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늘 데면데면한 편인 우리집 고양이 형제는 겨울이면 언제나 집사 팔에 두 녀석이 한꺼번에 매달려 서로의 체온을 나누는 장면을 자주 연출 하신다
집사 팔을 먼저 차지한 철수가 부러웠던지 경철이 다가와 형에게 그루밍을 선사하는 중이다
철수도 귀여운 동생에 사랑스러운 그루밍을 선물하시고, 집사는 므흣~
그런데 갑자기 "흡!?" 이게 뭔지 잠시 숨을 멈추고 눈까지 내리깔고 생각하는 듯하더니
"허거걱!!!" 숨을 들이 쉬는 순간 뇌수를 강타하는 강렬한 향기
"엄니, 내가 이 냄새를 참아야 하나?"
"피유~ 내사 도저히 못 참겠다!"
"시캬! 발 좀 씻고 다녀라!"
"그루밍이고 나발이고 나는 마 갈란다"
"에퉤퉤! 내가 저 더러운 걸 핥았다니!"
사실 고양이들은 (이 고양이들만 그런지?) 서로 정답게 그루밍 하다가도 상대의 그루밍 받는 자세가 마음에 안 들면 제압작전으로 들어가 상대를 억압한 상태에서 제 입맛에 맞는 그루밍을 선물하려는 시도를 하는데, 어쩌면 제가 어미 노릇을 하겠다는 건지? 아무튼 이날도 순조롭게 그루밍 장면을 연출하다가 경철 고양이가 갑자기 철수 머리에 손을 얹어 제압을 시도 하면서 이 사단이 나고 말았다. 한 편 집사는 한 팔을 고양이 형제에게 맡기고 누운 채로 남은 한 손을 한껏 위로 뻗어 액정을 확인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 - 이 정도만이라도 장면을 잡아낸 집사, 칭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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