나르는 어미 길고양이 1

한 조각은 당연히 물고 내려갈 줄 나도 예상 했지만 세 마리 먹을 양이니 나머지는 적당히 나눠 먹을 줄 알았는데

아기 고양이들에게 고기를 물어 나르는 어미 길고양이

더 작은 두 조각째도 물고 간다... 이 녀석아, 니 먹어~~~!

담벼락 위에서 식빵 굽고 있는 길고양이

그리고는 돌아와서 내 쪽을 향해 요따구로 식빵 굽고 있으니...

아기 고양이들에게 고기를 물어 나르는 어미 길고양이 3

해동한 닭고기는 더 없어서 "제발 이제 너 먹어라" 하며 가다랑어를 던졌더니 또 물고 홀짝 새끼들에게로 가버린다 .

고기는 새끼들 주고 자신은 사료를 먹는 어미 길고양이

그렇게 고기라고 생긴 건 다 물어다 새끼들 주고 지는 돌아와 이렇게 겨우 한 술 뜬다. 사실 비도 오고 해서 사료는 오늘 내주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저렇게 애미는 쫄쫄 굶고 식빵이나 굽고 앉았으니 별 수 없이 그릇 들고 내려가 있던 봉지 위에 얹어 준 사료를 비로소 먹기 시작한 거였다. 그런데 애미가 밥을 먹는 사이에 쪼오기 쪼매난 생물체들이 나타난 게 급포착 됐다.

처음으로 나타난 새끼 길고양이들

쫄랑쫄랑 애미 꽁무니 따라 다니던 지봉이냔, 나 더러 "너 누구얏!"한다. 앗 , 저 가슴팍 하얀 넘도 와따!!!

사람을 신기한 듯 올려다 보는 새끼 고양이들

급하게 이빠이 Zoom in. 길고양이 가족 "햐~, 대그빡 무쟈게 큰 동물이다아~" 하는 듯 보인다. 지안이 얼굴이 정말로 빗물에 씻겼는가 대롱대롱 달려 있던 것도 싹 다 없어지고 저렇게 말끔한 얼굴 맑은 눈동자로 대그빡 큰 짐승을 올려다 본다. 흐미야, 고맙대이~~ 진짜로 고맙대이~~~~ ^_______^ 그래, 이 인간이 오버쟁이에 주책바가지니라~ 그래도 좋기만 하다!!! 내가 맛있는 거 마이 주꾸마, 지금 같이 건강하기만 해라잉~~~

예쁜 길고양이 새끼들

감격에 겨워 저녁에 또 닭 가슴살, 결국 조 쪼매난 두 놈이 닭 한 마리 가슴살과 가다랑어 두 팩을 다 먹어 치웠다 .

하루종일 밥자리를 지키고 있는 엄마 길고양이

그리고 애미는, 겨우 허기만 면하고 다시 영역 지키기 포지션으로! 엉덩이 보이고 앉아 있으면 도둑 지키는 것, .얼굴 보이고 앉아 있으면 밥 달라는 것 나 혼자 이렇게 이해 하기로 했다. 그런데 지영이하고 완전 똑 같이 생기고 크기와 월령이 각각 달라 보이는 이 두 녀석들은 도대체 누군지, 얼마나 더 많은 놈들이 나타날지 참으로 흥미진진 하다. 하지만 몇 눔이 와도 좋으니 제발 빽빽 울어제끼지만 말아라, 우리 모다 쫓겨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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