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놀이 - 집사가 알아야 할 몇 가지 규칙

고양이의 놀이에도 규칙이 있다고 하면 좀 우스운 주장일까?

하지만 고양이와 놀아주기에도 규칙이 있고 놀이 중에 집사가 하면 좋을 행동과 절대로 하지 않아야 할 행동들이 있는데 학자들의 의견과 개인적인 경험으로 터득한 몇 가지 규칙을 설명하면

[놀이에 열중한 고양이 철수]

1. 언제나 1번으로 당부하는 것은 사람의 손 또는 발로 절대 놀아주지 말아야 한다 - 고양이가 아기일 때는 깨무는 힘도 약하고 움직임 하나하나가 너무나 귀여워 손이 절로 뻗어지는 건 이해가 간다. 하지만 고양이가 사람 신체 일부분을 장난감(사냥감)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 고양이는 자라서도 사람만 보면 "사냥감"이 나타났다고 생각해 공격을 하는 문제가 생기기 십상이다.

 

그렇게 자란 고양이가 가장 흔히 하는 행동으로  사람이 걸어가면 뛰어가서 발꿈치를 깍깍 사냥하는 것이다. (참고할 만한 이전의 글 - 2019.12.23 - [고양이] - 집사를 사냥하는 랙돌 또는 렉돌 고양이 - 왜 안 돼?)

[레이저 포이터를 사냥 중인 아기 고양이 철수]

2. 고양이에게 사냥감을 탐색하고 몰래 덮쳐 사냥에 성공할 기회를 주라 - 집사들은 흔히 고양이가 점프점프 허우적허우적 헛손질을 하며 입을 딱딱 벌려대는 것이 너무나 귀여워 정신없이 장난감을 흔들어 대단히 활동적인 놀이만을 유도하는데 사실 고양이는 충분히 사냥감을 탐색하고 상태를 확인한 다음 살금살금 다가가 덮치는 느린 과정의 놀이를 본능적으로 더 좋아한다. 그러므로 고양이에게 느리게 탐색하고 덮치는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주고 느긋하게 기다리는 것도 놀이의 큰 덕목 중 하나이다. 특히 고양이가 나이를 먹었을 때 이런 방법의 놀이가 좋은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사냥감을 탐색 중인 고양이 경철]

3. 놀이 중에 고양이가 밥을 먹는다면 다 먹을 때까지 잠시 놀이를 멈추어야 한다 - 에잇, 에잇! 왜 놀다가 딴짓이야? 하는 것은 대단히 비신사적인 행동이다. 고양이가 놀다가 느닷없이 밥을 먹을 때는 그만 놀고 싶다는 신호이거나 잠시 쉬겠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고양이들도 "먹는 넘은 건드리지 않는다" 불문율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어 하악질을 하며 싸우다가도 한 녀석이 밥을 먹기 시작하면 공격하던 녀석도 언제 싸웠냐는 듯 공격을 멈춘다. 그러므로 집사도 이 규칙을 철저하게 존중해 주어야만 한다 - 문제는 약을 먹이거나 상처 등을 치료하려 할 때 느닷없이 밥 먹는 척할 때인데 이럴 때도 사실은 방법이 없다. 그냥 기다려 주어야 한다.

[나란히 한 사냥감에 집중한 고양이 형제]

4. 그리고 고양이의 장난감은 놀이 때 외에는 항상 치워두는 것이 좋다 -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이 집안 곳곳에 널브러져 있으면 고양이 눈에는 사냥감의 사체들이 여기저기 자빠져 있는 걸로 보인다고 학자들은 설명한다. 고양이가 유난히 장난감에 빨리 싫증을 낸다면 그것이 늘 방바닥에 널브러져 있기 때문이 아닌지 한 번쯤 짚어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장난감을 치워두어야 할 또 다른 이유는 자칫 사냥에 성공했다고 생각한 고양이가 이것을 뜯어먹어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기다란 실이나 노끈 같은 것을 삼키면 수술로도 제거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를 요한다. 그리고 캣닢 또는 마따 따비장난감같이 향기를 이용하는 것은 밀봉해 보관해야 그 효능이 오래간다

[향기나는 장난감은 밀봉해 보관한다]

5. 장난감의 재료에 주의를 기울인다 - 고양이에게 장난감을 곧 사냥감이기 때문에 이것을 잡으면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고양이 장난감에는 친환경 인증이 된 재료로 만든 것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이만하면 유해물질은 없겠다"정도의 짐작이 되는 장난감들이 있다. 고양이보다 10배 이상 큰 사람들에게도 치명적일 수 있는 환경호르몬 등이 작디작은 고양이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숙고해보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염색이 진하고 털이 잘 빠지는 장난감은 싫어요]
[염색약이 묻어나는 고양이 장난감]

6. 고양이의 성취감을 위해 사냥에 성공하면 간식을 주라? - 이것은 사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성취감을 위해 간식으로 보상을 하라는 전문가와 간식을 주는 방법은 개의 훈련에 사용하는 방법이지 고양이에게 쓴다면 "먹는 것"만 배울 뿐 훈련이 쉽지 않은 고양이에게는 아무런 이득이 없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어느 쪽이 맞는 건지 모르겠다, 요즘은 훈련이 되는 고양이들도 많고 그것을 시도하는 집사들은 더 많으므로. 하지만 어떤 일에 (예컨대 약 먹기, 양치질 하기 등) 대한 보상으로 간식을 주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불쾌한 일을 견딘 후 가장 좋아하는 간식을 주게 되면 스트레스를 날리는 효과도 있고 해야만 하는 그 일에 대해 긍정적이 기억을 심어주는 효과도 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쇼핑백을 갖고 노는 고양이 형제]

7. 종이 또는 비닐로 된 쇼핑백에 고양이들이 즐겨 들어가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고 바로 이런 행동이 더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쇼핑백을 고양이에게 내어주기 전에는 반드시 손잡이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고양이 머리가 자칫 손잡이에 끼이고 고양이가 놀라 날뛰기 시작하면 이 손잡이가 고양이의 목을 죄는 올가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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