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두 마리와 사람 하나, 일가족 동면 중

우리 세 식구는 동면 중이다. 고양이 형제는 물론 나이가 많아지고 겨울이 되면서 잠 자는 시간이 점점 길어져 특히 경철이는 그야말로  "고양이 동면"이라 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을 침대 위에서 잠으로 보낸다.

고양이 잠 자는 평화로운 모습

팔을 쭉 뻗고 세상 평화롭게 잠을 자는 모습이 아무리 봐도 내 눈에는 할아버지 같지 않다. 저 보드라운 좀털이 뽕주둥이, 무심히 내뻗은 뽀송뽀송 짧은 팔까지 누가(내가)봐도 아기 고양이다 ㅎ;;

잠 자다 설핏 고개를 드는 하얀 고양이

방향을 바꾸어 사진을 찍으니 들리지 않는 아이라 해도 희한하게 공기의 흐름을 알아차려 "이거 뭐지...ㅁ" 하듯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가

팔을 옹송그리고 잠 자는 하얀 고양이

흔하디 흔한 집사의 사진촬영이라는 걸 알아차리고는 이내 다시 잠에 빠지는데 이번에는 고양이답게 팔을 제 몸 쪽으로 말아 넣는다. 이 짓도 귀엽고 예쁘다. 내 눈에는 손톱 만한 동작 하나도 고양이들은 예쁘지 않은 것이 없다.

이마를 찡그리고 자는 고양이

다시 방향을 바꿔 보니 쨍그려 붙인 이마가 깊이 잠 자는 건 아닌 것 같다. 아무래도 집사의 움직임 때문에 공기가 흐르는 방향이 따라 바뀌니 그것이 영 거슬리나 싶다.

몸을 길게 뻗고 자는 고양이

가만히 놔두고 집사도 자리를 잡고 앉은 다음에 완전히 잠에 빠져 널부러진 한 컷. 우리집에서 유일한 뚱보 되시겠다.

집사 다리에 기대어 자는 고양이

철수는 요즘 웬만하면 집사 다리를 베거나 앉아있으면 다리 사이에 들어와 허벅지를 베고 누워있으면 한 쪽 겨드랑이를 차지하는 등 집사에게 딱 붙어서 떨어지지를 않는다. 집사가 자리를 제대로 잡지 않고 어설프게 잠깐 앉았을 때도 위 그림처럼 대놓고 기대어 앉아 잠에 빠진다. 금새 다시 움직일 걸 모르고 이리 편히 잠 자는 모습을 보면 미안해져서 다시 움직이지 못할 때도 많다.

추워서 더 그럴 것이라 생각하고 보일러를 가동해도 겨울은 어쩔 수 없이 고양이가 집사 껌딱지가 되는 계절인 모양이다.

경철 고양이가 오랜만에 잠에서 깼는데 눈을 새파랗게 흘기는 저 표정은 뭐냐...?

잠 덜 자는 철수 고양이가 책상 아래에 뻗어있다가 뒤척이는 넘에게 느닷없이 솜방망이를 휘둘러 깨워놓았기 때문이다. 저 눈빛 봐라 "내 너를 확 조사불랑게!" 하루에 한 번은 반드시 연출 되는 장면인데 때로는 이처럼 짧게 때로는 집사의 개입도 상관없이 길게 이어지기도 하지만 길게 이어지는 예쁜 장면은 (고양이들은 -심각하지 않을 때를 전제로- 싸우는 모습까지 예쁘기 짝이 없다) 다음 기회에... 왜냐하면 집사도 실은 동면 중이다 - 블로그에 끝없이 이어지는 이런저런 에러들이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시일이 지나면서 적지않은 스트레스가 돼 마음이 자꾸만 닫히고 있기 때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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