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으던 아깽이 갑분 아련~

내 하나뿐인 친구네 아깽이에게 숨숨집을 만들어 보낸다는 소리는 오래전부터 했었고 만드는 과정도 우리 집 장남 철수 덕분에 2번쯤 소개했는데 막상 도착한 것은 소개할 틈이 없었으니 이유는 길어서 맨 아래에 설명하기로 하고.

[비닐봉지 하나에 날아다니는 아깽이]

이렇게 미친듯이 날아다니는 아깽이를 정말 오랜만에 봐 낄낄 깔깔 몇 번이나 보면서 웃을 수밖에~ 그러면서 한 편으로는 더 이상 날지 않는 우리 아기들...  나이도 있는데 뭐, 이런 건 핑계 같고 마음이 착잡 ㅎ;;

[창가의 숨숨집 위에 갑분아련해진 아깽이]

이렇게 날던 아깽이가 갑자기 저어~ 멀리서 갑분아련~ 사람들은 왜 고양이가 머얼리 귀만 쫑긋 눈에 띄는 자세로 있으면 마음이 찡해지는 것일까? 사진으로 보건대 드디어 구찌가 숨숨집을 전달받았다. 

[숨숨집에 매달린 벌레에 관심을 보이는 아깽이 구찌]

내 이렇지 싶어서 방향을 표시하는 도구로 고양이 장난감용 벌레를 이용한 것인데 이모 마음을 딱! 알아주는 장면이다 ^^

[숨숨집 안을 탐색하는 구찌]

덩치가 큰 편이긴 하지만 아깽이는 확실히 아깽이이다, 자리가 넉넉하다 못해 남아돌기까지 하는 느낌인데 아무튼 냉큼 들어가 진지하게 탐색하는 모습이 고맙고 귀여워~

[캣닢 쿠션을 처음 본 아깽이 구찌]

아이가 혹시나 낯선 엉아 냄새가 밴 숨숨집을 낯설어 할까 염려돼 소금님께서 선물해주신 캣닢쿠션 중 가장 작은 것을 함께 넣어 보냈는데 그것 또한 꺼내 놓으니

[캣닢쿠션에 뒷발질]

잠시 탐색하시더니 이렇게 뒷발질 팡팡~ 이 어린 것이 벌써 캣닢 맛을, 그것도 단번에 할아버렸다 ㅋㅋ. 깔맞춤 캣닢쿠션, 이거 만드신 소금님 뿌듯? - 그런데 이 녀석 벌써 이렇게나 커? 안고 있는 쿠션의 사이즈를 보니(그중 작은 것이긴 하지만) 거의 우리 집 고양이 형제 사이즈에 육박하는 듯?

[바구니 속 아기 고양이]

그리고 들어가지 않는 듯하여 그동안 장난감 바구니로 쓰던 걸 비워봤더니 이곳 또한 제 엉덩이를 디밀어 쏙 들어가 앉으시더란다. 이제 점점 일반적인 고양이의 모습을 갖춰가는 것이 이 댁 집사님은 보람과 아쉬움을 동시에 느끼겠구나 싶으다. 내 친구의 엄니는 야아를 "주꾸미, 주꾸미" 하신단다 ㅋㅎㅎ. 무려 생물 선생님으로 정년퇴직하신 분인데 할머니는 할머니라 구찌보다는 우리말인 주꾸미가 입에 더 붙는 기분 이해가 마구마구 가용~

[창밖을 내다보는 아기 고양이]

그런데 이 녀석이 아직 숨숨집 위에는 올라가지 않고 있다길래 우리끼리 "괭님 아니랄까 봐 안전이 확인 안 돼 못 올라가나 보다 킬킬"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던 찰나 맨 위의 아련한 사진이 도착,

[집사의 속마음을 읽은 듯 숨숨집 지붕 위에 올라감]

인간들은 "앗, 우리가 하는 말 들켜부렀다!" 가 되어 버렸다 ㅋㅋ - 집사 마음에 드는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구찌 마음에는 드는 것 같아 이모야도 기분이 좋음.

[끌어당긴 '아련구찌']

"할매들 시방 뭐라는겨?" 하듯 이 쪽으로 진지하게 레이저를 쏘고 있는 구찌. 숨숨집은 아랫도리가 좀(대단히) 마음에 안 들게 완성돼 찜찜하기는 하지만 다음번에 더 각지고 멋있게 만드는 걸로! 그런데 이 넘의 택배가 말이다,

[환장할 놈의 배송속도]

 

20일 화요일에 출발시켰는데 사흘째인 23일 아침이 되도록 아직도 군포 터미널! 내 마 성질 나서 확 돌아뿐다!!! 

이 일 때문은 아니지만 하필 그 전 밤에 단 1초도 눈을 못 붙이고 밥을 지새운 참에 9시가 될 때까지 끈기 있게 기다려 드디어 롯데 택배에 전화를 한다 - 이거 무슨 일이냐고. "어제 과천으로 넘어갔는데요?" 한다. 그래서 다시 과천으로 전화를 하니 "기사님이 왜 배달을 안 하고 계시는지 알아보겠다"는 느슨하고 나른한 답변이 돌아온다.

 

나는 내 친구 평소의 성격을 알기에 (늘 좀 느긋하고 욕심이 없고 무심한 편이다) 그 할망구가 생전 처음으로 "기다려져"라고 한 것이 신경이 쓰여 내내 이제나 저제나 했는데 말이다.

 

웃기는 것이 문의전화를 끊자마자 배송 조회를 하니 의왕(과천)으로 넘어간 것으로 뜨고 그 날 저녁에 무사히 받았다는 연락이 왔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화욜에 보낸 택배가 금요일에 도착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드문 일이 발생하고야 말았다. 기다리면 꼭 그래~ 머피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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