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하나 때문에 멜론에 두 달 백원짜리 가입 - Koa Hiatamadl

노래 하나 때문에 멜론에 두 달 백원짜리 가입, 그러니까 한 달에 백원씩 두 달 동안 이용할 수 있고  세 달째 정상 결제 후 일주일이 지난 뒤 해지 할 수 있음 -그런 걸 모르고 가입했나? 아니, 알고 했다 ㅎ;;

 

나는 소리, 특히 음악 듣는 귀가 징글징글하게 예민해서 핸드폰, 컴퓨터, TV 등의 기계로 나오는 음악은 일상적인 소음보다 더 나쁜 소음으로 들려 TV에서도 음악방송은 웬만하면 안 듣고 일부러 피해서 다니는데...다른 사람들도 그럴지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한 음악이 거의 미친듯이 당길 때가 있다. 그리고 그걸 카톡 내 프로필에 걸어놓고 내 프로필을 보는 모든 사람들이 듣게 하고 싶은 대단히 유아적인 욕구를 못이겨 결국 저 두 달짜리 프로모션에 가입 했는데 문제는 내가 매달 얼마짜리에 가입 했는지 기억이 안나 세 번째 달에 얼마를 내야하는지 모른다는 것. 아무튼 찾아보면 나오겠지 어차피 세 달 듣고 끊을 거니까 각설하고.

내 카톡 프로필 음악

이렇게 프로필에 걸어놓고 며칠 동안 귀 밝은 철수고양이에게 미안할 정도로 계속 돌려듣고 있다. 그나마 음질이 찌끔 낫다고 여겨지는 컴터로... 음악이 징그럽고 또 징그러(다들 본인의 직업은 징그러워 하는 속성과 같은 것이다) 하이파이 오디오세트를 철거하고 600장이 넘는 시디들도 며칠에 걸쳐 모두 내다버리고 한 것이 2, 3년 전인데 이제 와서 ㅋㅎㅎ;;

친구와의 카톡 대화

Hubert von Goisern und die Alpinkatzen - Koa Hiatamadl (1992)

Wien 시절 중 꽤 오랜 기간을 함께 보낸 친구에게 카톡을 보냈더니 "넘 웃겨"란 대답이 온 것은 이 노래의 제목이 "양치기 소녀는 내 맘에 안 들어"로 시작해 (꽤 수위가 높다고 할 수 있지만) 산악지방에서 양 치는 일로 단련 돼 몸매가 두둑하지 않은,  앞뒤가 구분이 안 되는 깡마른 여자는 싫다, 나는 투실투실 살 오른 도시 여자가 좋다는 등의 좀은 웃기는 내용으로, 개인적인 해석으로는 양치기 소녀에게 거절 당한 양치기 소년이 민망함에 "너 같은 앞뒤가 똑같은 여자는 어차피 내 취향이 아니야"라며 거들먹거리는 내용으로 들린다.

가사는 전체가 오스트리아 슈타이어마르크트(Steiermark) 지방의 오리지널 사투리로 돼 있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제주도 사투리 정도로 말이 달라서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나 같은 외국인은 그냥 또 하나의 외국어 노래를 듣는 기분이었다. Graz가 주도인데 혹 그 곳에 사는 분은 이 사투리를 알아 들으시려나... 나는 여전히 Hubert가 앞에서 "너는 내가 안 좋아? 난 니가 좋으디! 어쩌고~" 소리 지르는 대목과 마지막에 Zabine가 오홍홍~ 웃으며 "그 남자 진짜로 어쩌고저쩌고"는 알아듣지 못하고 있다. (가사는 표준 독일어로 번역해 이해 했지만)

그리고 이 노래는 개인적으로 "지릴"정도 좋아하는데 전주가 지루할 수 있어서 노래 중간부분부터 업로드 된 것을 가져왔다. 더더 마음을 묘하게 흔드는 곡이 있었는데 제목을 새까맣게 까먹고 암만 검색해도 기억이 안 나서 소개를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

 

내가 이걸 왜 소개하고 왜 짜증나는 음질을 감수 하면서라도 들으며 이런 꼭지를 쓰는지 모르겠지만 계절이 그런가보다, 정도로 스스로를 이해하려고 한다. 암튼 이 "미친 이끌림" 때문에 앞으로 대략 두 달 후에 얼마인지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한 달치를 결제하고 구독(?)을 해지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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