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양이 뭐 하는 걸까요?

우리 고양이 형제의 아지트 유행은 시시때때로 바껴서 요 며칠은 경철 고양이 대신 철수 고양이가 티비 아래 오디오 위의 바구니에 앉아있기를 즐기는데

요 며칠은 철수 고양이가 티비 아래 오디오 위의 바구니에 앉아있기를 즐긴다

좀 좁은 듯한 바구니 꼭 낑겨 앉은 모습이 새삼 귀여워 사진을 찍다 보니 뒷쪽의 방문이 빼꼼 열려 있는게 보인다. 시커먼 동굴 같은 느낌이 싫어 그 문을 닫으려 움직였더니 무심한 척 딴청 피우고 있던 철수고양이, 사실은 집사 움직임에 온통 집중하고 있었던 모양인지 슬그머니 일어서 시디들을 밟고 따라 오더니

바구니 위에 올라선 고양이

내가 문을 닫고 돌아서자 - 어머!? 야, 니 머해? 얇다랗기 짝이 없는 지끈 바구니 벽을 밟고 7kg 거구가 올라서 있다 @@;;

내가 짠 바구니

저것이 뚜껑이 있는 바구니가 아니라 보다시피 화분이 들어있는 그냥 지끈바구니일 뿐인데, 하도 기가 막혀 저 녀석이 딛고 선 바구니의 두께가 어느 정도인지 증명하려고 나중에 사진을 따로 찍고 자까지 들이대 재보니 고작 2.5mm, 

도대체 저 고양이 머리 속에는 무엇이 들어있길래 저런 곳에 올라갈 마음이 생길까

도대체 저 고양이 머리 속에는 무엇이 들어있길래 저런 곳에 올라갈 마음이 생긴 것일까, 게다가 무엇인가 목적이 있는듯 한 손을 들고 허우적 대기까지 하니 보는 집사 눈에는 아슬아슬하기 짝이 없다. '젠장, 저 화분 엎어지고 또 한 바탕 청소하게 생겼네!' 각오하고 일단 말리지 않는다 - 그런데 이 고양이 도대체 뭐 하는 걸까요??? 

작두 타는 고양이 6

아아~ 저 문에 걸린 천가방 중 위엣 것에 집사가 한동안 막대 장난감을 꽂아 둔 적이 있었는데, 하지만 그게 언젠데... 아무튼 그 생각이 난 모양이다. 집사 생각에는 암만 허우적거려도 닿지 않으니 저러다 말겠지 기대하고 계속 셔터를 누르는데 고양이 생각은 좀 다른지 이번에는 얼굴을 문고리에 갖다대고 '흠흠' 뭔가를 탐색 하는듯 하더니

작두 타는 고양이 5

안전진단을 했던 모양이구나, 이내 그걸 딛고 선다. 그러니까 한 손은 문고리 위에 두 발은 얇다란 바구니 벽 위에 (더구나 위 장면에는 오른쪽 다리가 바구니조차도 딛지 않고 있다)

작두 타는 고양이 4

그리고 나머지 한 손은 가방을 낚아채 보려 연신 허우적거린다 "여기 있었는데, 이 가방이 아닌가?"

작두 타는 고양이 2

"그럼 저 할망구가 이리로 옮겨 놨나?"

작두 타는 고양이

아기 때부터 문 위에서도 잘 앉아있고 몇 mm 파티션 위에서도 잘 걸어다니는 우리 모노레일 철수 고양이, 잘만 가르치면 작두 타는 고양이 또는 아크로바틱 고양이로 인터넷 스타도 가능 하겠는걸? 

손톱깎이와 대치 중인 고양이

그리고 이 고양이는 뭐 하는 걸까요?

세상 모든 고양이가 그렇듯이 경철 고양이도 손톱만 깎자고 하면 귀찮다고 싫다고 난리가 나는데 오늘은 도망가는 넘 따라가 잡아오기도 귀찮고 아이에게 매 번 스트레스 주는 것도 너무 미안해 아예 손톱깍이를 제 앞에 가져다놓고 올려면 오고 말려면 말아라, 그런데 네 스스로 오기를 바란다, 하고 기다렸더니 저 꼴을 하고 고민에 빠져있다 - 다섯살 무렵부터는 손톱깎자고 끌어안아도 순종하는 편이긴 했지만 오늘은 미리 의논을 한 덕분일까 제 발로 오지는 않았지만 저 자리에서 그대로 끌어안겨 손톱 발톱 다 깎을 때까지 한 번도 뒤채지 않고 얌전히~ 성숙한 고양이의 면모를 보여주셨다 - 역시 소통은 중요한 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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